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메시앙 - 8개의 전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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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메시앙의 8개의 전주곡은 그의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곡으로, 그가 20살이되던 1928년과 1929년 사이에 작곡되었다.

다만 데뷔작이라기엔 이 곡 이전에 작곡한 곡들도 존재하고 있는데, 메시앙은 이 곡이 자신의 최초의 곡이라고 여겨달라고 했다고 한다.

자신에게 있어서 특별한 가치를 가진 곡이다보니 1945년에는 한차례 개정이 이루어졌다.

다만 소소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개정을 한 것이라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곡은 피아노를 위한 곡이며 총 8개의 전주곡으로 이루어져있다.

아직은 그가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찾기 이전이라 전반적으로 존경하던 드뷔시의 영향이 돋보이고 있으며

특히 전주곡마다 뭔가를 표현하는 "제목"을 써둔다는 점이 드뷔시의 전주곡과 완전히 같다.

어찌보면 드뷔시 전주곡집의 후속작격으로 볼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렇다고 마냥 드뷔시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니며, 좀 더 전위적인 전위적인 화성과 리듬

특히 후일 메시앙 음악의 핵심이 되는 "조옮김이 한정된 선법"이 종종 활용하여 그의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음악을 살펴보면 유난히 "죽음"과 관련된 소재가 많은데, 이는 전주곡을 작곡하기 1년 전 어머니와의 사별이 원인이라고 한다.

다만 어두운 내용으로 채색된 곡집은 아니며, 마치 슬픈 사람에게 깊은 위로를 건네듯이 따스한 음악 또한 많이 등장한다. 

이외에 메시앙은 음에서 "색깔"을 느끼는 "공감각"을 지니고 있었는데 이 전주곡집을 작곡하면서 어떤 색깔을 생각했는지  개정판을 발표할 때 함께 밝혔다. 

이는 각 곡의 해설에서 밝히겠다.

 

1. La colombe (비둘기)

첫번째 곡은 심플한 2부 형식을 가진 곡이다.

메시앙은 이 곡을 작곡하면서 "보라색의 무늬가 있는 주황색"을 생각하며 작곡했다고 한다.

제목인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표현하는 음악이다.

아름다우면서 쓸쓸한 분위기는 마치 비둘기가 점점 멀리 떠나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마지막은 비둘기가 이제 완전히 떠나간듯, 너무나도 아련한 "불협화음"이 인상적으로 울려퍼지며 끝난다.

 

2. Chant d'extase dans un paysage triste (슬픈 풍경속에 황홀경의 노래)

 

3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주곡에서 가장 긴 곡중 하나이다.

메시앙은 이 곡을 작곡할 때 "시작과 끝부분은 회색과 연보라색, 프러시안 블루; 중간 부분은 다이아몬드 색과 은색"을 생각했다고 한다.

제목에서 써져있듯 "슬픈 풍경"을 묘사하는 쓸쓸하고 어두운 멜로디를 가진 음악과 

그 중간에 "황홀경의 노래"를 표현하는 듯 영롱하고 아름다운 중간이 끼워져있는 음악이다.

후반부에서의 슬픈 풍경의 노래는 황홀경의 노래와 결합되어 좀 더 변주가 되고 있지만,

슬픔을 떨치지 못한채 고독하게 마무리 된다.

약간 오르간적인 효과가 있어 오르간으로 연주해도 아름다운 음악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3. Le nombre léger (빛나는 숫자)

 

전주곡에서 가장 짧은 곡중 하나이다. 

메시앙은 이 곡을 작곡하면서 1번 전주곡과 동일하게 "보라색 무늬가 있는 주황색"을 생각했다고 한다.

약간 인도네시아 가믈란 음악같은 느낌을 지닌 토카타풍의 곡이다.

처음에는 빛이 약한 듯이 조용히 속삭이듯 시작하다 점차 빛이 강해지듯이 점점 커지면서 속도를 끌어올리더니

포르티시시모(가장 세게)로 이루어진 강렬한 코다와 함께 마무리된다.

 

4. Instants défunts (죽음의 순간)

 

제목처럼 꽤 무겁고 고독한 분위기의 곡이다.

형식은 일종의 3부형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차이코프스키나 쇼스타코비치등의 슬라브적인 고통과 절규의 죽음이 아닌,

안락하지만 고독한 분위기속에 사망하는 순간을 그린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마지막은 마치 조금씩 숨이 멎듯 점차 사라지면서 음악이 끝난다.

메시앙은 이 곡을 작곡할 때 "연보라색과 녹색이 반사된 부드러운 회색"을 생각했다.

