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글챌린지 이승우 '사랑의 생애' 중

  '나는 사랑할 자격이 없어'라고 고백하는 사람은 사랑 앞에서 자기 몸을 한껏 낮추면서 동시에 (그 겸손의 몸짓으로) 사랑을 한낱 자격의 문제로 끌어내린다. 자격은 '지금' 없을지라도, '언제든'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얻거나 잃을 수 있다. 잃거나 얻을 수 있다. 언제든 잃을 수 있으므로 얻었다고 우쭐할 것이 아니고 언제든 얻을 수 있으므로 잃었다고 아쉬워할 것도 아니다. 그런 속셈을 추측할 수 있다. 더 위악적으로 해석하자면, 그까짓 자격, 일부러 갖추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한 것일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격을 얻을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발적으로 그러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그 자격을 깎아내리고 자기를 높이는 방법. 자격보다 우위에 자기를 놓는 태도. 못해서가 아니라 하기 싫어서라는 포즈.

 

-이승우, '사랑의 생애' 중 .p.15

 

 

어제 간만에 추천받은 책도 볼겸 교보 갔다가 이 책도 같이 샀습니다.

원래 저는 이 작가를 몰랐는데 어디선가 이동진 평론가가 우리 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을 누군가 받는다면 이 작가가 받아야 한다 했던가?

여튼 이 작가의 문장을 높이 사고 추천하는 글을 본 기억이 나 집어들었어요. 

이승우의 소설은 이미 두번째인데 확실히 제 기억이 맞다면 이동진의 표현대로 문장이 '빼곡'하네요. 그래서 어려운 내용(이를테면 형이상학적인 주제)으로 진행되어도 독자가 흐름을 좇기도 쉬운거 같아요. 더불어 문장에서 느껴지는 재미도 있구요. 

도입부부터 인상적인 부분이 나와 옮겨보았습니다.

댓글 2

조현수 작성자 2020.08.21. 12:27
 리나군_주니어
넵 읽다보니 뒷부분까지 같이 가져왔어야 하는거 같긴한데 여튼 구절이 괜찮은 책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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