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결산 [FM19] 슬기로운 상암생활 #5 아드리아노 문제

<NEWS: FC 서울 상주 상무 상대로 2:1 승리> 서울은 울산에게 쓰라린 패배를 당했지만 위기를 반등삼아 연승 중이다. 퇴장으로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던 아드리아노는 이날 복귀해 선취점을 기록했다. 후반 문선민의 득점으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는 듯 하였으나 종료 직전 페시치의 극장 골로 서울은 3연승을 이룩했다. 현대 FC 서울의 K리그 순위는 2위다.

 

 

와 3연승!

 

 

감독님이 아드리아노에게 2주 급료 정지 징계를 내렸을 때는 좀 불안했는데, 아드리아노는 복귀하자마자 득점을 기록했어여. 현재 6경기 5골이에여.

 

 

그래 그건 다행이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지.

 

 

뭐에여?

 

 

아드리아노 저 녀석이 아직도 나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하러 오지 않았어.

 

 

그래도 감독님이 내린 징계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반성하는 게 아닐까여?

 

 

그런 악의적인 퇴장에 2주 급료 징계를 내리는 거야 당연한 거고, 감독한테 따로 와서 사과해야지. 징계를 내린지 한참 지났는데 연락이 없어.

 

 

감독님 혹시 꼰대에여?

 

 

아드리아노는 감독의 권위에 도전했어. 이런 걸 그대로 내버려두면 앞으로 팀을 장악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아드리아노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파악해야 해.

 

 

그럼 아드리아노의 마음 속은 어떻게 파악하면 좋을까요?

 

 

인스타를 들어가본다.

 

 

개인 인스타 계정에서 생각을 어떻게 알아요... 감독님 여자친구랑 헤어지면 계속 SNS들어가서 뭐하나 감시하는 그런 성격이에여?

 

 

야 시끄럽고 아드리아노가 프로 의식이 있다면 인스타에 훈련에 전념한다든지 과거의 실수를 후회한다든지 그런 감성이 남아있겠지. 그럼 들어가본다.

 

 

 

 

 

 

 

 

 

 

 

 

이 놈은 왜 프로선수가 맥주마신 걸 자랑인마냥 인스타에 올리고 있는 거야!

 

 

저렇게 생활하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도 대단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아드리아노가 나에게 반항하는 주제에 반성하는 것 같지도 않는다는 거야.

 

 

씨드야 박주영좀 불러와라

 

 

 

 

 

 

 

 

부르셨습니까 감독님?

 

 

그래 주영아. 아드리아노 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러 불렀어.

 

 

네. 혹시 아드리아노가 또 사고를 쳤습니까?

 

 

요새 잘하고 있다만 지금도 영 태도가 안 좋아. 지금 왜 이 모양인지 알고 있는 게 있냐?

 

 

...이전부터 아드리아노가 개인적으로 감독님께 서운한 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서운해?

 

 

아시다시피 과거 아드리아노는 FC 서울 최고의 스타였습니다. 서울의 1시즌 최다 득점인 35골도 아드리아노의 기록입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오면서 아드리아노의 입지는 많이 낮아졌습니다. 특히 기성용이 온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자신도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는 기성용에게 가고, 연봉도 어마어마하게 차이나고, 또...

 

 

아드리아노 본인이 무명 감독인 나를 만만하게 여기고 있는 것도 있을 테고.

 

 

네...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맞아. 오히려 안 그러면 이상하지. 아드리아노가 '요괴'라고 불렀던 대전 시절에도 감독이 제어를 못해서 우리 서울로 온 거니까. 최용수 감독이니까 아드리아노를 장악할 수 있었지.

 

 

아마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겠지. 아드리아노를 용서하고 조진호 감독처럼 친근하게 지내든가, 아니면 최용수 감독처럼 찍어 누르든가. 어떻게 할까?

 

 

네?

 

 

너의 의견을 묻는 거야. 내가 아드리아노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아드리아노를 길들이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아드리아노는 감독의 권위에 도전했는데 이걸 그냥 넘기는 건 득보다 실이 더 클 것 같습니다.

 

 

그래. 그래도 무작정 선수를 찍어누르면 아드리아노와 친한 선수들이 반발한텐데 그건 어떻게 생각해?

 

 

그건 당연히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고맙다 주영아. 너가 그렇게 말해줄 줄은 몰랐어.

 

 

감독님. 그 때 약속하셨잖습니까. 저는 제가 할 일을 하는 거 뿐입니다.

 

 

그래. 이제 팀을 소집해야겠군.

 

 

 

 

 

 

 

 

 

 

 

 

자 선수들 전부 모였나? 이제 팀 미팅 시간이야.

 

 

5월 5일은 어린이날을 기념해서 수원 삼성과의 슈퍼 매치가 있는 날이야. 그래서 5월 2일 경남전은 어느 정도 로테이션을 돌릴 거야.

 

 

경남과의 경기에서는 조영욱이 선발로 나오게 될 거야. 페시치는 후보로 돌리고, 아드리아노는 명단 제외다.

 

 

 

아드리아노는 요새 태도가 불량해서 경고다. 너는 다른 선수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 있어.

 

 

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셨네요.

 

 

미안하지만 생각을 바꾸진 않을 걸세. 앞으로의 행동을 주시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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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말씀드리자면 전 아드리아노를 정말로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올해 2월 아드리아노가 경기 출전할 때 소리 지르며 기립 박수도 쳤습니다...

 

아래는 4월 말 기준 K리그 득점 순위 입니다. 글자가 짤렸는데 1위는 비욘 존슨, 5위는 팔로세비치 입니다. 2위인 김신욱은 19년 여름에 선화로 이적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