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오정희 작가의 '주자(走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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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주인공은 죽은 동성의 연인과,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만나는 여성과의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러다 결국, 스스로의 정체성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함 (속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을 깨닫고,

 

그대로 앞으로 나아간다는이야기이다.

 

 

이 소설에서 열쇠는 전 연인 (남성)의 비밀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면서, 사실은 스스로를 깨닫게 하는 상징물이다.

 

죽은 전 연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열쇠를 들고, 그의 집으로 들어가 서랍을 열었을 때, 그가 느낀 별 것없음은, 사실 자신의 성 정체성이었던 것이다.

 

 

그는 결국 마음에도 없는 여성과 무의미한 데이트를 하다 그녀를 떠나보내고,

 

다시 죽은 연인의 집에 누워있다가,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아이를 낳아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거절에 후련한 듯, 그저 앞으로 나아간다.

 

 

보통은 이런 결말이면, 그가 동성애의 길을 걸어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가 동성애건 이성애건 관계없는 스스로의 사랑을 향해 나아갔다는 생각이든다.

 

소설 내내 그는 동성 연인과 여성의 손을 동일하게 비유한다.

 

이것은 여성의 손에서 동성 연인을 느끼는 것만이 아니라, 둘을 동질하게 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하기 때문이다.

 

그는 심지어 동성 연인에게서도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다. 섹스 이외에서는.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진정한 사랑을 향해 나아간다고 읽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참 어둡기 그지 없어, 읽고나면 축 처진다.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지극히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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