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O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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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아서 C. 클라크의 소설을 기반으로 하여 스탠리 큐브릭이 감독한 SF 영화이다.

스탠리 큐브릭 특유의 완벽주의, 탐미주의로 인한 압도적인 영상미와 연출, 그리고 심오한 스토리등으로 평단에게서 압도적인 찬사를 받아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업적중 하나로 여겨져온 희대의 명작이다.

스탠리 큐브릭은 이 영화 OST를 작업할 때 처음에는 "알렉스 노스"와 협업을 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이 바뀌어서 그의 음악을 모두 빼고 클래식 음악을 집어넣은 해프닝이 있었다.

이는 알렉스 노스의 동의없이 바꾼것이다 보니 그는 소송을 걸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 클래식 음악들은 영화와 뛰어나게 시너지를 이루면서 전설이 되었기 때문이다.

 

spaceodyssey.jpg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포스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평소에 철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쇼펜하우어와 더불어 특히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에 크게 매료가 되었었다.

니체의 독일의 "속물주의"에 대한 대대적인 비판과 반기독교적 성격은 슈트라우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으며

결국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기반으로 한 교향시를 쓰는데에 이르게 된다.

다만 이 곡을 작곡 할 때 처음부터 슈트라우스는 니체의 저서를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최초 교향시의 스케치를 보면 슈트라우스는 원래 이 곡을 "파우스트"로 염두해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찌됐건 이후에 슈트라우스는 파우스트 아이디어는 모두 갈아엎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새롭게 만들게 되었다.

곡은 1896년 뮌헨에서 완성이 되었으며 같은 해에 작곡가의 지시 하에 초연이 이뤄졌고 이는 나름 성공을 거두었다.

슈트라우스는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도 니체의 영향을 받은 "안티크라이스트"(알프스 교향곡의 초안)등의 

음악을 작곡하면서 여전한 니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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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초판본)

 

슈트라우스 생전이나 사후에나 이 곡은 그냥 여타 슈트라우스의 교향시와 비스무리하게 인기를 끌었었지만

이 곡이 본격적으로 대히트곡으로 떠오르게 된 것은 바로 상술한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의 사용이었다.

곡 맨 처음의 "일출"부분이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오프닝을 강렬하게 장식하였는데

이게 너무 기가막히게 어울려 감상한 관객들에게 엄청난 인상과 충격을 안겨주었고

이후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전설중의 전설이 되자 이 곡은 특히나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다.

또한 깊은 인상을 받았던 많은 연출가들이 이 오프닝을 똑같이 패러디를 하기도 했는데

토이 스토리 2, 찰리와 초콜릿 공장, 월-E등 수많은 명작들이 이 장면을 패러디 하여 이 곡의 인지도를 널리 알리는데 공헌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로인해 문제가 생긴점이 있는데 사람들이 이 곡의 맨 처음 "일출"만 알고 나머지 부분을 하나도 모르게 된다는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음악의 전체가 가진 엄청난 매력과 음악성을 생각하면 상당히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곡은 이전의 슈트라우스의 교향시는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다뤘지만

이번 교향시부터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대규모의 구성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를 기점으로 슈트라우스의 교향시의 세계는 더욱 더 커지고 확장이 된다.

총 9개의 파트로 나뉘어져있으며 각각 파트에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주요 장들의 이름을 따온다.

슈트라우스답게 관현악 편성은 4관편성에 상당량의 타악기와 특수악기가 도입 되는 등 상당히 크며

특히 종, 오르간의 도입은 아주 인상적이다.

 

Conductor : Fritz Reiner / Orchestra : Chicago Symphony Orchestra

 

1. Sonnenaufgang, 일출 (00:00)

2. Von den Hinterweltlern, 이면의 존재들의 대하여 (01:33)

3. Von der großen Sehnsucht, 거대한 그리움에 대하여 (04:44)

4. Von den Freuden und Leidenschaften 기쁨과 열정에 대하여 (06:29)

5. Das Grablied 무덤의 노래 (08:20)

6. Von der Wissenschaft 학문에 대하여 (10:35)

7. Der Genesende 회복되어 가는 자 (14:36)

8. Das Tanzlied 춤곡 (19:35)

9. Nachtwandlerlied 야행의 노래 (27:12)

 

조성을 살펴보면 C장조와 B장조가 혼용되어있는데 C장조(혹은 c단조)는 "우주"를 의미하고 B장조(혹은 b단조)는 "인류"를 의미한다.

 

맨 처음 부분인 일출은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그 부분이다.

낮은 C음을 오르간 포인트로 잡은 뒤, 도-솔-도 순으로 상승한 뒤 빰빰! 하는 바로 그 부분이다.

저 도-솔-도 모티프는 이 곡에서 아주 중요한 라이트모티프로 "자연의 동기"라고 명명하고 있다.

빰빰! 하는 부분의 코드는 반복할때마다 처음에는 C단조, C장조, F장조 순으로 바뀐다.

후반에는 어딘가 끊겨있는 음악이 마침내 장대하게 완성되며 웅장한 C장조 코드(우주)를 울리고 도입부를 끝맺는다.

 

두번째 부분(1분 33초)은 "이면의 존재들에 대하여"라는 파트로 여기서부턴 전부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부분일것이다.

