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스포츠 Boxing) 매니 파퀴아오 Legacy #1 , 그 전설의 시작이 된 경기에 관하여

https://youtu.be/N-cyZTf7BcM

위 경기는 1990년대 중후반 경량급 4대천왕이라고 불리던 복서 에릭 모랄레스, 마르코 안토니오 바레라, 나심 하메드, 조니 타피아 그 4인방중에서 마르코 안토니오 바레라와 나심 하메드의 경기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프린스' 나심 하메드는 지금까지도 여러 격투기 관련 커뮤니티에서 '노가드 복서' 혹은 '만화 복싱'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복서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월드 클래서 복서인 '동안의 암살자' 멕시칸 마르코 안토니오 바레라와의 경기로 그 환상이 걷혔다는 저평가를 받기도 했고요.

시간이 흘러 2000년대 초중반 이 경량급 4대천왕의 구도는 멕시칸 복서 3인방

'동안의 암살자' 마르코 안토니오 바레라

'엘 테리블'(악몽) 에릭 모랄레스

'디나미타'(폭탄) 후안 마뉴엘 마르케스

이 3명의 대립 구도로 재편됩니다. 기묘하게도 이 3인방은 복서의 상성상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였어요.

그러던 와중에 HBO(미국 방송사)의 PPV가 복싱계의 주류를 점령하던 시절 홀연히 동양의 필리핀에서 한명의 복서가 메인 스트림에 올라옵니다.

지금은 리빙 레전드가 된 '팩맨' 매니 파퀴아오의 출현으로 페더-슈퍼 페더라인의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납니다.

당시 미국 데뷔 직후 파퀴아오의 이미지는 미니멈급에서 일찍이 프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월장에 월장을 거듭한 빠른 스피드의 사우스포(왼손을 뒷손으로 하는 복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장점은 뒷손(왼손)의 스트레이트정도인 좋은 컨텐더였죠.

'지능적인 복서'라기보다는 그저 '빠른 스피드의 단순한 파이터'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데뷔 이후 파퀴아오는 '프레디 로치'의 코칭을 통하여 훨씬 다듬어진 스탭과 발전된 잽을 가지고 방어 기술을 몇단계나 업그레이드 시켰으며 무시무시한 스테미너를 기른 복서로 거듭납니다.

https://youtu.be/I0rhQX6WFpw

그리고 메인 스트림에서의 자리잡기를 넘어 차기 PPV 스타를 노리던 파퀴아오의 첫번째 타깃은 멕시칸 3인방중 '마르코 안토니오 바레라'가 되었습니다.

복싱계의 메인 매치 타이틀 선정의 관례중 하나는 탑독 즉, 보다 높은 위상과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 받는 복서의 이름을 앞에 쓰고 상대적 언더독의 이름을 뒤에 쓰는 것입니다. 당시 복싱계의 주요 언론, 방송사, 애널리스트/칼럼니스트들은 바레라의 이름을 앞에 놓고 파퀴아오의 이름을 뒤에 쓰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좋게 포장해줘도 미래의 복싱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멕시칸 복서와 동양에서 온 스피드 스타 신예 이상의 기대감은 언더독에게 없었죠.

그러나 이 경기 이후 복싱계의 모든 전문가들과 하드코어 팬들은 파퀴아오의 이름에 주목하고 P4P(파운드 포 파운드) 리스트, 체급을 통틀어 상상하고 평가하는 논의에 진지하게 고려할만한 복서로 의식하기 시작합니다.

후일 위에 언급한 멕시칸 3인방 그중에서도 '디나미타' 후안 마뉴엘 마르케즈와의 4차전에 걸친 지독한 악연도 이 시기에 비로소 시작됩니다.

또한, 멕시칸 3인방과의 혈투에 주목한 또 한명의 다체급 석권 리빙 레전드 멕시칸 복서가 이 경기로부터 수년이 지나고 PPV King의 대관식에 파퀴아오를 초대하게 되는 이야기도 언젠가는 다룰 예정이에요.

P.S) 지금까지도 이 멕시칸 3인방과 파퀴아오 각자의 1차전은 프로 복싱 시청에 입문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강추하는 경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