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나쁜 독은 달콤한 꿀 속에 숨어 기다린다. (뒤늦은 챔스16강 2차전 알레띠 패배에 대한 잡설)

우선 원투펀치와 유튜브 새벽의 축구 전문가 채널을 굉장히 참고 했습니다.

 

-양 팀 라인업

 

유베 라인업.jpg

 

알레띠 라인업.jpg

 

- 소극적 혹은 애매모호한 전략

홈 앤 어웨이 방식에서 2차전 역전패가 나온 경우 중 대부분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로 나온 경기가 대부분 아닐까 싶다. 이번 경기도 1차전에서 0:2패배로 크게 몰린 유벤투스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제대로 칼을 갈고 나온 반면에 알레띠는 너무 소극적 혹은 애매모호하거나 평범하게 나왔다개인적으로는 2:0으로 1차전을 이겼어도 뭔가 찜찜한 기분이었다. 역시 중요한 순간마다 알레띠를 좌절시키고 쪼잔 그자체여서 위기에 몰릴수록 승부욕이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호날두에 대해서 도저히 안심할 수 없었고 불길한 예감대로 호날두는 그의 인생경기 목록에 하나를 더 추가했다. 이역만리에서도 느낀 불안감을 시메오네는 몰랐을까? 시메오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이날의 패배는 그의 감독 경력에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유베 전형.jpg

 

유베 전형1.jpg

 

우선 알레띠는 라인 자체를 너무 뒤로 물렸다. 유벤투스는 덕분에 너무 편하게 공격을 했다. 알레띠의 수비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90분동안 계속 수비만 해서 버티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측면에서 너무나 많은 크로스를 허용했다.(38알레띠의 기본적인 수비대형이 4-4-2를 기준으로 최대한 중앙밀집 이후에 빈 공간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커버하는 것인데 이번시즌에는 부상과 노쇠화 등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수비력이 이전만 못하다. 그리고 호날두나 만주키치의 제공권을 생각한다면 크로스를 이렇게 많이 허용하는 것은 좋지 않았다. 평소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측면에 압박을 했어야했다.

 

알레띠 전형.jpg

 

사진은 알레띠 평소의 수비전형으로 이날경기의 사진은 아닙니다.

 

- 선수기용 문제

부상과 경고누적으로 라인업을 꾸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필리페, 뤼카, 파티, 코스타 등이 결장했고 이는 분명 큰 손실이었다. 사실 이 선수들이 있었으면 이정도로 절망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가용자원 하에서도 이 경기보다는 더 좋게 운영할 수 있었다우선 왼쪽 풀백에는 후안프란 대신 사울이 좀 더 나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시즌 후안프란은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나쁘지만 왼쪽이 익숙한 선수가 아니다보니 이날은 더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1차전 스코어를 지키는 쪽으로 나가려고 했다면 수비가 불안한 아리아스보다는 그래도 후안프란이 좀 더 나아보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차라리 히메네스를 오른쪽 풀백으로 투입하는 방법도 있었다.

또한 2:0이라는 점수를 지키려는 방향으로 나가려고 했다면 르마는 뺐어야했다. 사실 르마 때문에 단순히 소극적이라고 하지 않고 애매모호 평범 이런 수식어를 굳이 덧붙였다. 르마는 어렵게 설명할 것 없이 시즌내내 좋은 날이 거의 없으며 수비도 제일 못한다. 몇 시즌 전이었으면 필리페와 고딘같은 수비수들의 역량만으로 커버가 가능했을 수도 있지만 이번시즌 그들은 그정도까지 바라기에는 노쇠화를 많이 드러냈다.

꼬레아는 이 경기에서 대역죄인이었지만 정말 현장에 있었다면 난입해서 패버리고 싶을 정도의 실책을 저질렀지만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선수다. 거의 유일하게 전진 드리블이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축구지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후보로만 쓰는 게 좋지만 알레띠가 지키면서 역습을 노리려고 했다면 꼬레아는 선발로 기용했어야 했다. 꼬레아같은 선수가 있어야 유베도 마냥 공격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똘로도 있지만 그의 기용빈도를 보면 꼬레아를 월등히 신뢰한다고 볼 수 있다.)

모라따는 꼬스따의 부재로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칼리니치가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모라따와 꼬스따의 가장 비교되는 점은 상대수비와의 경합에서 이겨내면서 공을 지켜낼 수 있냐 없느냐인데 꼬스따는 이게 되고 모라따는 이게 잘 안된다. 이 경기에서 모라따는 키엘리니나 보누치와의 경합에서 번번히 패하면서 알레띠의 역습찬스를 번번이 무산시켰다. 차라리 칼리니치가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은 괜찮기 때문에 칼리니치를 모라따 대신 혹은 모라따와 파트너를 이뤘으면 좋았을 것 같다.