"이면의 존재"란 불완전한 신을 믿고 선과 악 사이에 갇힌 존재를 의미한다.

처음에는 음산하고 신비로운 부분으로 시작하지만, 후반에는 Ab장조로 현악기에 의한 

종교적이면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 부분(2분 28초경)으로 바뀐다.

이 후반부는 슈트라우스의 뛰어난 선율성을 잘 보여주는 절경의 부분이다.

 

세번째 부분(4분 44초)은 "거대한 그리움에 대하여"라는 파트이다.

b단조(인류)로 조성이 바뀌며 처음에 제시되는 저음부에서 연주가 되는 올라가는 모티프는 바로 "그리움 모티프"이다.

아까 두번째 부분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기반으로 펼치지만 "그리움의 동기"와 "자연의 동기"가 

이를 계속 가로막으면서 마치 싸우듯이 전개가 된다.

 

네번째 부분(6분 29초)은 "기쁨과 열정에 대하여"라는 파트이다.

처음에 제시되는 c단조(우주)로 요동치는 정열적인 멜로디는 "열정 모티프", 반음계로 떨어지는 멜로디 (7분 9초에 들린다)가 "기쁨 모티프"이다.

열정과 기쁨을 얽혀가면서 활기차게 전개하지만 후반에는 갑자기 의혹을 제기하듯 금관의 "혐오 모티프"(7분 44초에 들린다)가 들려오더니

이 신호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점차 가라앉게 되면서 다음 부분으로 넘어간다.

 

다섯번째 부분(8분 20초)은 "무덤의 노래"이다.

b단조(인류)로 조성이 바뀌고 현악기가 선율을 주도하여 음울하고 구슬픈 무덤의 노래를 부르며, 

이 아래에서는 "열정 모티프", "자연 모티프"와 "그리움 모티프"들이 이를 보조한다.

 

여섯번째 부분(10분 35초)은 "학문에 대하여"이다.

"자연 모티프"를 기반으로 하여 C장조와 B장조를 오가는 모호한 멜로디를 통해 음산한 푸가를 전개한다.

모호한 멜로디와 푸가 특유의의 복잡함을 보면 공부하면 할수록 더욱 더 복잡한 "학문"의 세계를 잘 보여준다. 

이후 일곱번째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건너가게 된다

 

일곱번쨰 부분(14분 36초)은 "회복되어 가는 자"로 이 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차라투스트라"의 몰락과 회복을 묘사하고 있으며 "몰락" 부분과 "회복" 부분 두 파트로 나눌수 있다.

전반부는 앞의 "학문의 대하여"의 푸가 동기를 가져와서 격렬하고 드라마틱하게 전개한다.

슈트라우스는 여기에서 놀랍게도 멜로디에 12음을 모두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 마치 12음기법의 시초를 보여주는 듯하다.

상승하는 듯 하면서도 계속해서 반음계로 떨어지는 전개를 통하여 차라투스트라의 몰락을 묘사하고 있다.

몰락은 결국 "자연 모티프"를 장중하게 연주하는 부분으로 폭발하면서 파국을 묘사한 채 끝난다.

이제 다시 차라투스트라가 회복하는 후반부(16분 8초)는 마치 스케르초를 연상케하는 가볍고 경쾌한 부분으로

차근차근 크레셴도와 함께 조성을 우주의 C장조로 옮겨가도록 하여 차라투스트라의 재기를 묘사한다.

그리고 C장조에 마침내 도달하면, 8번째 부분으로 넘어간다.

 

여덟번째 부분(19분 35초)은 이 곡에서 가장 긴 "춤곡"부분으로 이 교향시의 일종의 "재현부"의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춤곡"이라는 제목답게 밝고 경쾌한 부분의 춤곡파트로, 중간중간 앞의 동기들을 밝은 분위기로 모두 재현한다.

특히 바이올린 솔로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점차 흥분되고 장대한 해피엔딩을 향하여 나아가는 전개를 하고 "야행의 노래"로 이어진다.

 

마침내 마지막 여정인 아홉번째 부분(27분 12초)는 갑자기 종이 땡! 하면서 12번이 울리더니(자정을 의미한다) 

음악이 반음계에 걸쳐 떨어지면서 앞에 흥분되었던 분위기를 천천히 가라앉힌다.

그리고 분위기가 착 가라앉으면, 느린 B장조(인류)를 기반으로 여운을 남기는 서정적이고 고요한 "야행의 노래"가 펼쳐진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갑자기 평화로운 분위기속에 C장조(우주)가 뒤엉킨 불협화음이 무례하게 끼어들기 시작하고

마지막 코드마저도 B장조와 C장조 코드가 이상하게 결합된 기묘한 결말과 함께 음악을 모두 끝맺는다.

굉장히 아이러니하고 많은 생각을 품게 만드는 결말이다.

 

 

이 곡이 사용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오프닝

 

 

 

Carmine_morality.png

가기전에 추천!

 

댓글 6

사요리 2024.01.10. 18:25
빰~~ 빰~~ 빰~~~ 빰빰!!! 빰빰빰!!! 빰!!!!!
댓글
Carmine 작성자 2024.01.10. 18:34
 취급주의
너무 유명한 곡
댓글
탁다이도 2024.01.10. 21:17
더 네이쳐 보이 릭 플레어 등장테마곡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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