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리스마스에는 이 영화, [Eternal Sunshine]

제 77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수상 / 여우주연상 후보작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주연.

개인적인 21세기 최고의 멜로 영화.

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 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하는데... 당신을 지우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요?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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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기억을 지우지 않았다면, 

그럼 아마도 조엘은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정리했을 것이다. 

좋은기억은 남기고, 안좋은 기억은 버리고.

니체의 말대로 망각은 인간에게 내려진 선물이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사랑의 기억은,

씁쓸한 커피 위를 하얗게 덮어버리는 우유처럼 그렇게 망각하고 나서야 달콤하게 남는게 아닐까.

다른사람의 기억은 어쩔 수 없지만, 내 기억은 내가 스스로 조작할 수 있으니까.

불완전한 기억 속에서 영원처럼 남는게 있다면,

기억은 의지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강하고 순수한 의지로 남겨뒀기 때문이다.

망각이라는 이 소재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같은 연말이 되면 이 영화가 생각나고, 보고싶어지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올해 좋은일이 없었다고 해서, 혹은 과거의 기억들이 발목을 잡아서 내년에도 또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할것같고, 이전보다 나아질게 없을 것 같아도.

인간은 원래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인생은 우리가 스스로 만질 수 있기에. 그러한 실수들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쪽팔려 하고.

조금씩 배워 나가는 거기 때문에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 How happy is the blameless vestal’s lot!

  The world forgetting, by the world forgot.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Each pray’r accepted, and each wish resign’d? "

알렉산더 포프, 'Eloisa to Abelard'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