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시간이 지날수록 더 생각나는 이별

 

 

이별하면 가장 생각나는, 지금까지도 가끔 생각하는

 

고교시절의 친구가 있었다.

 

 

그는 퉁명스러웠지만 자고있으면 일어나라고 깨워주기도 했던 나의 짝궁이었다.

 

서로 말이 많지않은탓에 반년을 같이 보낸 짝궁이지만 그와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와의 인연이 끝난줄 알았으나,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진학하게 되면서 그와의 인연은 계속 된다

 

OT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우리는 반가움, 그리고 당황스러움 반

 

" 어 너 왜 여기있냐??ㅋㅋ"

 

 

대학시절 잘어울리던 나랑 달리 그는 고교시절처럼 조용히 지냈다.

 

 

나밖에 아는사람이 없는 그가 점점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축구동아리도 넣어주고 한번씩 끌고 다녔지만 그는 계속 적응하기 어려운듯 했다.

 

 

 

그나마 그에게 위안이있다면 축구뿐. 공을 좀 차던 그는 축구시간만큼은 존재감이 넘쳐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여자들에 정신팔려 그에게 더 신경쓰지 못했다.

 

 

 

1학년이 끝나고 서로 인사도 하지못한채 자연스레 입대하게 된다

 

복무시절 행정반에 그에게서 전화가 온적이 있었다.

 

 

 

그에게는 엄청 어려웠을 전화였을텐데,

당시 바빴던 탓에 별이야기 하지못하고 끊었다

 

 

그것은 그와 나의 첫통화이자, 마지막 통화였다

 

' 이렇게 될줄 알았으면 조금더 통화할걸'

 

 

전역을 하고 서로 복학을 하게되면서 그에게서 종종연락이 왔다.

 

복학후 그는 더 적응이 어려워 보였다.

 

'밥먹었냐' 같이 밥을 먹자는 신호를 애써 모른채 외면하였다.

 

 

 

어느날 그가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간다길래

그런걸 왜받냐 그거 다 상술이야 하면서 놀려댔다.

 

 

그런 그가 치료를 받아야한다며 나오지 않았고

젊고 건강한 그를 생각하며 나는 대수롭게 생각하지않았다

 

'치료하면 금방 낫겠지 뭐'

 

 

그렇게 복학후 1학기가 끝나고 나는 휴학하면서 자연스레 그와의 소식은 끊겼다.

 

 

그로부터 1년정도 지났을때 한 부고소식을 듣게된다

 

 

" 야 OO이 죽었대. " 

 

 

뭐?????????????

 

 

그렇게 아팠으면서 그는 왜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나갔을까

 

장례식장에서 만난 고교친구들은 내게 물었다

 

"너 OO이랑 같은 과가지않았냐??"

 

 

모든 것은 나의 잘못이었다.

 

한번 연락해볼껄... 그에게는 나밖에 없었을텐데...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늦었다.

 

특히 "병원을 왜가" 장난스레 던졌던 나의 말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회하고있다.

 

 

그에게 닿지 않겠지만, 그에게 닿기를 바라며..............

 

메시사진만 덩그러니 남긴 그의 싸이월드에 뒤늦은 작별인사를 남겼지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에게 모든것이 후회가되서...

 

 

그가 떠난 직후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더 생각나게 된다

 

삶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그때의 일을 벌받는건 아닐지....

 

 

 

이제는 오랜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흐려져간다

 

 

 

이글을 쓰며 그에게 무심했던 지난날을 다시 반성하게 된다

 

부디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