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정보 수트의 솔리드나 플레인은 정말 무늬가 없을까(직조 방법에 따른 여러 가지 솔리드 패턴들)

울 수트의 무늬를 고르자면 사람들은 흔히 솔리드(민무늬), 체크, 스트라이프를 떠올리고, 이외에 헤링본이나 페이즐리 등 다른 패턴을 고르곤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일상적으로 입을 수 있으며, 또한 가장 포멀한 것도 솔리드 컬러로 여겨진다.

하지만 솔리드 컬러에는 정말 아무런 무늬도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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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다양한 울의 짜임을 설명하기 전에 기본적인 짜임(weave)를 설명하고자 한다. 내가 직물 업계에서 일하는 것도 그쪽에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대충만 설명하자면, 사진의 검은색 칸이 날실(weft), 즉 세로 방향으로 짜이는 실이고 하얀색은 씨실(warp), 즉 가로 방향으로 짜이는 실이다. 이를 통해서 보면,

 

1) 평직(Plain weave): 씨실과 날실이 일대일로 교차함. 

2) 능직(Twill weave): 씨실이 날실을 두 번 통과하면서 교차함. 그래서 원단을 자세히 보면 나선형의 희미한 무늬를 확인할 수 있음.

3) 공단(Sateen{Satin} weave): 씨실이 많은 수(사진에서는 7번) 통과하면서 교차함. 기본적으로는 4번이라고 한다.

 

이 됨을 알 수 있고, 이 중 표면이 번들거리는 효과가 나와서 울보다는 실크 등에 많이 쓰이는 새틴을 제외하면 평직과 능직이 수트 원단을 만들 때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증에서 평직으로는 보통 얇게 만들어서 여름용의 수트가 인기있고, 능직으로는 조금 더 격식있고, 사계절에 어울리는 수트를 만드는 편이다.

또한 헤링본, 픽앤픽 등의 많은 패턴이 원단을 어떻게 짜느냐에서 나오기 때문에, 스트라이프 등 인위적으로 무늬를 그려넣는 게 아니면 실질적으로 여기서 많은 패턴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수트 원단으로 많이 채택되고 포멀하다고 여겨지는 패턴은 능직 부분에서 많이 나온다.

 

능직으로 직조되는 직물들과 그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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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지(Surge): 가장 기본이 되는 트윌 패턴으로, 희미한 방사형의 무늬가 보인다. 그리스어에서 온 말에서 짐작 가능하듯이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짜임 방식으로, 보통 솔리드 수트이면서 패턴에 대해 아무 말이 없으면 서지 수트일 가능성이 높다. 원단 특성 상 얇게 만들 수도, 두껍게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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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중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서지 트윌 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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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버딘(Gabardine): 원래는 외투를 가리키는 용어였으나 현재엔 19세기 말 토머스 버버리가 개발해 낸 원단 짜임 방식과 그 원단을 가리킨다. 서지보다는 조금 더 수평에 가까운 나선형 무늬를 갖고 있으며 촉감은 부럽지만 의외로 질기고 습기에 강하다. 수트보다는 외투용인데, 제임스 본드가 영화에 수트를 입고 나온 뒤로는 수트용으로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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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가 입었던 베이지 색 개버딘 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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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플란넬(Flannel) :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고 하며, 사실 평직으로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수트에 쓰이는 건 보통 능직으로, 두꺼운 울을 사용하고 털들이 눈에 보일 만큼 삐져나오는 등 상당히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사계절용보단 가을 겨울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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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란넬 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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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샤크스킨(Sharkskin): 픽앤픽(Pick and Pick)이라고도 하는 이 직물의 특징은 짜임 시에 어두운 색상과 비교적 밝은 색상의 실을 사용해서 특유의 무늬를 낸다는 점이다. 덕분에 특유의 색감이 생기며 일부 색상의 경우 멀리서 보면 살짝 반짝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보통 샤크스킨까지는 솔리드로 취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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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크스킨 수트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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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드의 일종인 해리스 트위드)

 

5. 트위드(Tweed): 여기서부터는 보통 패턴이 있음으로 따로 빼는데, 가끔 솔리드에 포함되어 있다.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트윌이라고 부르던 것을 잉글랜드인이 혼동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으며, 스코틀랜드 산악지대의 섬난한 지세와 악천후를 버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결과로 습기에 강하고 발수성도 좋은 편이다. 또 위의 다른 트윌 패턴과 달리 트위드는 특유의 나선형이 표면에 그대로 노출되며, 거친 느낌을 준다. 또한 격식있음과는 거리가 먼 종류이기도 하다. 여기서 실을 조금 더 촘촘하게 짜서 V자 패턴을 만들 수도 있는데 이쪽은 헤링본 트위드라고 따로 이름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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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트위드로 만들어진 재킷의 예)

 

 

이외에도 하운드투스라는, 마치 개가 문 듯한 패턴도 능직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이쪽은 아예 솔리드라고 부를 수가 없다.

 

 

평직으로 직조되는 직물들과 그 패턴

 

보통 평직으로는 직물 특유의 무늬를 살리는 쪽이 인기있고, 솔리드에 해당하는 쪽은 별로 없다. 예를 들면 버드아이 패턴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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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아이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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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로피컬 울(Tropical wool): 평직 중에서도 꼬임이 심한 실을 상당히 느슨하게 엮어서 틈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며, 그래서 더욱 가볍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자기 주장이 약하기 때문에 격식있는 자리에 입을 수 있다. 여름 수트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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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 울 수트의 예. 격자형의 짜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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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어서커(Seersucker) : 페르시아어에서 온 독특한 이름을 달고 있는 이 직물은 필연적으로 씨실이 2종류 들어가며, 고도의 손재주를 필요로 한다. 덕분에 군데군데 특유의 주름이 생긴다.

보통 면으로 만들고, 흰색/파란색 세로 줄무늬가 인기있으나 솔리드 패턴으로도 만들 수 있다. 또한 위에 보이다시피 울로도 이 패턴을 만들 수 있으나 수요는 그리 높지 않다. 여름용으로 적합하며, 비격식적이고 가벼운 자리에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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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서커 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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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홉색(Hopsack): 굉주리를 짜듯 얼기설기 짜는 방법을 얘기하는 용어로, 경량의 여름 수트에 적합하며 상당히 가볍고, 통기성이 좋으나 변형이 쉽고 구겨지기 쉬운 게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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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색 수트)

 

 

이렇듯 솔리드로 분류되거나 분류될 수 있는 패턴들도 저마다 특색이 있고 특색에 따른 일정한 패턴을 갖추고 있다. 이를 숙지하고 구매한다면 조금 더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것이다.

댓글 11

매트부처 작성자 2021.08.17. 23:52
 권은비
그래도 솔리드가 무난하니 ㅋㅋ
댓글
권은비 2021.08.17. 23:55
 매트부처
대부분 아빠가 그냥 너입어라 하고 주신게 대부분이라 지금처럼 핏한 옷들이 아니라 대부분 뚝 떨어지는 핏이 대부분인데 이게 클래식함 아니겠는교!
댓글
김봉필 2021.08.18. 00:02
본인특) 태어나서 슈트 입어본적 한번듀 없음
댓글
매트부처 작성자 2021.08.18. 00:05
 김봉필
불편한 옷이긴 함 ㄹㅇ
댓글
김봉필 2021.08.18. 00:09
 매트부처
와꾸가 씹잼민이라 어케입어도 어색하더라 ㅠㅠ
어ㄴ젠근 꼭 입어보고시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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