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미리보는 폭망팀 AC밀란 19/20 시즌결산 (上)

1. 서론

 

폭망하다 못해 멸망에 가까운 AC 밀란의 19/20 결산입니다.

시즌이 중단되던, 재개되던 망한건 똑같기에 미리보는거랑 시즌이 끝났을때랑 큰 차이가 없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시즌 초반에는 풀경기를 자주 봤는데, 도저히 눈을 뜨고 볼 경기력이 아니라서 중반부터는 그냥 하이라이트만 본적도 많았고,

즐라탄 복귀 뒤로는 다시 라이브로 보기 시작했지만, 알다시피 리그가 중단되어서 경기수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경험을 살려서 주관적인 견해로, 이 망한팀의 결산을 내보고자 합니다.

 

2. 본론

 

2.1 평가 기준

 

S 갓갓갓

A 이번시즌 꽤나 준수했음

B 사람구실은 했음

C 좀 못했음

D 적폐

F 나가

 

 

2.2 보드진

 

Maldini-Boban-Massara.jpg

(왼쪽부터 말디니, 보반, 마싸라)

 

Paolo Maldini / Zvonimir Boban / Frederic Massara

평가: B

 

말디니는 테크니컬 디렉터를, 보반은 Chief Football Officer를 맡고있고 마싸라는 스포르팅 디렉터를 맡고 있습니다.

근데 솔직히 뭘 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디렉터들이 늘 그렇듯 그냥 애들 기강 잡아주고 선수 영입하고 스카우트하고 전화걸고 식사하는 직업입니다.

뇌피셜이지만 말디니가 전반적인 모든것을 담당하고, 보반이 기강 담당, 마싸라가 나머지를 도와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쨋든 셋이 서로 보완하면서 협업하니 굳이 셋의 평점을 세세하게 나눌필요도 없이 한번에 평점을 B로 내렸습니다.

시즌 초반엔 셋의 평이 굉장히 안좋았습니다. 특히 보반이 매우 안좋았죠.

 

그럴만도 한게, 데려오고 싶어하던 타겟들은 전부 다 실패하고 모드리치, 코레아에만 한달을 매달렸으나 실패했으며,

야심차게 임명한 잠파올로는 폭망과 멸망을 넘어서 그냥 밀란을 찢어버렸기 때문에 보드진의 평이 좋을리가 없죠.

 

하지만 영입은 엉성했지만 괜찮았다는 것만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이적시장 종료 직전에 코레아 대체자로 물어온 레비치는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고, 레앙, 테오, 베나세르는 밀란의 핵심이 되었으며, 크루니치와 두아트레 역시 괜찮은 서브임을 증명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역시나 감독보는 눈은 없는건지, 협상능력은 영 좋지 않은건지, 스팔레티 선임을 실패하고 피올리를 선임하면서 이 역시 감점요인이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기강이야 말디니와 보반은 밀란에서 제일가는 레전드니까 당연히 잘 했을테고, 영입 역시 S였으나 두번의 감독선임, 계속되는 협상실패가 평점을 B로 만들었다 볼수 있겠습니다.

 

근데 말디니와 보반은 구단 경영이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정도면 매우 훌륭했다고 봐도 될것 같습니다.

 

 

 

gazidis.jpg

 

Ivan Gazidis

평가: F

 

참고로 저는 가지디스에 매우 매우 매우 호의적인 편입니다. 밀란팬에 비해서는 말이죠.

솔직히 얘가 CEO라는 자리에 올라와 있으면서 무슨일을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뭐 재정관련된 일은 팬들이 알아내기 힘든 부분이니까 어쩔수 없죠.

어쨋든 엘리엇이 믿고 선임한 사람이고, 능력이 있으니까 유명하겠죠? 가지디스의 경영능력은 인정합니다.

 

근데 좀 축구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스날팬들이 왜 가지디스에 불만을 가졌는지 알것 같아요. 이놈은 왠만한 일반인보다 축구와 관련된건 알지도 못하는데, 자꾸 축구에 관여를 하려고 해요. 

 

이번에 가장 크게 터진게 보반을 마음대로 해임해 버린 일이죠. 일반팬들은 보반이 왜 해임되었는지 잘 모르실테니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 가지디스의 난 =====

 

- 가지디스가 랑닉을 다음시즌 '감독'으로 선임하기 위해 랑닉과 접촉

 

- 보반: (공식석상에서) "랑닉? 저는 들은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거 할꺼면 저희한테 얘기좀 하고 했으면 좋겠네요."

- 가지디스: "어? 상사한테 입을 털어? 너 해고"

- 보반: ???

