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그냥 오랜만에 온김에 비얘기쓰면 츄르라길래
- 콜체스터U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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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나는 시골과 도시의 중간쯤되는 동네에 살았다.
머리위로 비행기가 오르내리는 공항근처 촌동네.
시내까지 버스 한정거장이면 가지만, 집앞으로는 논이 펼쳐져있는,
도시라기엔 풀내음이 향긋하고, 촌이라기엔 회색빛이 짙은 동네.
비만 오면 개골개골 소리가 양쪽 귀를 맴돌고, 타닥탁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가 나는 그렇게도 좋았다.
가만히 문을 열고 빗소리를 들으며 바닥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고있으면
머리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
야 비들이친다 고만하고 밥묵제이 하는 할머니의 목소리도 좋았다.
떡진 머리로 부스스 일어나 빗물을 할짝할짝 핥던 누렁이의 나른함도 좋았고,
퀴퀴한 흙냄새사이로 꾸물꾸물 기어가던 지렁이가 그리는 어지러운 몸동작도 좋았다.
이제는 무릎이 쑤시고, 온몸이 축축 쳐지는 비오는 날이지만,
건물 처마밑에서 담배한대물고 빗소리를 멍하니 듣다보면은
어렸을적 동네의 흙내음이 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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