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악기 회사가 벌인 드뷔시 vs 라벨
- Car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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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한번 써본 글임. 노잼인거 ㅈㅅ)
(20세기 초, 프랑스의 대표 악기 제조사 "플레옐")
와 20세기! 새시대인데 최첨단 하프 하나 만들어야지
반음계 하프!
좋아, 이제 하프 홍보다.
야 드뷔시
Yes?
이번에 우리 신작으로 "반음계 하프"라는거 만들었는데 홍보용으로 곡 하나 써줘.
하프 멋진데? 근데 내가 왜?
님 이전 곡들 봤는데 하프 기깔나게 썼잖아.
이 하프 살릴 사람 님밖에 자격 없음.
곡 하나만 써줘잉
음... 그래 ㅇㅋ
내가 하프 좀 잘 다루긴 하지 ㅋㅋ
와 ㄳㄳ
천천히 만드슈.
얼마후...
후우... 완성해따. 이름은 "하프와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춤"임.
안에 "신성한 춤"이랑 "세속적인 춤" 두개 들어있는 2악장짜리 곡임
캬 곡 좋네! 바로 초연 ㄱㄱ
1904년 11월 6일, 파리 샤틀레 극장
ㅁㅊ 하프 저거 뭐임? 개신기하다.
홍보효과 좋고열~
음악은 좋긴 한데 뭔가 이전 드뷔시 곡 만큼 재미는 읎는 것 같음.
하... 뭣도 모르는 쉑들이...
(미국 청중) 괜찮아. 우리는 넘 좋았다구~
ㅋㅋ 양키 쉑덜... 음악 들을줄 아는구만 ㅋㅋ
1904년 플레옐 사는 자신이 만들었던 신형 하프 홍보용으로 드뷔시한테 곡을 의뢰했었다.
음악은 좀 호불호가 갈렸지만, 하프 홍보는 잘 되서 플레옐사는 꽤 짭짤하게 수익을 벌어들이게 된다.
그리고 한편....
(프랑스의 또다른 대표 악기 제작사인 에라르 사)
씨벌... 플레옐 쉑덜 잘나가는거 존나 꼴보기 싫네...
야, 우리도 최첨단 하프 하나 만들어.
더블 액션 페달 하프!!
쟤네들이 드뷔시라면, 우리는 걔 라이벌인 라벨로 ㄱㄱ
야, 라벨!
뭐.
우리가 지금 새로 하프 만들었는데, 홍보용 음악 하나 써줘.
플레옐사가 드뷔시로 음악 작곡 시켜서 하프 홍보하던데
라이벌인 니가 좀 드뷔시 못지않은 홍보곡 써주셈
흐음... 그래 뭐 나도 드뷔시 꼴보기 싫긴 해서 한번 쳐발라보고 싶었음
근데 나 친구들이랑 보트 여행휴가 갔다와야 해서
이거 갔다오면 해줌
아... 근데 우리가 지금 좀 급함. 휴가 가기전에 써주셈.
ㄴㄴ 휴가갈때 까지 일주일밖에 안남음.
그 안에 불가능함.
일주일? 충분하네.
모차르트도 일주일만에 명작 수두룩 썼잖아.
돈 두둑하게 줄테니 진짜 제발 부탁함.
우리 지금 회사 적자라서 급함.
하 ㅆㅂ 시간 없는데...
그래... 뭐 돈 두둑하게 준다니...
도전해본다...
와 진짜 ㄹㅇ ㄳㄳ
하 씨발 받아들이긴 했는데
진짜 시간 개 촉박하네.
나 이렇게 빨리 작곡하는 타입 아닌데 ㄷㄷ
일주일 후...
헉헉 미친 존나 초스피드로 써서 어떻게든 시간 맞췄네.
곡 이름은 "서주와 알레그로"임. 목관과 현악 5부, 그리고 하프로 이뤄진 앙상블 곡임.
캬 사스가 라벨 성님
바로 초연 준비하겠습니다
맘대로 해. 난 휴가감 ㅂㅂ
프랑스 사진협회의 한 연주회...
와 저 하프는 또 뭐임? 신기하다
허허 좋아좋아
라벨 곡도 좋다. 드뷔시랑 다르게 뭔가 클린한 느낌
이게 다들 왜 좋은거냐... 시간 쫒겨서 대충 만든건데...
하 이 곡 더 손봤어야 하는건뎅...
에이 다들 좋다고들 하잖아. 적셔~~
플레옐사의 승승장구에 자극받은 라이벌사 "에라르"는
자신도 신작 하프를 만들었고 이를 당시 드뷔시의 라이벌로 평가받던 모리스 라벨에게 의뢰하게 된다.
라벨은 휴가를 갈 예정이라서 작곡기간은 매우 빡빡했지만 그럼에도 돈과 드뷔시와의 승부를 버리기는 아까웠는지
결국 의뢰를 받아들였고 라벨은 미친듯이 밤을 새가면서 초스피드로 음악을 작곡하게 된다.
음악에 대해서 호평을 받고 하프의 홍보 효과도 훌륭하게 수행했지만,
라벨은 매우 분석적이고 차근차근 작곡을 하는 타입이었다보니 이렇게 빠르게 써버린 음악을 싫어했다고 한다.
그래도 나중에 나이를 먹어서는 마음이 누그러져 이 곡을 자신의 레퍼토리에 집어넣곤 한다.
그러면 이런 치열한 하프 싸움은 결국 플레옐과 에라르중 누가 승리했을까?
결과는 바로 에라르였다.
플레옐사의 하프는 분명 최첨단 식이고 새로운 하프이긴 했지만 이전과는 주법이 달라져
사람들이 다소 불편해하였고, 결국 나중에는 잊혀지게 된다.
하지만 에라르의 하프는 여러모로 익숙한 주법위에 새로운 것을 올려놓는 식의 하프였고,
후일 현대식 하프의 전신이 된다.
하지만 하프와는 정반대로, 에라르사는 나중에 망해버렸고
플레옐사는 지금까지 아직 살아남아 여전히 악기를 활발히 제작중에 있다.
음악에 대해서는 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위대한 걸작이지만,
그래도 한번 둘 중에 누구 곡이 더 좋은지 감상해보면서 골라보자.
드뷔시 - 신성한 춤과 세속적인 춤 L.103
Harp : Birgitte Volan Håvik / Conductor : Klaus Mäkelä / Orchestra : Oslo Philharmonic Orchestra
라벨 : 서주와 알레그로 M.46
Harp : Birgitte Volan Håvik / Ensemble : Oslo Philharmo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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