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치부_나는 원래 닭발이 싫었다

왜 네가 거기서 나온걸까.

왜 하필 너였을까.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차마.

사실 알고 있다.

너는 내게 관심이 없다는 걸.

나 혼자 마음을 두고 설레고 신경쓴다는 걸.

그래도 말이지, 왜 하필 거기서 네가 나온 걸까.

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하늘이 무너지더라.

하늘을 탓했다.

신이란 놈이 있다면은 나를 괴롭히는 것이 낙인가 보다.

너의 취향에 나를 맞추려 부단히 노력했다.

패션 잡지를 구독했고,

먹지도 못하는 닭발을 연습했다.

마지막 한 개비 담배를 태우고 끊을 요량이었다.

부끄러웠다.

너는 몰랐겠지만, 아니 알고 있으면서도 상관 없었겠지만.

난 원래 닭발이 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