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평양냉면

전문적으로 파고 들지 말고

동치미 육수에 그 꼬득거리는 면발이 나는 참 싫었다.

그래서 나는 냉면을 싫어하고, 그 약재맛 살짝 나고 쫄깃한 밀면을 그렇게도 사랑했다.

내 고향 부산에가면 꼭 밀면을 한사바리 곱배기로 해치워야 부산에 온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평양냉면을 만났다.

시작은 별거 아니었다.

그저 동네에서 조금 유명한 평양냉면 가게였는데, 우리 팀 부장이 거기 평양냉면 그럭저럭 괜찮다면서 데려가서 먹었는데, 거기서 입이 트였다.

물론 이전에도 평양냉면을 몇번 먹어봤지만, 그렇게 묽고 맑으면서 육향이 은은하게 베어나오는 국물은 그 때 처음 먹었다.

그 이후부터 평양냉면 유명한 가게를 몇번 갔고, 그렇게 조금씩 입맛을 들여갔다.

육향이 과하게 세거나 혹은 조미료 맛이 약하게 날 정도로 짠 육수를 싫어한다.

그저 맑고 묽은 그 투명함이 좋다.

면과 함께 그 국물의 고기맛이 함께 입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좋고,

국물이 넘어간 뒤, 면을 우물우물 씹으면서 대접을 들어 국물을 한번 더 마실 때의 그 쨍한 맛이 전율이다.

그릇을 놓고 정수리를 누른 뒤, 눈을 찡긋하며 '캬'하는 탄성을 내뱉을 때, 그 소리와 함께 목젖에서 넘어오는 고기 향이 예술이다.

이제는 밀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평양냉면 맛을 보고 난 후, 나는 밀면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래도 가끔 생각이 나서 먹기는 하지만, 내 인생 최고의 냉면은 평양냉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