 

- 즐라탄: "어? 우리형 보반을 짤라? 나 재계약 안해~ 은퇴함 ㅂㅂ"

- 말디니: "어? 절친 보반을 짤라? 나도 나감 ㅂㅂ"

- 랑닉: "어? 코로나땜에 무서워서 이탈리아 안감 ㅈㅅ"

 

- 가지디스: ???

 

=====================

 

대충 이런 상황인 것입니다. 네. 개판이죠. 말디니와 보반이 아무리 능력이 없어도 선수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애들이고, 구단의 전반적인걸 통제하는 사람들이며 밀란에서 그 누구보다 저명한 사람인데 이런사람들과 상의도없이 일을 벌려놓고선 괜히 찔리니까 보반을 짤라버린 것이고, 이 사건으로 인해 선수들은 사기가 안좋아졌고, 말디니와 즐라탄이라는 레전드들도 밀란을 나가려고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랑닉이 밀란에 오면 잘할수도 있겠죠. 올지 안올진 모르겠지만요. 근데 그 과정이 잘못되었다는거죠. 랑닉과 접촉하기에 앞서 적어도 가지디스보단 축구에 대해서 잘 아는 말디니와 보반과 상의 했어야 했고, 설령 그러지 않았더라도 보반을 해임하기보단 경고를 주면서 기회를 한번 더 주는게 나았을겁니다. 보반을 경질하면 대체 보반같은 레전드를 어디서 구해온다는 말입니까.

 

정리하자면, 가만히 있어도 B는 먹고 들어갈 양반이 괜히 나대다가 F 받아버렸다고 요약할수 있겠습니다.

 

** 추가

과연 보반은 무능한 사람이었을까요? 참고로 보반은 밀란에 오기전에 FIFA에서 이미 혁혁한 업적을 세우고 온 인물입니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보반없는 FIFA는 상상할수 없다. 보반보다 일을 잘할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죠. 이런 인물을 자기에게 걔겼다는 이유로 경질한다?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2.3 감독

 

밀란은 두명의 감독이 있었습니다. 우선 첫번째 인물부터 보도록 하죠.

 

giampaolo.jpg

 

Marco Giampaolo

평가: F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저는 잠파올로에게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한데, 밀란을 영광으로 이끌었던 442 다이아몬드 전술을 사용하는 사람이고, 가투소와 다르게 전술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일각에선 '제 2의 마우리지오 사리'라고 불렸죠.

 

근데 잠파올로는 딱 거기까지입니다. 전술적으로 확고한 철학? 좋아요. 그러나 감독은 일단 경기에서 이기는게 우선입니다. 자기의 철학을 고수해도 그것이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전술을 수정하고 다른 실험을 해볼줄도 알아야죠. 하지만 잠파올로는 그런게 없었어요.

 

가령, 대표적으로 베나세르와 쿠르니치, 테오라는 나올때마다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갖고 있어도, 비글리아, 리로, 케시에가 자기 철학에 더 맞는것 같으니 걔네가 부진해도 절대 빼지 않습니다. 왜냐? 전자는 철학에 맞지 않아서 자기의 전술이 흐트러지고, 후자는 못하지만 전술에는 부합하는 선수거든요.

 

잠파올로의 전술적인 부분은 딱히 코멘트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술적인 무언가를 보여주기 이전에 선수들이 더럽게 부진해서 뭘 보여주려고 했는지 모르겠거든요.

하지만 삼프도리아 시절에선 다이렉트하면서도 재밌는 축구를 보여준 사람이었으니까..... 나중에 잘되길 바랍니다.

 

어찌되었던, 그는 그 똥고집을 끝까지 버리지 못하고 경질됩니다.

아무쪼록 나갔으니까 F 주는건 합당하겠죠?

 

pioli.jpg

 

Stefano Pioli

평가: C

 

뭔가 호감이 가지만 호감이 안가는 이상한 사람입니다.

피올리가 전술적으로 무능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는게 많아서 신기하기도 했죠.

개인적으로 빡빡이 감독중에서 제일 잘생겼다고 생각합니다.

 

피올리가 초반에 사용한 전술은 1950년대에 혁명을 불러일으킨 WM전술을 불러와서 테오를 매우 공격적으로 이용합니다.

덕분에 테오는 수비수인데 밀란에서 괜찮은 득점력을 보여줬죠. 괜찮았던 전술이고, 크로스만 올릴줄 아는 양반이었는데

밀란에선 좀 다른 모습 보여주려나...싶어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즐라탄 합류 이후에는 442로 전술을 바꿨습니다.

신기한건 전술을 바꾸자마자 경기력이 쫌더 좋아졌는데, 단기간에 이정도 끌어올리는 것도 신기하고 의외의 능력입니다.

 

눈이 썩는 플레이를 보여주던 수소를 세비야로 보내버리고 카스티예호, 레비치를 살려내면서 반등에도 성공하죠.

또한, 즐라탄과 함께 팀스피릿을 올린것도 피올리의 공이 없다고 말할수 없겠죠.

