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추억의 선수 소개) 02-03 시즌 동티맥과 서코비를 추억하며
- 경이로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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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천년을 야심차게 준비했던 구단 올랜도 매직은 99/00 시즌을 앞두고 닥 리버스 감독을 부임시키며 FA 대어중 자그마치 3명을 동시에 영입하겠다는 계획을 시도합니다. 데뷔하자마자 소포모어 시즌에 파이널 MVP를 수상한 준비된 역대 최강의 PF 팀 던컨, 디트로이트의 신사 SF 그랜트 힐, 사촌에게 밀려 비교적 주목하지 못했으나 포텐셜만큼은 올스타급 이상이던 스윙맨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를 모두 갖겠다는 이상 말이죠.
- 평생 1옵션으로 PO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던 어떤 슬픈 스몰포워드의 2003년의 플레이오프 기록지
허나 세상일이라는게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팀 던컨은 우리도 그 X발 보트가 있고 강이 있다고 말하는 포포비치 감독과 휴가 반납후 손을 잡고 함께하자는 '제독' 데이비드 로빈슨의 설득에 잔류하고 미래의 스카티 피펜을 데려왔다고 기뻐하던 구단에 좌절감을 안긴 그랜트 힐은 몇년동안 7-80%의 시간을 병동에서 보내게 됩니다.
- 하지만 세상사 새옹지마라 기대감이 가장 덜했던 티맥은 잠재력을 만개하며 02/03 시즌부터 2년 연속 득점왕 타이틀을 매직에게 안겨주면서 한때 6성슈가라고 불린 동서부의 에이스들, 코비 브라이언트, 앨런 아이버슨, 폴 피어스, 빈스 카터, 레이 알렌등과 치열한 경쟁을 이어나갑니다. 노장들과 언드래프티들을 거의 들쳐메다시피 하면서요.
- 마침내 시작된 첫 득점왕 시즌의 플레이오프, 상대는 뉴저지 네츠와 함께 동부 최강팀이라 불리던 래리 브라운의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였고 벤 월라스, 천시 빌럽스, 테이션 프린스, 리차드 해밀턴, 라쉬드 월라스등 올스타-준올스타급이 전포지션에 걸쳐 골고루 있으며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는 철벽팀이었습니다.
- 1차전에 이어서 북치고 장구치고 꽹가리 울리고 마무리로 징까지 신명나게 울리며 연속 40득점 오버로 팀을 캐리한 T_MAC
- 하늘이 이 가련하고 불쌍한 에이스를 도와 역사를 쓰려는 것일까요. 동부 최강팀을 상대로 3승 1패로 앞서나가는 티맥의 매직이었지만 어쩐지 이 시즌부터 바뀐 1라운드 7전4선승제의 룰이 보는이들의 가슴을 답답하고 불안하게 만듭니다.
- 리그내 평균적인 2옵션 아니 3옵션만 있었어도 5,6,7차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무너지지는 않았을 일. 마치 80년대 애틀란타 호크스의 슈퍼 에이스 도미닉 윌킨스가 셀틱스의 버드와 쇼다운을 마치고 '내가 이것보다 어떻게 더 잘할수 있을지 정말 모르겠다'고 하던 그 순간이 아른거립니다.
티맥과 올랜도 매직의 동반은 그가 원했던 즉시전력감 센터 에메카 오카포가 아닌 고졸 신인 드와이트 하워드를 구단이 택한 그 순간 마무리됩니다. 아쉬움과 가정이 맴도는 기분이지만 그의 휴스턴 스토리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 시즌 티맥의 정규시즌 경기 4-5개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1,2,4,6차전 총 4경기를 예전 VCR 비디오 테이프로 녹화해 인코딩해서 지금도 외장 하드에 소장중입니다.
확실한 것은 이 시즌의 티맥은 3연패를 리드하던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결코 기량으로 뒤지지 않았으며 케빈 듀란트나 르브론 제임스, 혹은 마이클 조던이 해당 시즌의 매직을 이끌었어도 티맥보다 잘하지는 못했을거라는 개인의 의견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번외로 저는 이 선수를 보며 항상 트로피 앞에서 본인의 부족함과 구단의 지원 미비에 아쉬움을 남기는 축구선수 해리 케인을 떠올리고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