기타스포츠 럭비 입문 0. 럭비의 역사
- FH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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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안쓸까 하다가 럭비월드컵 개막 기념으로 씁니다. 어차피 럭비월드컵 챙겨보는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그래도....
럭비 입문 시리즈
축구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대의 풋볼에서 축구협회의 설립 및 규칙의 탄생,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에 대한 사실을 어느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럭비 또한 축구와 공통 조상을 갖고 있는 형제와도 같은 스포츠이기 때문에 축구의 역사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럭비 유니언으로 알려진 풋볼 규칙의 역사는 1845년 최초의 서면 규칙 제정, 1893년 블랙히스 클럽의 축구 협회 탈퇴, 1871년 럭비 풋볼 유니언의 창설 등 세 가지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럭비는 본래 단순히 '럭비 풋볼'로 알려져 있었으나 1895년 선수들의 급여를 둘러싼 분열로 인해 '럭비 리그'라는 별도의 규약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럭비 유니언이라는 명칭이 본래의 '럭비 풋볼' 규칙을 구분하는데 사용되었다.
풋볼은 영국에서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왔으며, 1845년 세 명의 소년이 최초의 규칙을 발표하기 전까지 200년 동안 다양한 버전의 풋볼이 영국 전역에서 진행되어 왔다.
1823년, 잉글랜드의 도시 럭비에 위치한 퍼블릭 스쿨인 럭비 스쿨에서 풋볼 경기를 하던 중 재학생인 '윌리엄 웹 엘리스'라는 소년이 공을 품에 안고 질주해 골라인을 돌파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플레이를 토대로 1845년 최초의 풋볼 규칙이 탄생하는데 이것이 이 규칙이 탄생한 럭비 스쿨의 이름을 딴 '럭비 풋볼'이다.
이후 럭비 풋볼을 시작으로 케임브리지 규칙을 포함한 수많은 풋볼 규칙들이 영국에서 탄생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규칙 중 '풋볼'이라는 하나의 표제 아래 통합된 규칙을 제정하기 위해 1853년 10월 26일 런던의 선술집에서 세계 최초의 축구협회(FA)가 결성되었다.
당시 축구협회에 모인 참가자 사이에서 큰 논쟁이 되었던 규칙 두가지가 '공을 들고 달리기'와 '공을 가진 선수를 붙잡고, 저지하고, 정강이를 걷어차는' 이른바 '해킹'이라는 규칙이었는데 다섯 번의 회의 끝에 이 두 규칙을 삭제하자는 결론이 나자 이는 결국 축구와 럭비를 영원히 갈라서게 만들었다.
여섯 번째 회의에서 블랙히스 클럽의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프랜시스 캠벨은 두 규칙의 삭제에 대해 반발하며 축구협회를 탈퇴하였고 다른 럭비 클럽들 또한 이를 따라 축구협회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후 1870년 리치몬드 클럽의 에드윈 애쉬와 블랙히스 클럽의 벤자민 번즈가 '럭비 클럽들의 통합 규칙을 만들기 위해 회의를 하자'는 내용을 타임즈에 기고했고 1871년 런던의 레스토랑에서 21개 클럽 대표들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으며 이 회의의 결과로 럭비 풋볼 유니언(RFU)이 설립되었다.
럭비 풋볼 유니언은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였고 경기에 출전하는 대가로 급여를 받는 것은 규정 위반이었다. 하지만 이는 잉글랜드 남부와 노동자 계급이 많이 살고 있는 북부의 갈등을 일으켰다.
1892년, 요크셔의 브래드퍼드와 리즈에 있는 럭비 클럽이 선수들에게 결근에 대한 보상을 지급한 후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한 혐의가 제기되었다.
1893년에는 요크셔 클럽들이 RFU 위원회에서 남부 클럽들이 과도한 권력을 갖고 있으며 북부 클럽들이 참석하기 어려운 시간에 런던에서 위원회 회의가 열린다고 불평했다.
1893년 8월에는 허더즈필드 클럽이 칼라일에 연고를 둔 커머스데일 호네츠에서 스타플레이어 조지 보크와 존 포사이스를 영입하였는데 갑작스러운 이적에 대해 두 선수는 적절한 통지 없이 직장을 떠났다는 이유로 칼라일 치안 법원에 출석되었다,
허더즈필드는 또한 RFU의 엄격한 규칙에 반하여 선수들에게 클럽 이적에 대한 현금 유인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조사 끝에 장기간 출전 정지를 받게 되었다.
