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제 봤다

저는 영화 내내 조제의 선택이라는게 있긴했는지, 저런 좁은 세계 속에서의 결정도 결정이라 할 수 있는지 그런 생각만 계속 했네요..

조제가 상당히 독립적이지 않나요?
조제는 일반인과 똑같은 사랑을 하고 똑같은 이별을 해요. 헤어지는 과정에서 남자가 핑계댄게 비겁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비겁한 이유로 이별하나요. 그리 생각하면 딱히 불쌍하지도 않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지속적으로 조제가 장애인인 것을 자각시켜주죠. 이 모순과 복잡한 감정이 이 영화를 좋은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 핑계가 '장애'였으니까요. 평생을 장애라는 굴레 속에서 독립적이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에게 이별의 이유마저 장애였으니 많이 씁쓸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전 조제의 사고나 말은 독립적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삶은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츠네오의 호기심이 없었다면 계속 아침동안 잠깐의 산책만 허용됐을테니까요

하지만, 조제는 충분히 독립적입니다. 그 우에노 주리랑 싸우는 장면이 명장면이죠. 독립적이지만, 그 한계도 명확히 보여주는.
이 영화 내내 장애를 관객에게 각인시키는 것은, 조제의 독립적 삶(연애) 속에서 갖고 있는 자연스런 한계(장애)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즉, 모든 사람들이, 일반적인 삶 속에서도 어떠한 한계를 갖고 있다는 걸 단지,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싸움터에도 누가 끌어줘야 갈 수 있고, 뺨도 상대방이 내밀어야 칠 수 있는.

연애가 독립적인 삶이었다고 하기에는 조제의 세상에 남자가 몇이나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작은 세계에서의 선택도 선택이라 부를 수 있을까'를 계속 생각했구요.

그런 한계를 님이나 저나 갖고 있는거죠. 우리는 온전히 자유롭게 싸울 수 있을까요. 비장애인인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게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그저 '장애'를 통해 평범한 삶을 극적으로 보여줬을 뿐이에요. 장애인 조제 안에서 비장애인인 '우리'의 연애와 삶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 한계의 차이가 리나군님 말처럼 너무 '극단적'이기때문에.. '평범한 삶을 극적으로 보여줬다'고 표현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전 우리의 삶과 비교하며 보기보단, 그저 조제의 삶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