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스포츠 기타스포츠에 쓰는 첫 칼럼! 2019년 포뮬러원 시즌 요약.
- 외로운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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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옆동네에서 간간히 F1 관련글을 쓰다가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다시 제 이야기들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가볍게 시즌 요약부터 시작해볼게요.
야구 칼럼 본다고 생각하시고 마음 편히 보시면 되겠습니다.
올해 포뮬러원에는 총 10개의 팀이 참가했습니다.
위에서부터 레이싱 포인트, 하스, 페라리, 토로-로쏘, 메르세데스, 르노, 윌리엄스, 레드불, 맥라렌, 알파로메오
https://youtu.be/zNTOqY7-St4?t=182
물론 메르세데스 한대가 엔진문제로 리타이어 하고 페라리 두 대가 서로 충돌해서 나가리 되는 등 여럿 운이 따라주긴 했지만, 동영상 단계에서 보다시피 마지막 추격전에서 메르세데스와의 추격전끝에 2위를 따내는 장면은 정말 멋졌습니다. 새벽 4시? 5시? 임에도 불구하고 박수치면서 보다가 한소리 들을뻔 했지만요;;
또 다른 한 팀으로는 맥라렌을 들겠습니다. 지난 시즌, 그놈의 혼다 엔진때문에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고생했던 팀은 결국 계약을 파기하고 르노와 손을 잡기로 결정합니다. 르노나 혼다나 거기서 거기였지만, 워낙 혼다에게 데인게 많아서 그런지 어쩔수 없었죠.
드라이버도 싹다 물갈이 했습니다. 은퇴하는 국왕님 알론소 그리고 유망주에서 퇴물로 전락해버린 반두른을 버리고 카를로스 사인츠와 랜도 노리스로 그 공백을 메꿨습니다. 결과는 성공이었죠. 일단 실력의 측면에서, 작년과 기록을 비교해보자면,
드라이버 실력 및 엔진문제로 포인트를 좀처럼 못따내던 작년과는 달리 훨씬 달라진 모습을 올해 보여줬습니다.
또한 작년 맥라렌에서 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어내며 여럿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저도 넷플릭스로 유입했다가 이번 시즌 맥라렌 듀오 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우린 언제 빛좀 보냐
<좌상>레이싱-포인트의 세르히오 페레즈, <좌하> 르노의 다니엘 리카르도, <우> 하스의 로맹 그로쟝.
올 시즌 죽을 쑨 3팀 되겠습니다.
<하스 팀의 감독, 군터 스타이너, 이탈리아에서 오신분이라 굉장히 걸쭉한 입담을 뽐내십니다>
하스 같은 경우에는 작년의 고춧가루 팀의 기세를 잃어버린 것이 너무 큽니다. 시즌 첫 그랑프리때까지만 해도 '차는' 빨랐습니다. 그렇기에 드라이버만 잘해주면 일사천리인데, 로맹 그로쟝과 케빈 마그누센의 폼이 저 멀리 나락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둘이서 의견 충돌로 하루가 멀다하면 다투기 일쑤였고, 한쪽에서는 '이 차 존나 문제 많음, 이거 이거 개선해야함' 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 차 괜찮은데? 걍 냅 둬~' 이런 식으로 나와서 결국 부품 개발에도 차질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감독인 군터는 인터뷰에서 '우리 팀 두 드라이버가 애새X들 마냥 싸워대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라는 식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죠. 그 결과는?
떡락입니다. 포인트도 못 벌고 리타이어 횟수는 눈에 띄게 증가했지요.
다가오는 시즌엔 확실한 방향을 잡아서 일단 차부터 똑바로 개발했으면 좋겠네요. 부품은 뭐 페라리한테서 사오면 되니까...
르노는 19년 절치부심합니다. 드디어 날아오르나 싶었죠. 최상급 드라이버 다니엘 리카르도를 데려오고 감독이 보란듯이 '두고봐라 메르세데스, 페라리!' 식의 인터뷰를 하면서 다들 기대했죠.
<잘 탄다~>
그런데 이게 웬걸, 문제는 감독이 제일 자신있어 하던 부분에서 터집니다. 엔진이죠. 연습주행 중에 터지고, 고쳤더니 예선전 중에도 터지고, 또 땜빵했더니 본선에서도 펑~당연히 기자들은 몰려들어 질문을 퍼부었고, 그렇게 말한 장본인은 쏙 빠지고 희생양은 두 드라이버에게로 돌아갑니다. 이에 사람들은 자기네들끼리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왜 같은 제조사의 엔진을 쓰는 맥라렌은 멀쩡하게 달리거나 문제가 생겨도 빠르게 피드백 하는데, 우리는 왜 그런지. 결국 이유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못 찾았다고 합니다....제 생각엔 프랑스 특유의 느릿느릿 일처리 때문이 아닐까 조짐스레 짐작해봅니다.