 

했어야-horz.jpg

 

결과론적이지만 이런식의 포메이션은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 지속적인 이적시장 실패

아무리 꼼꼼하게 선수를 관찰한다고 해도 모든 선수영입과 방출이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근래 알레띠의 이적시장은 너무 많은 실패를(특히 공격자원 영입) 반복하고 있다. 아르다 투란과 디에고 꼬스따 이적 후에 아직도 제대로 된 대체자를 찾지 못했고 그러다 꼬스따는 복귀했지만, 이번시즌 꼬스따는 적지않은 나이와 잦은 부상이 겹치면서 폼이 크게 떨어졌고 필요할 때 그를 기용하기 어려웠다.

이적시장 실패의 원인은 우선 시메오네의 선구안을 꼽을 수 있다. 워낙 실패한 선수가 많아서 예시를 꼽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꼬스따의 복귀는 그의 선구안에 강하게 의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꼬스따가 좋았을 때는 위력적인 선수이고 그것을 근 몇시즌 동안 보여주었다. 그러나 워낙 잔부상이 많은 선수이고 적은 나이의 선수도 아니었다. 이미 13-14 챔스결승에서도 부상이 발목잡아서 중요한 순간에 아쉬움을 남긴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꼬스따를 영입한다는 것은 이적시장의 잦은 실패로 인해 그냥 하던대로 하겠다.’ 이정도의 의미로 다가왔다. 결국 유로파우승까지는 허니문이었지만 이번시즌 꼬스따의 단점이 시한폭탄처럼 너무 크게 터지고 말았다.

또한 대개 보통의 팀들은 기존의 핵심선수를 지키면서 팀 전술에서 문제가 되는 포지션을 영입한다. 하지만 알레띠는 영입한 선수에게 전술을 맞춰주기 위해서 기존의 선수들이 전술역할이 바뀐다. 이미 그리즈만, 코케, 사울 같은 핵심이 있는데 새로 영입한 선수들을 위해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희생된다. 시메오네는 이 선수들의 다재다능함을 믿고 이런 식으로 변화를 꾀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매시즌 새로 판을 짜는 것과 다를 바가 없고 이는 자연스레 팀의 안정감을 해치며 기존선수는 기존선수대로 경기력이 떨어지고 이적생은 이적생대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실패한다.

보드진의 협상능력도 이적시장 실패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꼬스따가 첼시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 38m 복귀할 때 이적료 66m이다.(트랜스퍼마켓 기준) 전성기에 싸게(?) 팔고 30줄에 접어든 인저리 프론을 이전보다 2배 조금 못 미치는 이적료로 데려왔다. 더군다나 꼬스따가 이미 첼시에서 태업하는 상황에서 저렇게 비싼 값을 치르고 데려왔다. 르마의 경우는 그리즈만 때문에 영입한 선수라고는 해도 절대로 클럽레코드를 갈아치우면서 데려올 필요는 절대 없었다. 아무리 이적시장에서 시메오네의 영향력이 강하다고 해도 감독이 일일이 협상하면서 영입, 방출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적시장에서 자꾸 호구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전적으로 보드진의 역량문제라고 생각한다.

알레띠가 레알, 바르샤 혹은 맨유, 맨시티, psg처럼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구단이 절대 아닌데 이렇게 방만하게 협상을 하면 결국 다른 포지션의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적절한 대우를 해줘야할 선수들이 불만을 가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실제로 현지기사에 나오는 알레띠 주축선수들의 바이아웃은 대체로 지나치게 낮게 설정되어있다.

 

-시메오네의 경직된 선수단 운영

이적시장 실패로 인해 가뜩이나 가용자원이 부족한데 시메오네는 그나마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도 기용하기를 주저하면서 스스로 전략적인 카드를 버리고 있다. 전반기에 간간히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멀티수비수 몬떼로는 후반기에는 교체명단에만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수비수들이 줄부상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비똘로의 경우 부상과 부진이 겹쳤지만 그래도 이 선수가 왜 스페인 국대도 뽑히고 했는지 보여주는 모습들이 있었다. 르마에게는 아낌없이 주던 기회를 비똘로에게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특히 코케를 측면보다 중앙으로 많이 기용하면서 오른쪽 윙에 확실한 주전이 없기 때문이다.

칼리니치는 온갖 우려 끝에 데려와서 로테이션 멤버정도로는 그래도 괜찮게 활용하고 있었는데 모라따가 나오자마자 당했다. 주급 상한선이 폭발하기 직전인 상황에서 모라따를 데려오려다 보니 이적 후 곧바로 임대가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던 조니 카스트로를 완전 이적시켜야했고 젤송도 급히 임대시켜야 했다. 현지에서는 모라따 임대영입 대신 우에스카 전 극적인 동점골로 기대로 모았던 유스출신 가르세스를 쓰라는 불만도 나왔다.