 

5. Les sons impalpables du rêve (만질수 없는 꿈의 소리)

 

제목에서 처럼 꿈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곡으로, 아름답지만 예측이 불가능한 꿈을 훌륭하게 묘사한다.

고음에서 울리는 빠른 화음 오스티나토(특정 음형을 반복한다는 것)는 

마치 내려올 것 같으면서 올라가는 모양을 통해  만질수 없는 꿈과 같은 느낌을 준다.

화음 오스티나토도 그렇고 중간중간 어려운 음형들이 등장해 이 전주곡집에서 꽤 테크니컬한 기교를 요구하는 곡이다.

메시앙은 이 곡에 대해 꽤 상세한 색깔및 설명을 적어두었다.

 

  "화음 오스티나토와 계단식 화음으로 이루어진 파랑-주황 모드와 금관악기풍 음색의 바이올렛-보라 모드로 구성된 폴리모달.

  3화음, 빠른 화음 음형, 역행 카논, 손의 교차, 다양한 스타카토, 금관악기적인 음색, 보석같은 효과로 구성된 피아노 연주에 주목해주세요"

 

6. Cloches d'angoisse et larmes d'adieu (고뇌의 종소리와 이별의 눈물)

 

가장 긴 전주곡중 하나로, 메시앙의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곡으로 강하게 추측되고 있는 곡이다. 

 

두 개의 파트로 나눌수가 있는 곡이다.

첫번째 파트는 "고뇌의 종소리"를 묘사하는 곡으로, 마치 메시앙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는 듯한 어둡고 쓸쓸한 음악이 펼쳐진다.

종소리를 표현하고 있는 한 음을 집요하게 반복하는 음형은 라벨의 "교수대"를 강하게 연상시킨다.

뒤로 갈수록 슬픔이 커지듯이 더욱 음악이 격렬하게 치닫지만

갑자기 슬퍼하지 말라는듯, 영롱하고 따스한 분위기로 가득한 두번째 파트가 등장하며 깊은 위로를 건넨다.

그리고 후반에는 이 두번째 파트와 첫번째 파트의 음형이 조화를 이루면서 전개된 후, 

이제는 어머니를 떠나보낸듯 조용하고 아련한 분위기 속에 음악이 끝난다. 

실제로 악보를 보면 "Adieu"라고 마지막 부분에 써놓고 있기도 하다.

메시앙은 이 곡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종소리는 여러가지 모드를 결합합니다. 웅웅거리는 소리(저음부)와 종소리의 상위 하모니가 빛나는 진동으로 들립니다. 

  이별은 보라, 주황, 바이올렛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7. Plainte calme (차분한 평원)

 

이전 곡과 이어지는 듯한 음악이다.

차분한 평원을 바라보는 음악으로, 라벨풍의 상냥하고 섬세한 음형들과 멜로디가 특징이다.

마치 어머니를 떠나보낸 메시앙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한, 아름답고 따스한 음악이다.

메시앙은 이 곡에 대해 "연보라와 녹색이 반사된 부드러운 회색"이라고 했다.

 

8. Un reflet dans le vent (바람의 반사된 모습)

 

대망의 마지막 곡이다. 

형식은 일종의 소나타 형식으로 볼수 있다.

드뷔시가 바람을 표현하는 것처럼, 격렬하고 무시무시한 바람을 그려나가는 곡이다.

바람을 표현하는 재빠른 아르페지오 음형과 격렬하게 요동치는 기교로 이루어져있으며

5번 곡과 마찬가지로 꽤 난이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중간중간 이전 곡에서 처럼의 부드러운 선율이 흘러나오기도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흉포한 바람으로 지워진다.

마지막에는 무시무시한 바람속에 휙 날아가듯이 강렬하게 전주곡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앞 곡에서 형성한 분위기를 바람과 같은 음악으로 끝맺는건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2번과 비슷하기도 하다.

메시앙은 이 곡에 5번곡과 마찬가지로 상세한 해설을 썼다.

  "작품을 시작하고 마무리 짓는 작은 돌풍은 주황색과 녹색의 줄무늬와 검은 줄무늬를 번갈아가면서 나타냅니다. 

  중간의 발전부 섹션은 좀 더 밝습니다. 선율적이면서 구불구불한 아르페지오로 둘러쌓인 두번째 테마는 처음에는 파랑-주황이었다가

  두번째 주제부터는 초록-주황으로 바뀝니다. 바이올렛, 주황, 보라가 이 작품의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는 Yvonne Loriod(이본느 로리오). 메시앙의 아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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