성적은 작년보다 더 하락했고, 좋은 드라이버 앉혀두고 도대체 뭐했냐는 비판을 받은 르노, 달라지지 않은건 감독의 입털기였습니다. 이번에도 '우린 무조건 탑 3안에 들어야. 내 장담하지' 이런 식의 인터뷰를 바로 며칠 전에 했으니 르노 팬들의 속터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레이싱-포인트 같은 경우엔 여기에 속하는 것이 좀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팀이 18시즌에 참가여부가 모호한 상황까지 몰렸거든요. 전 소유주이자 팀의 라이선스 소유주이기도 한 비제이 몰야(Vijay Mallya)가 그동안 스폰서들에게서 횡령한 돈으로 레이싱-포인트 팀의 전신인 포스-인디아 팀을 운영해온 사실이 들키자, FIA는 팀에게 경고장을 날립니다.
'야, 비제이 너는 팀 경영진에서 짐 싸라, 그리고 너네들은 새 주인을 찾던지 말던지 알아서 해. 기한은 18시즌 끝나기 전이야!'
팀은 시즌 말까지 주인을 찾지 못해서 해산위기에 처합니다. 그러던 중 슈퍼맨이 나타납니다.
<좌> 랜스 스트롤, <우> 로렌스 스트롤
"내가 너희 팀을 구해줄께! 대신 우리 아들 위한 자리 하나는 내줘, 돈은 얼마든지 내줄테니."
아들바보이자 캐나다의 재벌인 로렌스 스트롤의 등장이었습니다. 로렌스는 팀의 지분을 사서 라이센스를 유지하게 해주는 대신, 자신의 아들인 랜스 스트롤을 원래 있었던 에스테반 오콘을 내보내고 앉힙니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실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포뮬러원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서로에게 윈윈이니까요. 실력은 비슷한데, 한쪽은 돈이 들어가는 반면 한쪽은 돈을 오히려 더 줍니다. 그럼 당연히 팀 입장에선 후자를 잡을 수 밖에 없죠. 스트롤이 그 케이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암튼, 이렇게 인수작업을 하느라 차량개발도 늦어지고, 연습주행도 제대로 못한 팀에게 성적을 바라는 것은 무리겠죠. 로렌스는 2020년을 맞으며, '레이싱-포인트가 F1에서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라고 자신의 야망을 밝힌 바 있습니다. 어떻게 될지 기대되네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알파로메오 또한 작년과 다름없는 하위권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비인기팀이라 저도 빼먹을 뻔했네요.
이 팀도 토로-로쏘와 마찬가지로 페라리의 2군팀 격이라 여기서 쑥쑥 커가던 샤를 르클레르를 페라리에서 데려갔습니다. 유망주로 보란 듯이 부활해보려고 했는데 팀에 돈은 없고, 선수는 더 큰 곳으로 가고 싶어하니 놓아줄 수 밖에요. 돈 문제는 결국 팀이 알파로메오에 팔리게 되면서 자우버 -> 알파로메오가 되었습니다. 베테랑 키미 라이코넨을 앞세워 시즌 초반엔 기세를 타나 싶었는데, 부품도 제때 업데이트 못하고, 차량 성능은 갈수록 떨어지고, 결국 18년과 같이 19년도 8위로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키미 라이코넨 선수를 좋아해서 응원하려고 했는데, 차도 느리고 팀내에 분위기메이커 같은 인물이 없다 보니까 응원할 맛이 안 나더라구요..
천상계
이곳은 천상계입니다. 왜 천상계라고 불리는 지는 성적이 말해줍니다. 16년 부터 19년까지 톱3 자리는 이 3팀이 다 해먹었습니다. 이유요? 간단합니다. 돈이에요 돈. 모터스포츠계에서는 돈 ----> 성적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습니다. 한해에 들어가는 예산만 해도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7팀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입니다.
잡소리는 치우고, 팀 하나씩 소개해볼까요?
오스트리아의 붉은 황소
<레드불의 간판 드라이버, 막스 베르스타펜.>
아마 한국 영암에서 4년간 포뮬러원이 열렸을때 첫해를 제외하곤 다 우승한 드라이버 세바스티안 베텔이 있었던 팀으로도 유명한 레드불입니다. 베텔이 떠난 후 추락할거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의 뒤퉁수를 가볍게 후리면서 이젠 명실상부한 포뮬러 원의 간판팀으로 거듭났습니다. 아카데미에서부터 2군팀인 토로-로쏘까지 애지중지하며 키워온 괴물신인 막스 베르스타펜을 앞세워, 메르세데스와 페라리간의 아옹다옹 싸움에 지친 팬들을 가끔씩 우승으로나마 달래주고 있습니다. 올해도 2군에서 올린 피에르 가슬리를 터뜨리나 했는데, '꽝' 복권이었고 결국 시즌 중에 드라이버를 교체하는 강수를 둡니다.
태국 출신의 드라이버 알렉산더 알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도박수라며 걱정을 표했지만....
