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이별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가 응원하는 롯데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가 은퇴한다.

 

이대호는 내가 처음으로 가져 본 롯데의 4번타자 다운 4번타자였다.

 

이대호 등장 전 (2000년대 중반)까지 롯데의 4번 타자하면,

 

다른 팀의 4번 타자들에 비해 대체로 약한 선수들이었다.

 

그나마 마해영이 잘하긴 했는데, 선수협 파동으로 강제 이적 당했었고..

 

홈런 20개 겨우 칠랑 말랑 한 선수들이 보통 4번 타자였다.

 

그러던 나에게 이대호는 꿈과 희망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타팀에 4번 타자 다운 4번 타자라고 내세울 만한 선수가 나온 것이다.

 

심지어 2010년 이대호는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 (타율, 홈런, 타점, 득점, 안타, 출루율, 장타율)을 이뤄낸다.

 

거기다 해외 대회에서의 성적도 좋아서 조선의 4번타자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다.

 

 

내가 가장 마음 아팠던 것은 이후 연봉협상에서였는데,

 

타격 7관왕을 하고도 수년 전의 이승엽과 같은 돈을 받았다는 것.. 그것도 연봉조정까지 가서..

 

이럴 때 롯데 팬의 자존심을 좀 세워줬으면 했는데 참 좆같은 구단..

 

그깟 2천만원을 안 주려고 연봉조정까지 갔떤 구단 대신에, 당시 팬들은 2천만원을 모으는 운동을 했었고,

 

이대호는 그 돈을 기부한 뒤, FA 때 쿨하게 일본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일본 재패, 메이저리그 도전까지 하고 돌아온 나의 이대호는,

 

이후로도 계속해서 롯데에서 활약을 한다.

 

그가 말 몇마디 나쁘게 한 사실은 분명히 있지만, 그래서 그가 미워진 적도 있지만,

 

참 팬이라는게 그래도 이게 끊어질 수가 없는 거더라.

 

 

우리집 근처에는 이대호의 동상이 있다.

 

이대호의 할머니가 팔도시장에서 된장을 팔며 이대호를 키웠다던 그 자리에 이대호의 동상이 있다.

 

(사실 야구선수 동상인데 이대호 동상이라 봐도 무방하다)

 

image.png

 

 

참 아쉬운 것이, 그의 연봉갖고 먹튀니 뭐니하는데,

 

어차피 선수의 몸값에는 그 선수가 그동안 쌓아올린 것, 그리고 팬심과 상업 가치 등이 모두 녹여져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대호가 돈을 적게 받건, 많이 받건 큰 신경 쓰지 않는데, 

 

받는 것에 비해 못한다고 욕했던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마음이 아프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같은 팀 팬인데 좀 그 선수의 역사를 봐주면서 조금 눈감아주었으면..하는 마음도 솔직히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팬인 입장에서 2011년 연봉 협상때 그깟 2천만원 못줘서 연봉조정까지 갔던 것에 대한 부채감(왜 팬이 느껴야하는가)도 좀 있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이대호보다 잘 친 타자는 롯데에 없다.

 

아니 나라에도 몇 없다.

 

그런 선수의 말년까지 좋게 은퇴시키는 의미라면, 그런 연봉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대호 외의 다른 팀 FA를 그 돈을 주고 사왔다면 말이 달랐겠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는 내새끼다. 내 식구다. 뭘 해줘도 안 아깝다.

 

강민호, 손아섭까지 나간 마당에, 이제 내 새끼는 이대호밖에 없다.

 

거기다가 또 부산 팀이라고, 부산 출신 선수한테 마음도 더 간다.

 

이러나저러나 이대호는 내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선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이대호가 타격 2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대호가 은퇴 번복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좀 있다.

 

아름다운 은퇴 따윈 좆까라하고, 그냥 실력이 있는데 왜...

 

그냥 조금 더 뛰어줬으면, 그래서 말년에 1할 타율 치고, 스스로 물러났으면.. 하는 마음이 솔직한 심정인데,

 

또 아름다운 이별이니 뭐니 하면서 그건 잘 안되나보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냥 마음이 많이 아프다.

 

어쩌다 부산에 태어나, 약해빠진 팀으로 들어오고, 그래서 우승 한번 못해보고 (일본에서라도 해서 다행이야..)

 

별명은 조선의 4번 타자인데, 팀은 부산 침공 왜구 수준이니..

 

그저 팬 입장에서 안타깝다.

 

 

제발 은퇴를 번복했으면 좋겠고, 그게 안된다면, 정말정말 아름다운, 훌륭하고 기억에 남을 그런 은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대호 스스로에게라도.

 

 

댓글 2

luve 2022.06.27. 23:47
롯데 그 자체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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