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글챌린지 6월 1일

소작인은 자기 집 문간에 앉아 있었고, 운전사는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트랙터를 몰았다. 바퀴가 땅을 파고, 써레가 땅을 빗질하고, 음경처럼 생긴 파종기가 땅속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트랙터가 앞마당을 가로지르며 땅을 잘라내자 사람들의 발길에 단단하게 다져졌던 땅이 씨앗이 뿌려진 밭으로 변했다. 

트랙터가 다시 땅을 잘랐다. 파헤쳐지지 않은 땅은 이제 10피트밖에 남지 않았다. 트랙터가 다시 다가왔다. 쇠로 만든 흙받기가 집 한 귀퉁이로 파고들어 벽을 허물고 작은 집을 송두리째 뽑아 버렸다. 집이 옆으로 쓰러지며 벌레처럼 짓밟혔다. 운전사는 보안경을 쓰고, 고무로 만든 방진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있었다.

트랙터가 계속 일직선으로 나아가며 천둥 같은 소리로 공기와 땅을 진동시켰다. 소작인은 소총을 손에 들고 트랙터의 꽁무니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옆에는 아내가, 뒤에는 조용해진 아이들이 있었다. 모두들 트랙터의 꽁무니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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