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리뷰] 이번 시즌 세비야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세비야 vs 레알 마드리드 경기로 보는 세비야의 변화)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1위 자리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세비야가 차지하고 있다. 파블로 마친 감독이 새로 부임한 가운데, 과연 그들은 어떤 변화가 생겼기에 이토록 잘 나가고 있는 것일까. 일단 지난 시즌의 세비야를 살펴본다면, 아니 그 이전까지의 모습을 살펴보아도 세비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포백을 바탕으로 한 4-2-3-1 시스템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파블로 마친 감독 체제의 세비야는 조금 많이 달라졌다. 

 

양팀 선발 라인업.png세비야 vs 레알 마드리드 경기 선발 라인업

 

 세비야는 지난 시즌에 보여준 포백 체제에서 완전히 탈바꿈하여 3-5-2 시스템을 장착했다. 신기하게도 세비야의 3-5-2 시스템에서는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존재하지 않는다. 표면상으로는 그 위치에 에베르 바네가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홀딩에 목적을 두지 않았다. 바네가의 아래쪽 배치는 쓰리백으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을 위한 것이었는데, 바네가는 이 위치에서 경기 내내 볼 배급과 자유로운 좌우 전개, 심지어는 윗선으로 전진해 드리블 돌파까지 선보이며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과 수비진들을 힘겹게 했다. 이런 바네가의 움직임을 그냥 두고 볼리 없었던 로페테기는 루카 모드리치를 2선으로 끌어올리는 선택을 했다. 

 

모드리치와 사라비아.png4-2-3-1 형태로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한 레알 마드리드

 

 하지만 이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바네가를 견제하기 위해 모드리치를 올려보내면서, 중원에 있던 파블로 사라비아가 완전히 프리하게 놓여진 것이다. 이번 시즌 세비야는 헤수스 나바스를 윙백으로 기용하여 거진 윙어처럼 전진 배치시키고 있는데, 사라비아의 위치가 텅 비면서 나바스의 전진이 훨씬 더 자유로워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리고 첫번째 실점 장면 또한 모드리치의 전방 압박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텅 비어버린 중원.png전방 압박 실패로 텅 비어버린 중원

 

 이 날 모드리치는 UEFA 올해의 선수상과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수비적인 측면에서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했다. 또 한 번 전방 압박에 실패하면서 바네가의 발 끝에서 다이렉트 패스가 나왔고, 크로스까지 가담했던 전방 압박 속에 완전히 비어버린 우측 중원 지역에서 세비야는 정말 빠르게 공격을 진행했다. 결과는 안드레 실바의 골로 연결되었으며, 이후 전반전은 완전히 세비야가 잡아갔다.  

 

 여기까지 봤을 때 공격 부분의 변화는 뚜렷하게 보였다. 스티븐 은존지의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를 에베르 바네가라는 뛰어난 플레이메이커가 메우면서 기초 빌드업의 안정성을 확보했고, 동시에 바네가라는 뛰어난 플레이메이커를 견제할 목적으로 상대 선수들이 깊숙하게 내려오면서 중원의 사라비아가 자유로워지는 효과까지 이끌어냈다. 그리고 양 측면의 윙백들은 바네가의 좌우 전환 패스를 기다리며 미들 써드에서부터 파이널 써드까지 전진하는 거의 윙어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쳐주면서 세비야의 굉장히 '공격적인 쓰리백'을 완성시켰다. 올해 있었던 겨울 이적시장에서 세비야에 새롭게 합류했던 유망주 길레르메 아라나의 성장과 팀의 주장 헤수스 나바스의 완벽 부활로 세비야는 이 공격적인 쓰리백을 더욱 완성도 높게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헤수스 나바스는 현재 라리가 도움 1위를 달리며 세비야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이 증명되고 있고, 또한 필자가 꼽는 레알 마드리드 전 숨은 MVP이기도 하다. 

