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해축백일장] 빠른 쓰레기

소위 볼좀 찬다는 거 축구 잘한다는게 뭘까?

그물 찢는 미친 슈팅력? 탁월한 위치선정? 자로 잰듯한 킬 패스? 

난 빠른 발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친듯이 뛰고 또 뛰었다. 

 

 

"엌ㅋㅋㅋㅋ 아니 육상 선수냐고~~~"

 

"빠른 쓰레기 새끼, 공보다 빠를듯 ㅋㅋㅋ"

 

"치달은 빠른데 존내 쓸데가 없음. 패스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방출만이 답이다."

 

"저딴 새끼도 유망주라고 피지컬만 보고 영입했겠지 하여튼 븅신같은 스카우트 새끼들~ 어휴!"

 


휴... 훈련장에조차 좆같은 팬새끼들이 몰려든다. 니 연봉 주는 분들한테 팬 새끼라니, 인성 빻았다고?

저 새끼들은 걍 욕하러 오는 애들이고 시즌권은 커녕 티셔츠 한장도 안사는 놈들이다. 

어떻게 아냐고? 

축구 잘하는 비결은 빠른 발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철저히 실천했기 때문이다.

바로 친화력이다.

울버햄튼에 이적한지는 얼마 안됐어도 식당 아줌마, 구장 관리인, 동상 닦으러 오시는 분, 핫도그 파는 분, 위로는 구단주까지 다  내편이다.

 


"여 아줌마 오늘도 살좀 빠지신거 같네~"

"아다마! 그 능글맞은 눈으로 내 엉덩이 그만보라고!"

 

"오 트라오레 어서오고."

"휴가 잠깐 다녀왔는데 여전히 정정하시네, 관은 짜셨수?"

"풔킹 우라질. 오늘 골 꼭 넣어라, 못넣으면 니가 먼저 묫자리 봐야될껄."

"아~예"



나는 쿨하게 덴티큐 인사를 하며 구장을 떠난다.
그리고 스포츠카를 타고 술집에 향한다. 

 

우리끼리 부르기로는 "빠른 쓰레기" 모임이다. 그 흑인들끼리 브로 니그로 하는 그런것처럼 말이다.

 

모 살라 형이 그룹의 창시자이자 원조격이긴 했는데 

 

다들 입을 모아 탈퇴하라고 하지만 절대로 안한다.

경기력 떨어질때마다 빠른 쓰레기 리콜 회수안되냐고 자기 근본이라나 뭐라나. 다른데 목적이 있는걸 뻔히 알지만 하여튼 후..

 

 


"여 아다마 왔나. 왤케 죽상이야?"

"월콧형 간만이고. 아 싯팔 꼴받게 안티새끼들이 또 깐족거리자너. 확 그냥 죽여벌랑."

"븅신, 야 적셔."

 

 

 

맥주를 들이키면서 회포를 푼다. 

 

"... 하하..."

 

살라형은 여전하다. 존나 여유있다는 듯한 그 재수없는 태도가 아주 좆같다. 형은 이제 빠른쓰레기 아니라니깐.

 

 

 

"형, 요새 잘나가는데 계속 여기 올꺼예요? 안그래도 좆같은데 풔킹"

 

"오 풔킹 아다마 아가리 여매라고. 내가 알려준 그 트릭키한 스킬 이번에도 잘 써먹었자너."

 

"아 그거요? 한번 밖에 안통하던데. 돌팔이 아냐?"

 

"풔킹 들켰누 ㅋㅋㅋ 됐고 적셔."

 

 

아 그래도 같은 팀은 아니다 그거지? 

줫같지만 뭐 어쩌겠나 나는 한낱 중위권 팀 찌끄레긴데. 조용히 째려봐도 여전히 허허 웃고 있다. 풔킹.

 

 

 

"아 안주는 먹어야죠."

 

 

 

오동코어 형이 말없이 안주를 챙겨준다. 좆같아서 들이키다보니 맥주잔은 어느새 텅 비어있다. 

 

 

"오백 더시킬까?" 

 

 

이 형은 그래도 양반인게 선수질을 빨리 접어서 그런지 엄청 사람이 편하다.

 

 

"형은 뭐 어때요?"

"그냥 그렇지 뭐, 감독질이 쉽겠냐 그것도 터키 감독인데."

 

"어 그래요? 우리 감독도 븅신같은데. 그건 그렇고 쏼라쏼라 모하메드 솰라"

 

 

대충 쓸모 1이라고는 없는 개소리들을 주고 받는다. 팀에 개같은 선수가 있어서 맘에 안든다던지, 분위기 살린답시고 라커룸에 오디오 존나 크게 틀어놓고 풔킹 좆같은 댄스를 추는 븅신이 있다든지, 감독이 씹꼰대라서 당최 알아먹지도 못할 전술을 고집한다던지, 구단주가 이번에도 영입 없다고 0입선언을 했다던지, 이번 팀닥터는 여자인데 존나 풔킹 섹시해서 꼴린다던지.

 

 

"..."

 

 

반복의 반복의 반복. 

갑자기 술기운이 확달아나서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풔킹 근육으로 쾅 찍으니 책상의 술잔들이 모두 쏟아진다.

나름 콤플렉스인데 이럴땐 좋다.

 


"야 갑자기 왜 일어나?"