 

지금까지 칭찬일색인데 왜 C인가? 문제는 피올리도 여기까지라는거죠.

우선은 팀을 장기적으로 바라볼줄은 모르는 감독입니다. 전에 가투소에게도 지적한 부분인데,

소방수로는 정말 괜찮은 감독인것 같습니다만, 패턴과 경기를 풀어나가는게 항상 똑같고, 선발멤버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가령, 찰하노글루와 케시에는 나올때마다 부진하는데 선발이 아닌적이 없죠. 이미 약점까지 다 파악된 선수들인데 말이죠.

그러나 대체자로는 쿠르니치도 있고, 파케타도 있고, 레비치도 있는데 어쩃든 선발은 찰하노글루와 케시에입니다.

은근히 고집이 있는거죠. 감독이 안풀리면 다른걸 시도해보고, 장기적으로 경기력을 계속 이어나갈수 있게 전술을 연구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밀란 파훼법이 나왔습니다. 얼마나 일정한 전술을 이용했으면 그럴까요.

 

B를 주고 싶었지만 이렇게 고집부리는 것에 실망해서 C 드리겠습니다.

 

----------------------------------------

 

아직 선수단 소개도 안했는데 벌써 지치네요.

제가 또 언제 결산글을 작성할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이만 줄이겠습니다.

아직도 욕할 사람은 많거든요.

 

댓글 15

스콜s 2020.04.09. 18:33
개인적으로 2000년대부터 이탈리아에서 응원하던 팀이 밀란이었는데, 암흑기를 극복하고 다시 부활했으면 좋겠네요
최근에는 챙겨보지 못해 밀란 사정을 잘 몰랐는데 자세하게 써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선수 평가도 기대할게요
댓글
강미나 2020.04.09. 18:38
파케타나 찰하놀루나 솔직히 도찐개찐 같음

케시에는 피올리 4-2-3-1 에선 어느정도 밥값하는거 같고
댓글
겨울이오길 작성자 2020.04.09. 18:54
 강미나
그래도 보여줄수 있는 가능성을보면 그나마 파케타가 낫다는게 내 생각이기도 하고,
파케타라고 잘하는건 아니지만 찰하놀루가 계속 이렇게 못하는데 안빼는건 문제가 있음. 못하면 다른 선수를 써봐야지. 내보낸다고 잘해지나.

케시에는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느낌인데 급여 생각해보면 못하는거 맞음. 요즘은 좀 낫긴 하지만 442 전환 전까지만해도 찰수케 트리오 삽질 엄청났지,..... 빨리 팔아치우는게 답인듯.
댓글
강미나 2020.04.09. 18:59
 겨울이오길
케시에는 산다는 클럽 있어도 보드진이 안팔꺼 같고 파케타 얘는 밀란에서 뛰고 싶어하는 의지가 거의 없어졌음 그냥 가격 맞으면 파는게 젤 나은듯
댓글
겨울이오길 작성자 2020.04.09. 19:09
 강미나
그 반대가 되어야하거늘.... 근데 파케타는 이미 밀란에 마음떠나서 파는게 답인듯
원금회수하고 그돈으로 토날리 제발....
댓글
강미나 2020.04.09. 19:12
 겨울이오길
솔직히 원금 회수는 가능성 거의 없어보이고 벤피카가 관심 있던데 플로렌티누 루이스 + @ 해서 데려올 수만 있다면 이게 젤 좋아보임
댓글
겨울이오길 작성자 2020.04.09. 19:13
 강미나
오 그거 개조타ㅋㅋ 님 천재임?
댓글
강미나 2020.04.09. 19:17
 겨울이오길
저거 실제로 말 많이 나왔었음 ㅋㅋㅋ

겨울에 밀란이 임대 + 50m 옵션으로 딜 했다가 실패하기도 했고
댓글
서윤경 2020.04.09. 19:46
요즘 에메리 링크도 진하던데 에메리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개인적으로 에메리 근소우위같긴한데 옆그레이드 느낌이 없지않아 있어서...
댓글
겨울이오길 작성자 2020.04.09. 19:51
 서윤경
개인적으로 에메리 능력 높게 보기때문에 환영
근데 파리시절, 아스날 막판모습 보여준다면 당연히 안되겠지만 ㅋㅋㅋㅋ
그나마 스페인어랑 이태리어는 비슷해서 아스날, 파리에서보단 잘 먹힐꺼같기도 함
댓글
펨네아이콘 2020.04.10. 03:13
CEO면 스폰서나 잘 물어오면 되는데 선수단은 건드리지 말았으면
댓글
WJSN루다 2020.04.10. 16:08
가지디스가 아스날을 나간 순간 아스날의 혹 하나가 떨어져나간 기분이였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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