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시) 변하지 않는 시대의 모습 (겨울의 빛 - 김명인)
- 리나군
- 5
- 0
- 1
겨울의 빛
김명인
골목 안 국밥집에는 두 사내가 마주앉아
허름한 저녁을 들고 있다, 뚝배기 속으로
달그락거리던 숟갈질이 빈 반찬그릇에서 멎자
한 사내는 아쉬운 듯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붙여 물고
유리창 밖을 내다본다, 마주앉은 사내는
목덜미를 타고 내리는 식은땀은 닦아 낼
겨를도 없이 남은 국물을 들이마시고
마지막 깍두기를 씹고 있다, 언제 왔는지 어둠이
깊은 심연처럼 그릇 바닥에 고여
어둑히 내다보면 구겨지는 골목으로 벗어나며
저 사내에게도 갈 곳이 있다는 것일까
어느새 웃자란 수염이 차지한 뽀쪽턱을 비껴
추위에 움츠린 겨울의 가등(街燈)들이 무심한 듯
길바닥에 일렁거리지만
불빛이 감추는 망막 때문에 유리창 안쪽으로
따뜻한 것들이 기웃거리는지
아까부터 군청색 작업복의 사내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은
대책 없는 허술한 앞날일 뿐
잿빛 잠바도 모르는 사내들의 길 위로 어디서나
흔해빠진 길들을 차지하려고 사람들은
저렇게 바쁘게 오고 간다
-----------------------------------------------------------------------------------
그냥 편하게 편하게 읽히는 시다.
겨울의 국밥집의 풍경, 그리고 길의 풍경, 그리고 국밥을 먹는 사내의, 사람들의, 젊은이의 마음의 풍경이다.
이 시의 압권은 제목이 아닐까 싶다.
겨울에 빛은 있을까.
그리고 지금 우리의 삶에 빛은 있을까.
댓글 0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이벤트 | 마지막 날이니 손글씨 이벤트 | 운석열 | 183 | 11 | |
이벤트 | 헌혈 이벤트 6 | jacksonville | 449 | 18 | |
공지 | 미디어/도서/음악 갤러리 통합 규칙 8 | 리나군 | 927 | 20 | |
이벤트 | 도서 구입 / 영화 예매 / 음반 구매 / 공연 및 전시 인증 이벤트 3 | 리나군 | 884 | 7 | |
공지 | 후원내역 (2024/05/26) | 리나군 | 721 | 3 | |
공지 | 추천시 최소한의 정보는 주세요 | 안녕안녕반가워 | 1026 | 15 | |
잡담 |
기본
|
ChenchoGyeltshen | 98 | 10 | |
뮤직 |
이미지
|
운석열 | 84 | 8 | |
잡담 |
기본
|
꼰대 | 52 | 6 | |
잡담 |
파일
|
아이린애들러 | 57 | 7 | |
뮤직 |
이미지
|
꼰대 | 53 | 6 | |
잡담 |
기본
|
꼰대 | 52 | 6 | |
OTT |
기본
|
리나군 | 51 | 6 | |
잡담 |
기본
|
Rocket | 42 | 8 | |
잡담 |
기본
|
리나군 | 61 | 9 | |
잡담 |
기본
|
mrfeelgood | 69 | 8 | |
잡담 |
기본
|
사실은이렇습니다 | 59 | 9 | |
잡담 |
기본
|
운석열 | 72 | 8 | |
잡담 |
기본
|
비에이라 | 71 | 11 | |
잡담 |
기본
|
꼰대 | 44 | 4 | |
잡담 |
이미지
|
운석열 | 59 | 6 | |
이벤트 |
이미지
|
럭키금성황소 | 56 | 8 | |
뮤직 |
이미지
|
Jarrett | 42 | 6 | |
잡담 |
기본
|
운석열 | 84 | 7 | |
잡담 |
기본
|
설윤 | 56 | 7 | |
잡담 |
이미지
|
너넨먼데 | 63 |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