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5선

바람이 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이전의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은 밝아보이지만 어딘가 음침하고 역겨운 면이 있는데, 이 작품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이 다루는 테마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중에서 가장 어둡고 뒤틀려 있다. 여러 인터뷰나 관계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둡고 우울한 내면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그의 작품은 동화적이고 감상적인 느낌으로 그러한 음침함을 가리고 있다. 하지만 바람이 분다는 그런 기만적 요소들을 배제해서 좋다.

모노노케 히메

-나우시카의 감상적인 나이브함을 보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이야기로서도 깔끔하다. 상쾌한 맛은 없지만 그렇기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감상적인 방식으로 허무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아닌, 세계에 대한 진솔한 긍정으로 절망을 극복하라는 메시지가 좋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같은 허무주의와 감상주의에 매몰된 애니메이션에 대한 멋진 답변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완성도에 있어서 모노노케 히메와 견줄 수 있다. 특히나 독창성은 모노노케 히메를 뛰어넘는다. 나는 이 작품 또한 모노노케 히메처럼 나이브함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모노노케 히메와 디르게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톤을 유지한다. 그것이 정말 멋지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어떤 것인지 묻는다면 이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

붉은 돼지

-정말 멋진 애니메이션. 저평가 받는 작품이라고 생각. 지브리 역사상 가장 이상적이고 멋진 남자 주인공은 아시타카도, 하쿠도, 하울도 아니라 이 작품의 주인공 포르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이번에 개봉한 신작.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꿈 같다. 그의 내면세계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어쩌면 바람이 분다보다 솔직하다. 또한 이 작품은 모노노케 히메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보다 더 삶에 대한 희망을 준다. 이 영화는 세계가 사악하고 악의로 가득 차 있으며… 자신 또한 믿지 못할 악인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함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어쩌면 그것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니다. 그것은 감독 자신에게 던져진 문제다. 이 애니메이션은 그에 대한 답변이다. 어떻게  살 거냐는 질문에 미야자키는 이 애니메이션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