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스포츠 후로레쓰) 좋은 피니쉬의 조건은 무엇인가?
- 신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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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쉬(Finisher, Finishing Move)
말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짓는' 기술을 의미한다
'Austin Era' 의 시작을 알린 오스틴의 스터너
'Yestlemania'의 대관식을 마무리지은 대니얼 브라이언의 예스락처럼
단순히 경기를 마무리짓는 기술이 아닌 그 선수를 상징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조금 다른 궤적에서 시그니쳐 무브(Signature Move)라고도 불린다.
(모든 시그니쳐 무브가 피니쉬로 사용되는건 아니라서)
그렇기에 후로레쓰에서 피니쉬를 무엇으로 쓰는가는 굉장히 중요하다
아무리 경기를 잘해도 피니쉬가 설득력이 없다면 그 선수의 매력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RKO 장착 전 랜디 오턴이 초창기에 피니쉬로 밀었던 실패한 피니쉬의 대명사 O-Zone)
그렇다면 어떤 피니쉬를 장착해야 하는 것일까?
1. 강력해 보이는 비주얼
(강력해보이는 피니쉬의 대표주자인 골드버그의 잭해머와 브록레스너의 f5)
일단 세 보여야지 당연히
하지만 저런 기술들은 모든 선수가 쓸 수는 없다
상대적으로 경량급인 선수들이 아무리 합을 맞추고 접수를 해주는 후로레쓰라지만
자기보다 훨씬 거대한 중량급 선수를 저렇게 들러메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다른 의미로 세 보일 수 있어야지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의 숀 마이클스가 화려한 커리어를 보낼 수 있게 한 요인 중 하나인 스윗 친 뮤직)
단순히 힘자랑하는 걸 넘어서 이 선수가 이 기술을 사용했을 때 상대방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설득력'을 갖춰야 좋은 피니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 모든 선수에게 사용 가능
존 시나의 AA는 원래 FU라는 이름을 가졌다. 이는 위에 나온 브록 레스너와의 대립 과정에서 브록 레스너의 F5를 비꼬면서 FuckyoU라는 의미로 FU라고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다.
F5의 화려함에 비하면 정말 볼품없는 비주얼이지만 시나가 이 기술을 피니쉬로 쓰는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은 있어도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다
왜?
시나는 이 기술을 모든 선수에게 다 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빅쇼, 케인, 브록 레스너, 심지어 216cm 157kg의 그레이트 칼리에게도 시전한다
들러매는것까지야 상대방이 점프를 뛰어줄 수 있다고 해도 메치는건 순도 100% 본인의 힘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나의 사기적인 완력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잭해머와 f5도 마찬가지로 체급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에게 사용할 수 있던 기술이다
이게 되지 않아서 피니쉬의 위상이 깎이는 대명사가
근데 디본 더들리보다 마할이 가볍지 않았나 싶긴 하다..
그래서 캐스는 실질적으로는 빅 붓이나 엘보드랍을 피니쉬로 사용해야 했다
배런 코빈의 엔드 오브 데이즈도 마찬가지인데, 코빈이 보통 중량급 선수 상대로는 쳐맞는 롤을 많이 해서 캐스보단 그나마 나았다
3. 선수의 비주얼과 맞는가?
트리플 H의 피니쉬 페디그리는 그 인기만큼 많은 비난에 시달렸다
트리플H와 몬트리올 스크류잡 관련 악연이 깊은 브렛 하트는 '피니쉬만 바꿔도 훨씬 더 좋을 레슬러'라고 페디그리를 비난한 적이 있다
하기사 생긴 건 바티스타급 파워하우스 선수가 피니쉬는 저런걸 쓰니 성에 안 찰 수도 있다
하지만,,
트리플 H의 양아들 캐릭터로 트리플H보다 체격이 작은 편인 세스가 후계자의 의미로 페디그리를 사용하자 재평가가 들어갔다
즉 전형적 클래식 악역 캐릭터인 트리플H가 갖고 있는 캐릭터에서 페디그리는 일종의 '확인사살' 느낌을 묵직하게 주는 피니쉬였다는 것
세스가 페디그리를 사용하는 동안 전반적 경기력에 비해 평가가 썩 좋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물론 그 후 사용했던 킹스 랜딩-왓 어 니-은 더했다)
(다행히 세스는 커브 스톰프의 봉인이 풀리며 한때 Monday Night Rollins까지 성장했다)
숀 마이클스의 스윗친뮤직도 후로레쓸러 치고는 작은 체구의 숀마가 언더독 스타일에서 빅맨들을 상대로 일발역전을 가능케하는 설득력을 보여준 기술이다
이후에 수많은 선수들이 슈퍼킥을 피니쉬로 쓰고 있지만 아무도 숀마이클스 수준의 임팩트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조금 껄끄럽지만 크리스 벤와의 크로스페이스도 '악바리 언더독'의 이미지에 딱 맞아떨어진다
숀마나 대니얼의 언더독과 달리 체구가 작아도 절대 '꿇리지 않는' 악바리의 이미지로 상대의 얼굴을 조이며 포효하는 벤와의 모습은
파이터, 악바리 벤와의 캐릭터와 딱 맞다 할 수 있다
에지의 스피어도 마찬가지인데
아무래도 골드버그나 라이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른 체격의 에지가 스피어를 피니쉬로 쓴다는 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만
'궁극의 기회주의자' '최고의 자리를 항상 노리는 비열한 스타' 에지의 캐릭터에게는 기습적으로 일발역전을 가능케하는 스피어가 충분히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4. 카운터로 사용이 씹가능한가?
위에 나온 스타일스 클래시가 진짜 별 희한한 상황에 다 꾸겨넣을 수 있는것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반격기로 피니쉬를 사용할 수 있냐도 하나의 조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분야 갑은 누가 뭐래도 rko라고 생각한다
스터너의 경우 발을 차는 토킥 부분이 빠지면 좀 허전하지만
rko의 경우 준비동작 부분이 없다시피해서
별 희한한 상황에서 시전이 가능하다
특히 폴 헤이먼이 '넌 절대 브록에게 rko를 먹이지 못할거야!'라고 열심히 입을 터는 그 순간
링 안으로 순식간에 난입해서 브록에게 rko를 먹인 후
자신의 테마곡 가사를 읊는 퍼포먼스는 가히 간지의 끝
(물론 이 이후 브록과의 경기에서 뱀술로 담궈진건 비밀)
* 마무리하며
결국 피니쉬란 다양한 상황에서 모든 선수에게 사용이 가능하며 캐릭터에 맞고 비주얼도 간지가 나야한다는 참 어려운 기술인 셈이다
하지만 시나의 AA가 좆구린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피니쉬로서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과
맞으면 마음이 아프다는 드웨인 존슨의 피플스 엘보우가 관중들을 미친듯이 열광케하는 피니쉬라는 걸 생각해보면
(물론 인민의 팔꿈치는 드웨인 존슨의 캐릭터와 매우 잘 맞는 기술)
시전자가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JBL의 평범한 래리어트가 진짜 후려갈겨서 나중에 보니 왜 피니쉬인지 알거같더라는 그런 느낌으로
댓글 18
아무리 화려하고 멋있는 기술이어도 선수 본인의 컨셉에 맞지 않는다면...
여기는 선수생활 길면 몇년쯤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