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스포츠 WWE)가장 완벽했던 데뷔
- Cynic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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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4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RAW.
U.S 챔피언 존 시나가 '오픈 챌린지'를 열고 있었다.
(주: 이 시기 존 시나는 1선급 메인 챔피언에서 한 발 떨어진 2선급 US 챔피언으로서 매주 오픈 챌린지를 열며 신인급 선수들과 기량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던 미들라인 선수들과 맞붙으며 매주 명경기를 양산하고 있었고, 오히려 이전 '나쎄 강점기' 시절보다 훨씬 향상된 경기력과 '메인스토리라인보다 더 메인같은' 느낌으로 반농반진 존 '더 레슬러' 시나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리고 울려퍼지는 누군가의 음악....!
띠용?
당시 만 58세의 WWE 명예의 전당 헌액자이자 양대 메이저 단체(WWE/WCW) 트리플 크라운에 빛나는 '역대 최고의 캐나다인 프로레슬러'
브렛 '더 히트맨' 하트가 등장한 것이다.
??? 나보고 저 영감님이랑 싸우라고?
몹시 당황한 시나
다행히(?) 도전자는 브렛이 아니었고, 브렛옹은 관중들에게 이야기한다.
'난 오늘 이 자리에 위대한 레슬러를 소개하러 나왔지..'
그리고 울려퍼지는 음악!
시나는 브렛옹에게 '님이 말한 위대한 레슬러가 쟤임?' 이라고 물어보고, 브렛은 부인한다.
등장한 인물은 바로
WWE를 대표하는 자버 히스 슬레이터였다. 이 때 히스의 위상은 과장 조금 보태서 링사이드에서 일하는 WWE 직원이 난입해서 히스 얼굴에 죽빵을 날리고 핀을 따서 이겨도 모두가 수긍할만큼 동네북이었으니, 브렛이 설명한 '위대한 레슬러'가 히스냐는 시나의 의문은 타당했던 것.
히스는 관중들의 야유도 아랑곳없이 자신의 신세한탄을 하며 링 위에 오른다
'며칠 전에 랜디 오턴이 나한테 RKO Outta Nowhere를 안겨줬지! 그리고 그 다음엔 루세프가 날 뒤에서 공격했고.... 여러분! 난 이렇게 매번 누군가에게 공격당하는거에 지쳤단 말...!'
히스의 신세한탄 따위 신경쓰지 않고 마이크로 머리를 후려갈겨버리시는 브렛 옹.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본인 말씀을 이어가신다.
(이 때 해설이었던 JBL이 '히스의 타이틀 기회를 엿먹여버렸어! 몬트리올 스크류잡이야! 라고 몬트리올 스크류잡 드립까지 날려준다)
'어쨌건, 난 여기에 Hometown Boy를 소개해주러 나왔다. 바로 여기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그리고 난 기다릴 수 없군, 니가 이 놀라운 도전을 맞닥뜨리는 모습을 말야, NXT의 가장 뜨겁고 유명한 슈퍼스타지, 여러분 모두 새미 제인을 환영합시다!'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와 함께 새미 제인의 테마곡이 울려퍼진다.
바로 직전의 NXT 챔피언이었던 몬트리올 출신의 새미 제인이 메인 로스터에 데뷔하는 순간이었다.
(주: NXT는 트리플H가 WWE의 인사담당 부사장으로써 만든 브랜드로서, 북미, 일본, 유럽, 멕시코 등 세계 곳곳의 인디 프로레슬링 네임드 선수들이나 WWE와 바로 계약한 수련생들이 WWE 방송에 나가기 전 WWE식 경기 스타일과 링 등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 단계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현재 트리플H의 경영자로서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브렛옹과 악수를 나누는 새미
(새미 제인의 RAW 데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NoRyHiAUJnA&t=85s
그리고 벌어지는 시나와 새미의 치열한 경기
새미는 분전했지만 시나의 벽을 넘지는 못한다.
경기가 끝난 후 낙담한 새미를 일으켜 세우는 시나
비록 패배했지만 명경기를 보여준 새미에 대해 존경을 표하며 관객들의 환호를 유도한다.
그리고 기립박수로 새미의 데뷔와 새미가 보여준 훌륭한 경기에 화답하는 관객들.
새미를 링 안에서 온전히 관객들의 환호를 받게 하며 퇴장하는 시나.
고향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를 표하는 새미.
그렇게 '고향'에서, '같은 국적 최고의 업계 레전드'의 소개를 받으며, '회사의 간판'과 데뷔 경기를 치루고, 비록 패배했지만 끝난후 고향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아낸,
WWE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깔끔한 데뷔전이 끝났다.
마무리하며
1) 경기에 졌는데 무슨 완벽한 데뷔냐?
-존 시나의 오픈 챌린지는 전술한 것처럼 신인급 선수들 또는 경기력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들을 띄워주기 위해 진행되었던 것으로, 존 시나가 타이틀을 유지한 상태에서만 열릴 수 있었다. 만약 새미가 다른 상황에서 존 시나와 데뷔전을 치뤘다면 이겼을 수도 있었다.(실제로 이 몇주 후 US 타이틀이 걸리지 않았던 새미 제인의 절친 케빈 오웬스의 메인 데뷔전은 케빈 오웬스가 존 시나를 클린하게 잡아내는 결과로 끝이 났다.) 각본이 존재하는 유사스포츠 프로레슬링에서 경기의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과정인데, 새미는 이 과정에 있어서만큼은 완벽한 데뷔전이라고 볼 수 있었다.
2)그렇다면 이 경기가 끝나고 새미는 승승장구했나?
-안타깝게도 위에 올린 입장 영상 후반부에 새미가 너무 흥분한 채로 팔을 휘두르는 과정에서 어깨가 빠졌고(....) 부상회복 후 NXT에서 본인의 각본을 마무리하며 2016년 정식으로 메인쇼에 승격되었으나 계속 두들겨맞기만 하는 자버로 활용되다 악역 전환 후 위상 상승의 기회를 얻나 싶더니 또 다시 장기부상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