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차이콥스키 - 1812년 서곡 Op.49

대포 발사 없는(대신 큰북으로) 버전

Conductor : Claudio Abbado / Orchestra : Berliner Philharmoniker

 

대포 발사 포함 버전

Conductor : Vasily Petrenko / Orchestra : Royal Liverpool Philharmonic Orchestra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연주회용 서곡으로, 1880년에 작곡되었다.

음악성이나 선율미도 그렇지만 이 곡에 악기로 사용된 대포가 매우 강렬하여 차이콥스키의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곡중 하나이다.

미국에서는 아예 무려 독립 기념일에 반주로 연주하는 정도이다. 러시아가 미국을 이겼다!

 

이 곡은 1881년에 열릴 러시아 모스크바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완공과 함께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에서의 러시아의 승리를 기념하는 행사를 위해 작곡되었다.

심지어 1881년은 당시 차르였던 "알렉산더 2세"의 즉위 25주년이기도 하였기에 그 어느때보다 중대한 행사였다.

곳곳에서 예술가들에게 이를 기념하는 예술작품들을 의뢰하게 되었고, 차이콥스키도 물론 여기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차이콥스키는 이를 다소 귀찮아하고 심드렁하였다고 하며,

일단 6주만에 완성하긴 했지만 "시끄럽고 노골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따윈 없다"라며 결과물을 비판하였다.

그래도 애국심으로 억지로 완성한 결과물이었지만, 

하필이면 1881년 행사전에 알렉산더 2세가 암살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이 일때문에 1881년에 행사는 거의 대부분 취소가 되었고 1812년 서곡도 결국 초연이 취소가 된다.

이렇게 흐지부지 될 뻔한 운명이었지만 다행히 초연은 1년이 지난 1882년에 다른 행사인 "모스크바 예술 산업 박람회"에서 연주가 이루어지게 된다.

초연 당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였지만, 점차 이후 찬사로 바뀌게 되었으며

유럽 곳곳에서 연주 요청을 희망하는 것이 끊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억지로 완성한 결과물이었지만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되자 차이콥스키는 나름 마음이 누그러졌는지 

한 일기에서는 "압도적인 성공, 대만족"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지금의 찬사와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차이콥스키의 최고 히트작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참고로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은 원래 예정보다 늦은(아마 암살떄문에) 1883년에 완공되었는데, 

소련 집권 이후인 1931년에 폭파및 철거가 되었다가 다시 러시아로 돌아온 1994년에 재건하여 1999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공하였다.

 

이 곡은 야외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연주를 의도하였으며,

이런 특수성을 통해 거대한 관현악과 더불어 어떤 특수한 악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바로 앞서 말한 대포이다.

만들어진 계기가 계기다보니 군대측에서 지원으로 제공을 한 것으로 추측이 되며,

이를 음악에 사용한다는 아이디어가 참으로 대단하다.

게다가 대포는 무려 16번이나 연주가 되다보니 총 16개라는 많은 양이 필요하다.

다만 대포의 구조상 음악에 맞춰 정확하게 쏘는 것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며,

소리가 너무 크고 또 사고의 위험이 커 대부분 연주에서는 "큰북"연주자가 거대한 채로 있는 힘껏 두들기거나,

대포소리를 녹음해 녹음기로 송출하는 식으로 대체를 하고 있다.

미국의 독립 기념일에서의 연주의 경우는 대포가 아니라 "불꽃놀이"를 활용한다는 나름 훌륭한 대체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몇몇 연주에서는 진짜로 대포 발사를 도전하기도 하는데,

모두 타이밍이 엉망진창이고, 엄청난 굉음에 관중들이 도망가거나, 발사 실수로 불이 나거나 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역시 그냥 얌전히 녹음한 소리를 쓰거나 큰 북으로 대체하거나, 정 하고 싶으면 그냥 불꽃놀이를 사용하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

 

대포 말고도 인상적인 악기는 성당에 달려있는 커다란 "종"도 요구하는 점이다.

이는 마지막 클라이맥스에 댕댕댕 울리도록 지시하고 있지만

이런 큰 종을 구하는게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라 "튜블러 벨"이라는 악기를 난타하는 것으로 대체를 하고 있다.