남부와 북부의 갈등이 쌓이고 쌓인 결과 1895년 8월 27일 맨체스터에서 열린 긴급 회의에서 랭커셔의 저명한 클럽들인 브로튼 레인저스, 리, 올덤, 세인트 헬렌스, 위건 등은 북부 연합 결성 제안에 대해 요크셔 동료들을 지지한다고 선언하였고 이틀 후인 8월 29일 22개 클럽의 대표가 허더즈필드의 조지 호텔에서 만나 북부 연합(NU)를 결성해 RFU에서 탈퇴하기로 합의하였고 이것이 훗날 럭비 풋볼 리그(RFL)가 된다.
럭비 리그의 시작 이후 100년이 지나 1995년 8월 26일, 국제 럭비 위원회는 럭비 유니언을 '개방형' 경기로 선언하고 상금이나 혜택에 대한 모든 제한을 철폐하여 아마추어리즘의 종식을 선언했다.
럭비 유니언의 아마추어리즘 고수 정책 때문에 럭비를 하면서 수많은 선수들이 일찌감치 프로화를 진행한 럭비 리그로 전향하였고 럭비 유니언 당국은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후원과 관심이 리그에서 보다 국제적인 경기인 유니언으로 옮겨가길 바랐으나 수십 년 동안 분리되어 경기 양상과 문화가 달라졌기 때문에 럭비 리그에서 엘리트 선수들을 끌어들이는데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유니언과 리그의 차이
1895년 럭비 풋볼이 분리된 이후 유니언과 리그는 운영 주체와 방식만 달랐을 뿐 동일한 규칙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1907년 럭비 리그의 주요 규칙이 수정되면서 두 가지 다른 형태의 럭비가 탄생했다.
럭비 리그의 규칙은 더 빠르고 더 관중 친화적인 스포츠를 만들기 위해 점진적으로 변경되었다.
한 팀에 15명의 선수가 뛰는 유니언과 다르게 13명으로 줄여 공격 플레이를 위한 더 많은 공간이 생겼고 유니언의 주요 플레이 방식인 럭*과 몰**이 플레이 더 볼*** 리스타트로 변경되었다.
* 인플레이 상황에서 지면에 있는 공을 차지하기 위해 선수들이 밀집하여 힘겨루기를 하는 것
** 공을 가진 선수가 상대편 선수들에게 붙잡혔을 때 동료들이 잡힌 선수에게 붙어 같이 몸싸움을 하는 것
*** 태클을 당할 경우 공을 뒤로 굴려 동료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럭비 리그는 유니언에 비해 공 소유권 다툼을 최소화했는데 이는 경기 중단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프로 럭비 유니언의 경우 80분 중 35분이 인플레이 상황이지만 럭비 리그는 50분 동안 인플레이 상황이 지속된다.
유니언에서 공격 팀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공을 소유하고 상대 팀의 목표는 이를 저지하고 공을 빼앗는 것이다.
하지만 리그에서는 공을 소유한 팀은 태클을 6번 당하게 되면 상대에게 공 소유권을 넘겨줘야 한다.
득점에도 차이가 있는데 두 종목 모두 트라이-컨버전 킥, 드롭골,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하는 방식은 같지만 부여되는 점수에 차이가 있다.
유니언에서 트라이는 5점, 리그에서 트라이는 4점의 가치가 있다. 트라이 후 컨버전 킥의 경우 두 종목 모두 2점의 가치가 있다.
드롭 골(공을 소유한 선수가 공을 땅에 한번 튕긴 후 발로 공을 차서 골대에 넣는 것)은 유니언에서 3점, 리그에서 1점의 가치가 있다.
페널티킥은 유니언에서 3점, 리그에서 2점의 가치가 있다. 볼 경합 중 반칙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유니언에서는 리그보다 페널티가 훨씬 더 자주 발생한다.
때문에 럭비 유니언의 경우 총 점수에서 페널티킥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아진다.
이외에도 경기장의 규격, 선수 교체 규정 등 두 종목은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