문제는 이런 경직된 운영이 돌림병처럼 부상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다는 것이고 단지 이번시즌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지난시즌부터 이어져온 문제라는 것이다. 까라스꼬와 가이딴을 지난시즌 중반 중국으로 이적시키고 대체자를 보강하지 않아서 부상이나 경고누적이라도 생기면 18명 엔트리 채우기도 빠듯했었다. 저번시즌에는 이 문제가 크게 터지지 않았지만 이런 경직된 선수단 운영으로 전술은 단조로워졌고 부상과 체력저하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 방향을 잃어가는 팀색깔

라리가가 아닌 대회에서 가끔씩만 알레띠를 접하는 축구팬들은 알레띠를 견고한 두줄수비 이후에 역습만을 생각하지만 그건 지나치게 단편적인 시각이다.(레스터 우승 시즌에 두 팀을 비교하는 얘기도 제법 있었지만 솔직히 비교가 달갑지는 않았다.) 소위 말하는 레바뮌 이정도의 팀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고 제법 효과를 봐서 토너먼트 높은 단계도 갔었지만 보통 리가에서는 라인도 어느 정도 올리면서 지배하는 축구를 구사한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청사진을 그리면서 변화하고 있는지 점점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펩이나 클롭같이 시메오네도 본인의 색깔이 확실히 있는 감독이고 그것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현재는 전술변화에 계속 실패하고 있고 마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양새이다.

 

- 결론이 아니라 그냥 마치며 횡설수설

챔스 162차전 패배는 단순히 한 경기 진 것이 아니라 시메오네 체제 알레띠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경기였다. 시메오네가 변화를 거부하고 하던 대로만 하는 감독은 절대 아니지만 지지부진한 변화로 그가 이끄는 팀에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더군다나 이제는 알레띠가 선수단에 투자를 제법 많이 하였고 특히 그리즈만을 잔류시킨 이상 리가에서는 레바를 넘어서 트로피를 들어야하고 클럽 박물관에 빅이어도 채워넣어야했고 이번시즌만큼 좋은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리가와 챔스 모두 허망하게 날렸다. (리가는 아직 경기가 남아있지만 캄프누 원정에서 패하면서 사실상 끝났다.) 이번시즌 레바의 흐름을 보면 앞으로 알레띠에게 이정도의 기회는 두 번이나 오기 힘들 것이다.

누군가는 레바 넘기가 그렇게 쉬운 줄 아냐? 이정도면 선방이다! 이러는 사람 분명히 있을 건데 그냥 그저 그렇게 챔스권에 만족할거면 그리즈만을 그렇게 무리해서 붙잡을 필요도 없었다. 그리즈만 적당히 팔고 괜찮은 대체자 적당히 구해서 챔스권만 유지하면 그만이었다. 그리즈만을 잡은 이상 구단의 목표는 무조건 타이틀을 뺐어오는 것 이어야한다. 다만 생각이상으로 알레띠는 그런 목표를 이루기에는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번시즌을 통해서 드러났다그리고 앞으로도 리가에서 레바의 지출능력을 뛰어넘을 팀은 없을 것이다. 있는 한도에서 어떻게는 알뜰하게 쓰면서 알차게 선수구성 할 생각을 해야한다. 지금처럼 이적시장에서 호구잡혀서 질질 끌려다니면서 돈낭비하지말고 말이다.

갑자기 마무리하자면 알레띠는 레바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으면 구단의 기본이 되는 여러 시스템(트레이닝, 메디컬, 스카우팅, 유스 등)부터 다시 꼼꼼히 점검하고 뜯어고치는 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특히 선수영입은 디렉터를 중심으로 넘기는게 최근 흐름에도 부합하고 시메오네 감독의 과부하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은 금방 교체할 수 있어도 선수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올시즌 부상돌림병을 야기한 원인으로 지적받는 트레이닝과 메디컬도 다시 점검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이역만리 방구석 훈수쟁이의 지적질이었습니다.

 

댓글 10

칸나바로 2019.04.08. 07:54

그리즈만 이적설 났었을때, 대체자가 있었을까요?


댓글
하와이피스톨 작성자 2019.04.08. 08:04
 칸나바로
완전 대체는 어렵지만 서로 조금씩 돕고 사는게 세상입니다. 알레띠가 개인능력으로 승부보는 팀도 아니고.
댓글
칸나바로 2019.04.08. 09:59
 하와이피스톨

알레띠 ㅎㅇㅌ...

하긴 저희집도 불타오르는데 남집 신경쓸때가 아니쥬..


댓글
Crud 2019.04.08. 08:04
좋은 글 매우 추천
댓글
Giallorossi 2019.04.08. 16:17
글 제목 볼드, 알레띠의 빨강으로 적용 완료
댓글
하와이피스톨 작성자 2019.04.08. 17:26
 발베르데감독님
타인의 컨텐츠를 너무 많이 참조한거여서 펨미가면 좀 노양심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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