 

세비야의 수비.png

 

 그렇다면 수비적으로는 어떠한 변화가 생겼을까. 이 날 세비야는 레알 마드리드가 자랑하는 세 명의 미드필더, 크카모 라인을 견제하기 위해 전방에서부터 굉장한 하이 프레싱을 보여줬다. 다만 이 하이 프레싱을 하는 와중에도 레알 마드리드의 빠른 전개를 막아내기 위해 수비 시에는 양 측면의 윙백들이 모두 내려와 파이브백을 구성했다. 위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사라비아와 바스케스가 투톱을 이루고 있는 벤 예데르와 안드레 실바 위치까지 번갈아 올라서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 장악을 방해했다. 이후 템포가 다운이 되었다 싶으면 바스케스가 아예 바네가 옆으로 내려오면서 투볼란치를 구성했고, 안드레 실바는 2선으로 내려와 사라비아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을 꾸준히 견제했다. 결론적으로 수비 시에는 5-2-2-1 형태로 벤 예데르를 제외하면 거의 모두 하프 라인 아래로 내려왔고, 주력과 드리블 능력이 좋은 벤 예데르를 원 톱에 세워두면서 빠른 속공을 노렸다. 

 

 여기까지 봤을 때, 파블로 마친 감독의 3-5-2 시스템은 결국 양 측면 윙백들의 빠른 공수 전환 능력과 에베르 바네가의 플레이메이킹 능력, 그리고 벤 예데르와 안드레 실바, 여기에 파블로 사라비아까지 더한 공격진의 빠른 침투와 마무리로 이루어진 속공 전술이다. 지난 시즌, 혹은 그 이전에 우나이 에메리 감독과 함께 했던 전성기 시절의 세비야가 보여준 지공을 위주로 만들어진 세비야의 색깔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시즌 마친 감독의 세비야가 탄생한 것이다. 과연 이 세비야는 어디까지 질주할 것인가. 파블로 마친 감독 하의 세비야를 아직까지는 라리가 팀들이 완벽히 공략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런 와중에 세비야의 다음 상대는 리그 '4경기 무승' 중인 전통 강호 FC 바르셀로나이다. 과연 마친 감독의 세비야는 레알 마드리드를 무너뜨린 이 시스템으로, 바르셀로나마저 정복할 수 있을까?

 

 

원문 - https://blog.naver.com/jhl3689/221377264188

댓글 13

슬레이어스박서 2018.10.14. 14:42
레알이랑할때 진짜 빠른공수전환이 인상깊었음
공격할때는 나바스가 평소같은 윙의 모습으로 후두려패고 
레알이 공을 잡으면 어느새 수비가 5백
댓글
Ending 2018.10.14. 15:44
글은 잘 읽었습니다. 다만 선수 포메이션 보여주실 때 약간 가독성이 떨어지네요. 선수한테 번호 부여했으면 좋았을 듯
댓글
발베르데감독님 작성자 2018.10.14. 15:45
 Ending

조언 감사합니다! 포메이션 설명하는 글은 아예 처음 써보는지라 많이 부족했나보네요. 다음부터는 반영하여 작성해보겠습니다 ㅎㅎ

댓글
팩민 2018.10.14. 15:51
바네가는 정말...제가 진짜 좋아하는 선숩니다
댓글
서스 2018.10.14. 16:05
저는 형광색이라 눈 아프지만 너무 잘봤스빈다 
댓글
발베르데감독님 작성자 2018.10.14. 16:20
 서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글을 쓸 기회가 생기면 좀 더 보기 편한 사진자료 준비해오겠숩니당 ㅎㅎ
댓글
서스 2018.10.14. 16:22
 발베르데감독님
아닙니다 아유 감사합니다 감사감사합니다
댓글
Crud 2018.10.14. 16:38
진짜 개무섭다...... 이길 수 있을까 ㅠㅠ
댓글
강미나 2018.10.14. 17:02
앙실은 역시 투톱이 젤 잘 맞는거 같고 사라비아랑 바스케즈 2.5선 기용 + 바네가 빌드업 위주의 3미들도 되게 견고한듯
댓글
외질 2018.10.14. 20:37
감독님 그래서 라키티치는 올해 안에 죽일 계획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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