여러모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포와 종 편성을 보면 차이콥스키가 이 곡을 설렁설렁 썼다는 점이 잘 드러난다.

 

몇몇 특수한 연주에서는 "합창단"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 곡에 사용된 몇 선율들이 원래 합창 곡인것을 생각하면 꽤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 연주에서 클라이맥스와 불꽃놀이

 

신시네티 연주에서 클라이맥스 파트와 실제 대포 사용

 

합창이 사용된 풀버전

Conductor : Neeme Järvi / Orchestra : Gothenburg Symphony Orchestra / Choir : Gothenburg Symphony Choir

 

곡의 형식은 서곡이지만 1812년에 일을 묘사하고 있는 표제 음악으로 일종의 교향시와 가깝다.

처음에는 성가 "신이 너를 보호하신다" 선율을 연주하면서 시작한다.

이는 러시아의 구원을 기도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곧 이 선율은 c단조의 긴장감 넘치는 선율로 바뀌게 되면서 나폴레옹의 침입을 알린다.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러시아군과 프랑스군과의 전투를 묘사하기 시작하는데,

프랑스군을 묘사할 때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의 동기를 활용한다.

이에 대한 응수로 러시아측은 노브고로드 지방의 민요를 사용하여 대립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다른 러시아 춤곡, 민요풍 선율도 등장하여 러시아의 승리를 염원하는 민중들의 모습을 묘사한다.

차이콥스키의 뛰어난 작곡기법으로 이 동기들이 어루러져 복잡하고 치열한 대위법을 통해 정신없는 전투를 묘사한 후,

"라 마르세예즈"가 마치 멀리 멀어지는 듯 연주되면서 프랑스군의 패퇴를 묘사한다.

마침내 러시아군은 심금을 울리는 승리를 거두게 된 것이다.

처음의 "신이 너를 보호하신다" 선율을 종소리와 함께 장대하게 울리면서 러시아에 승전보를 쩌렁쩌렁 알린다.

이후에는 신나는 러시아 춤곡 악상과 대포와 함께 "신이시여 차르를 보호하소서"가 울려퍼지면서 

더욱 거대한 클라이맥스를 울린 후, 웅장하게 음악을 끝맺게 된다.

 

다만 이 곡에 사용된 선율 중 하나가 소련 시기에 걸려 음악이 금지된 전적이 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신이시여 차르를 보호하소서"가 그 주인공으로

소련시절에 인민의 적인 차르를 찬양한다는 내용으로 태클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뛰어난 음악성을 가지고 있는 곡이었기에 상층부에서도 이 곡을 어떻게 다시 연주할까 고민하였고,

이에 대체로 2차세계대전 당시 사기 고양으로 연주 되었던 

미하일 글린카의 오페라 "이반 수사닌"의 "영광"이라는 합창의 선율을 대신 집어넣는 판본을 새로 제작하게 되었다.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 "비사리온 셰발린"이라는 나름 전문 음악가를 데려와서 최대한 음악적으로 어울리게 하였지만,

그래도 상당히 어색하다는 평을 받으며 이 판본은 서방 세계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되었다.

다행히 소련 판본은 소련 붕괴 이후에 바로 원래 악보로 교체가 되었으며,

현재 러시아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냥 원본 그대로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다.

다만 몇몇 잊지 못하는 사람 때문에 간혹 가다가 소련 판본의 연주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소련 시기의 교체 판본. 14:14초에 "영광" 대체가 등장한다.

Conductor : Evgeny Svetlanov / Orchestra : USSR State Symphony Orchestra

 

또한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거의 금지가 되고 있는 추세이다.

차이콥스키의 태도나 내용이 어떻던 간에 러시아의 승리와 러시아 찬양을 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이다.

그래도 1812년 서곡까지는 너무 노골적이다보니 그럭저럭 납득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차이콥스키의 다른 음악, 림스키 코르사코프등의 음악들도 차례대로 금지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다른 곡까지 모두 금지한다는 점은 불만여론이 상당히 거세며, 

심지어 피해자 입장인 우크라이나측에서도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노골적인 곡만 아니라면 연주 금지는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며

지나친 탄압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서 전쟁이 수습되고 예전처럼 모두 행복한 분위기 사이에서 1812년 서곡이 연주가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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