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세리에 연재] 샘플리치의 SPAL

샘플리치.jpg

 

세리에A를 보지 않는 팬들에게 있어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는 구단, SPAL. 승격 이후 2시즌 연속 잔류에 성공했지만 올 시즌은 현재 19위. 꽤 많이 힘들어보입니다. 그에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팀 내 주 공격루트를 책임지던 라짜리의 이탈이 있겠네요.

 

스팔은 승격 첫 시즌, 17위라는 간당간당한 성적으로 잔류에 성공했지만 경기력면에서 큰 비판은 받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단순한 선 수비 후 역습을 구사하던 샘플리치 감독은 자신들의 진영에서 어떤 식으로 상대를 묶어놓아야할 지 아는 감독이었고, 웬만한 팀들을 상대론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거든요. 물론 이건 후반기 한정입니다.

 

전반기는 사실 아 이 팀이 강등당하겠구나 하는 예상들이 많았습니다. 이 감독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수비가 안됐거든요. 미드필더 세 명과 센터백 세 명을 배치하며 3-5-2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샘플리치 감독은 다소 재미없다 라는 평을 받을 만큼의 지독한 지역수비를 보여주고자 했는데, 막상 까보니까 마치 베네벤토의 그 것을 보는듯 지역수비에 있어 선수들의 역할 배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에라도 어느 정도의 무기는 있어야했는데 이 것도 변변찮았구요. 이 당시 스팔은 공격에 있어 안테누치 원맨팀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공격수에 위치한 이 베테랑 선수의 영향력이 지대했습니다. 단순히 볼을 들고 있을 때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장 이 팀에서 위협적인 선수인 것을 알고 그에 맞게 움직이면서까지 말이죠. 문제는 그의 짝으로 팔로스키라는 멍청이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거.

 

17/18시즌 후반기에 들어서서 쵸넥이 합류했고 이 때부터 스팔은 비정상적으로 치고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중하위권 팀들하고 붙으면 지지는 않겠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해졌고 그에 힘입어 잔류까지 성공하죠. 단순히 중앙에서 안테누치 혼자만의 힘으로 끌고가던 공격에서, 쵸넥이 합류하며 우측에 있는 라짜리를 필두로 빠른 카운터 공격까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앞서 말했던 샘플리치만의 수비가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스팔은 완전히 정상 궤도로 돌입하게 된 겁니다.

 

안테누치 - 팔로스키 투 톱에 스키아타렐라가 롱볼만 뿌려주고 다시 수비 전열을 다듬던 그런 몰상식한 축구에서, 3미들의 횡적인 움직임을 통해 우측 윙백 라짜리에게 수비 부담을 줄여주며 우측 공격을 극대화 시키는 나름 스팔만의 축구를 구축하는 데까지 반 시즌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18/19 시즌, 아탈란타에서 골 빼고 다 잘한다는 페타냐가 합류하며 이 상승세를 이어갑니다. 이 시점부터 중앙 미드필더들의 종적인 존재감도 커지기 시작하구요. 이전 시즌에도 쿠르티치가 있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미시롤리 같은 선수들과 함께 전방을 향해 달리는 모습들은 18/19시즌부터 나타났다고 하는 게 맞지 싶습니다. 

 

페타냐.jpg

 

그리고 18/19 시즌, 아탈란타에서 골 빼고 다 잘한다는 페타냐가 합류하며 이 상승세를 이어갑니다. 이 시점부터 중앙 미드필더들의 종적인 존재감도 커지기 시작하구요. 이전 시즌에도 쿠르티치가 있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미시롤리 같은 선수들과 함께 전방을 향해 달리는 모습들은 18/19시즌부터 나타났다고 하는 게 맞지 싶습니다. 

 

페타냐가 가진 피지컬과 라짜리의 스피드 및 파괴력, 그 뒤를 뒷받침해주는 미드필더들까지. 18/19 시즌의 스팔은 비록 13위로 마감했을 지라도 매력적인 팀임에는 분명했습니다. 특히, 원정에서 로마를 무너뜨렸을 때에는 극찬을 보내주고 싶을 정도였구요.

 

라짜리.jpg

 

 

이 시기 라짜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않을 수가 없겠는데, 라짜리는 정말 우측면에서 종적으로 존재감을 떨치는 데에는 도가 텄을 정도였습니다. 이걸 라치오에서도 어느정도 보여주고는 있지만 결코 이 시기보다는 덜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요. 윙백이라는 포지션 특성상 스타트 위치가 하프라인보다 낮은 곳임에도 사이드 라인을 따라 엔드 라인까지 도달하는 빈도가 꽤 잦았습니다. 이후 행해지는 박스 안쪽으로의 볼 투입은 스팔에게있어 가장 환상적인 루트였어요. 

 

이 선수가 개인전술로 사이드 쪽에서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스팔은 좌측면 윙백도 박스 안쪽으로 땡겨오면서 수적우위를 보다 편하게 가져갈 수 있었던 거구요. 아마 지금 토리노의 마짜리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이런 그림일 겁니다. 

 

그런데 여름 이적시장에서 라짜리가 떠나버렸어요. 올 게 온 거죠. 아마 더 윗급 클럽이 노렸다면 재고해봤겠지만 라치오 정도면 선수 입장에서도 꽤 괜찮은 선택지였을 겁니다. 자신에게 아이솔 상황을 만들어줄 수 있는 심자기 감독에, 윙백들 경쟁력이 높은 팀도 아니니. 스팔은 나름대로 대체자를 찾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어요. 