한번 꼬라박은 데다가 성적도 들쭉날쭉한 가슬리와는 다르게 알본은 브라질을 제외하곤 4~6위를 오가는 굉장히 안정적인 폼을 보여줬습니다. 그나마 저 브라질 대회때도 마지막 1바퀴 남기고 2위인 상태에서 3위인 루이스 해밀턴이 뒤에서 들이 받아서...결국 오는 20년 시즌에도 레드불의 자리를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제작년에 걸쳐서 자신의 인성을 마음껏 뽐낸(?) 베르스타펜도 많이 성숙해지면서 (97년생입니다!) 이번 시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경주마
<서킷을 질주하는 세바스티안 베텔>
페라리! 정말 멋진 팀이죠. 강렬함을 나타내는 붉은색을 끼얹은 차가 우렁찬 엔진을 소리내며 달린다고 생각해보세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습니까? 하지만, 여러분들의 환상을 깨자면, 페라리는 천상계 3인방 중 가장 개그팀에 속합니다. 일단 한 쪽이 멀쩡하면 멀쩡했던 한 쪽이 박살이 납니다. 예를 들어, 이번 레이스는 전략을 잘 짰다! 하면 차량에서 무조건 문제가 터집니다. 부품쪽에서 터지건, 아니면 타이어를 갈아끼우는 도중 삐끗한다던지 간에요. 매 그랑프리마다 기상천외한 전략으로 경쟁상대들에겐 큰 웃음을 주고, 이탈리아의 팬들을 뒷목잡게 만드는, 그런 상황이 몇 년에 걸쳐서 일어나왔습니다.
올해는 다르다! 라고 외쳐대던 페라리는 마침내 2019년! 진짜 다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알파로메오에서 불러온 슈퍼루키 샤를 르클레르를 터뜨리는 데에 성공한 겁니다. 그 어렵다는 페라리 차에 적응하고, 여러 대회에서 탑 3안에 드는 기염을 토하더니, 마침내..
<이탈리아 몬차 서킷에서 열린 그랑프리를 우승한 뒤 포효하는 르클레르>
페라리의 고향 이탈리아에서 열린 그랑프리에서 9년만의 그랑프리 우승을 선물합니다! 이렇게 페라리의 잔혹사는 끝나고, 드디어 꽃길을 걷나 싶던 팬들에게 거나한 퉁수가 하나 날아옵니다.
감독 '르끌레르 너는 말조심 좀 해야 돼...그러다가 나중에 클난다'
르클 'ㅈ까셈. 이제 내가 잘하는데 퍼스트도 왜 안주는지 모르겠네'
'그리고 경주에서 기록 내가 더 짧았는데 왜 베텔을 앞으로 내세움? 빨리 앞으로 갈 수 있게 해줘여 징징'
'야 알았다고...쟤한테 가서 말해볼께...'
'야 베텔....니가 좀 양보해주면 안되냐? 너 요즘 성적도 안좋고 계속 꼬라박는데 좀..'
'....'
'이거나 드셈, 왜 시즌초부터 정해진걸 바꾸려 들음?'
결국 둘의 충돌은 남은 그랑프리동안 이어졌고...
결국 브라질에서 자존심 싸움을 벌이던 둘은 충돌, 서로 사이좋게 라타이어 하면서 시즌 말까지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20년 최고의 웃음후보가 되는 날도 머지 않았군요.
그리고 메르세데스
왜 아무런 수식어가 없냐고요? 메르세데스는 메르세데스입니다. 올해 들어 벌써 6번째 우승입니다. 두 명의 세계구급 드라이버와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차와 함께라면 두려울게 없습니다.
저 수많은 금색들을 보세요, 저게 다 메르세데스가 우승한 기록입니다! 정말 악랄하기 그지 없습니다. 예선에서 죽을 쒀서 다른팀들 싱글벙글하게 만들고 전략으로 한판 뒤집기를 성공시킨다던지, 아니면 걍 처음부터 압살하던지..시즌 내내 팀 부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계속 지켜왔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다면 대단하다고 생각했을텐데 몇년째 이러고 있으니 이제는 걍 그러려니 하네요. 내년이요? 또 메르세데스가 우승하겠지요, 뭐. 어차피 우승은 메르세데스....?
칼럼을 마치며
여기로 넘어온 이후로 제 첫 글을 이렇게 마무리 해봅니다.
처음에 기타스포츠 갤러리가 어딘가 계속 두리번 거리다가 30분 정도를 헤맨 기억이 나네요.
앞으로도 더 좋은 글 자주 쓸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포뮬러원의 재미를 많은 사람들이 아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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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넷플릭스 보고 빠졌다가 토로로쏘 팀 구성원들의 스토리가 맘에 들어서 토로로쏘 이제 알파타우리로 팀 명이 바뀐다던데 그 팀의 팬이 될려고요
칼럼 잘 읽었어요 !!
내년에는 맥라렌 더 잘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