 

비슷한 유형의 달레산드로나 디프란체스코 그리고 직접적인 대체자로 데려온 스트레페짜까지. 어느 누구도 라짜리의 파괴력을 따라갈 수는 없었거든요. 정말 이번 시즌 스팔은 대놓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물론 페타냐의 여러 PK 실축도 이에 영향을 줬지만 기본적으로 좌우밸런스가 안맞는데 그 비대칭 쪽에서의 파괴력도 안나옵니다. 암만 미드필더들이 박스쪽으로 전진을 해보려고 해도 의미없이 체력만 낭비하는 셈으로 끝나니까요. 

 

물론, 샘플리치가 가꿔놓은 약 2년반 간의 수비전술이 있기 때문에 수비적으로 많이 흔들리거나 이런 점은 없습니다만 마치 팔로스키가 뛰던 그 때처럼 공 수 밸런스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습니다. 그래서, 샘플리치가 요즘 들어 좌우의 밸런스를 맞추고자 좌측에서의 전진도 꽤 과감하게 실행하고 있는 실정이구요.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감독이라 강등만은 면했으면 하는 마음에 몇 자 적어봅니다. 

 

세리에 중하위권팀들이 참 뭐시기한 팀들이 많아서 그나마 색채가 좀 뚜렷한 스팔로 시작해봤습니다. 앞으로 좀 색채가 뚜렷한 팀이면 그 팀만, 아니면 뭐 두 세 팀 묶어서 세리에 및 라리가 팀들 연재해보려고 해요. 늘 그랬듯 하위권에서 시작해서 상위권으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https://blog.naver.com/960813jw/221759609541

댓글 17

Giallorossi 2020.01.04. 15:26
제가 이상하게 여기다가 주목한다고 글쓰면 감독이 ㅈ박는 현상이 일어나더군요....
저도 빅클럽에서 한번쯤 긁어볼만한 감독 재목이라 생각합니다
피오렌티나 프리마베라 감독 시절에 베르나데스키를 터트린 분도 셈플리치였다 하더군요...
저 또한 스팔이 꼭 세리에 A에 남아서 한 시즌에 두번 있는 스팔로마를 완성시켜주길 바랍니다...
댓글
디팔티 작성자 2020.01.04. 15:34
 Giallorossi
이번 시즌이 분수령이라고 봐요. 만약 좌우밸런스를 잡는 데까지 성공한다면 꽤 노려볼 팀이 있을 거고 이거 실패하는 순간 수요가 많을 수 없는 축구를 보여줬기 때문에 해봐야 하위권 내지 세리에B로 가야지 싶습니다.
댓글
아나나스 2020.01.04. 15:30
와! 축잘알! 라리가도 써주신다하니 헤타페 써줄때까지 숨 참음 흡
헤타페 감독이 또 명장이라던데
댓글
디팔티 작성자 2020.01.04. 15:33
 아나나스
헤타페는 이미 한 번 썼지만 올 시즌 위닝멘탈리티까지 장착했으니 또 써봐야겠으용
댓글
디팔티 작성자 2020.01.04. 15:34
 칸나바로
감사해용 ㅎㅎ
댓글
디팔티 작성자 2020.01.04. 15:39
 강주희
감사합니당
댓글
디팔티 작성자 2020.01.04. 15:44
 조세폰테
ㅎㅅㅎ.. ㅋㅋ
댓글
맹글링 2020.01.04. 15:42
여기서 맨유팬 보니 반갑네요
댓글
애크링턴 2020.01.04. 15:50
저번 시즌엔 수비력이 탄탄했다는 말을 봤던 듯한디 요새 보니 강등권이더라
댓글
디팔티 작성자 2020.01.04. 15:50
 애크링턴
올 시즌도 수비력은 괜춘. but 이걸 공격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데에 있어서 문제점이 발생.
댓글
애크링턴 2020.01.04. 15:53
 디팔티
전술같은 문제가 아니라 안타깝긴 함 ㄷ
댓글
GenGRuler 2020.01.04. 15:54
오늘도 여자 만나러 가십니까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이벤트 해축백일장 수상작 발표 (8, 9회차 공동) 3 Giallorossi 279 9
이벤트 야근에 찌든 이벤트 주최자로 인해 또 시작되는 파리 올림픽 승무패 이벤트(~7/24 22:00) 4 Giallorossi 5189 11
츄또공지 해외축구갤러리 츄르토토 규칙+츄사장 명단 3 Giallorossi 1660 11
공지 CHUGGU 해외축구갤러리 공지사항 20240615 1차 개정판 42 강미나 10330 56
인기 알립니다 임윤아 27 3
축구칼럼
이미지
프리드 124 14
축구칼럼
이미지
강미나 385 34
축구칼럼
이미지
varclub 481 9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178 4
축구칼럼
이미지
두줄풋볼 234 5
축구칼럼
이미지
두줄풋볼 233 6
축구칼럼
이미지
두줄풋볼 521 6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188 7
축구칼럼
이미지
두줄풋볼 172 4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208 10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170 5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186 6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260 9
축구칼럼
이미지
뚜따전 304 20
축구칼럼
이미지
프리드 264 24
축구칼럼
이미지
뚜따전 406 5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210 3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267 4
축구칼럼
이미지
호날두 375 14
축구칼럼
이미지
포르테 26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