 

 

대런 벤트형이 날 붙잡아 말린다. 이 형은 커리어가 나름 좋은데도 말년에 들은 말 떄문에 그런지 자존감이 풔킹 블러디하게 약해져있다.
 

그래서 나라도 붙잡고 '에구 너도 빠른쓰레기구나' 낄낄거려야  좀 자존감 회복이 되나보다. 

발만 빠른 D급 공격수란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그러긴할테지만.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뭐하긴 야? 어디가?"

"연습하러 갈래."


* * *

 


ㅡ철썩!

 


"아다마! 아다마! 아다마! 트라오레! 퐌타스틱 언빌리버블 골입니다!!"

 

"단지 빠르기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걸 무력시위로 보여줍니다! 울브스 2, 아스날 0. 이로써 한 골 더 도망갑니다!"

 

"슈팅도 슈팅이었지만 보셨습니까? 헛발 집는 동작으로 선수 따돌리는 움직임이 아주 예술이었어요. 전성기의 호나... 아니 날강두가 저런 오프더 볼 동작을 많이 써먹어서 재미를 많이 봤죠?"

 

 

 

ㅡ으아아아!!!

 

 

"아다마 선수 그동안 12경기 무득점의 한을 저 포효로 풀어내는군요!"


"그렇습니다. 소위 한다하는 공격수들은 다들 저런 오프 더 볼 공격을 장착해서 수비진을 농락하죠! 오 말씀드리는 순간! 다시 볼은 아다마 선수에게로!"

 


ㅡ툭! 툭! 

 


아다마는 볼리가 건넨 패스를 받아서 수비수 한명을 빠르게 제치고 간다.

 


"헉...! 헉!"

 


전 같았으면 미친듯이 돌파만 했을 아다마 트라오레는 하프라인을 넘자마자 주변을 살펴봤다. 동료들이 모두 다 그를 바라보거나 후속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들어가! 더! 뛰어! 뛰어 아다마!" 

 

 

누누 씹쌔끼가 얼른 돌파해라고 손짓을 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지만, 어림도 없지, 저쪽 사이드를 보고 베컴처럼 양팔을 활짝 편 뒤 발을 휘갈긴다.

 

 

"헤이! 헤이!"

 


ㅡ뻥!

 

 

공은 미친듯이 휘어져 날아가며 쇄도해 들어가는 포덴세의 발 앞에 떨어진다. 

 

아니 갑자기 왜이리 잘하냐고? 미쳤냐고? 그래 난 미쳤다! 미치지 않고서야 축구를 잘하겠냐고! 

 

 

포덴세는 저 멀리 있지만 우린 쏘울로 이어져 있는 메이트나 다름이 없었다. 말은 안해도 그런 눈빛이 오간다.

 


'여 고맙다고'

'아아.. 넣어라'

 

 

ㅡ촤아악!


"아 빠르게 튀어나오는 레노 골킾!! 이건 뺏기겠는데요?"

 

 

 

 

* * *

 


경기 종료 후 라커룸. 

 

3:0으로 승리 후의 기분 좋은 피곤함이 밀려든다.

 

절로 웃음이 나온다. 

 

 

"씨발. 풔킹 존나 힘드네"

 

 

포덴세는 내 뒤통수를 퐉 때린다. 안그래도 짱짱한 몸이 샤키리처럼 더 빵빵해져간다. 드워프쉨

 

 

"씻발 담부턴 좀 더 넉넉하게 줘라. 골킾 제치고 넣었으니 망정이지 패스 블러디 풔킹 우리 이모 할머니도 너보단 잘찰듯."

 

"개소리 쌉치고 오늘도 연습 ㄱ?"

 

"ㅇㅋ 일단 좀 씻고"

 

"넌 씻어도 냄새남 ㅅㄱ"

 

"트라오레 형 저도 껴주시죠?"

 

"실바 어서오고."


 

 

빠른 쓰레기를 탈피한 방법. 


그것은 친화력을 넘어선 인맥구축과 조직력이었다. 

술 쳐먹고 위안삼겠다고 가던 빠른쓰레기 모임을 끊었다. 

 

팀메이트들과 소통하고, 배울 수 있는건 배우고, 팀원들의 스킬이나 통찰력 중에서 훔칠 수 있는건 훔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누 씹쌔끼의 말을 씹기 시작했다.

 

 

 

ㅡ쾅!

 

 

"... 아다마."

 

 

 

분위기 잡겠다고 쌍팔년도 식으로 문 그렇게 닫아봐야 하나도 안무서운데.

 

어느새 씻고 온 코너 코디 주장이 줫같다는 표정으로 누누의 편에 착 붙어 있었다.

 

내말 들으랬자나 라는 띠꺼운 표정으로.

누누는 수염을 잡아뜯다가 수첩을 내던지며 빽빽거렸다. 또 시작이다.

 

 


"너 이 새끼들 왜 내 전략 전술을 듣지 않았지? 어! 불만이 있으면 말로 하란말이다! 너그들도 포르투기... 아 아닌 애들도 있지 아 암튼 말귀를 쳐 들으란 말이야! 여긴 내팀이고 멘데스팀 아 아니 암튼! 말 들으라고!!! 어!!! 빼애애액!!!! 측면!!! 왜 측면으로! 어 컷백을 안하는거야 빼애액"


"갓동님 저희 개인연습 시간인데 이만 씻고 또 연습하면 안되겠습니까"


"트라오레 너 많이 컸다? 목소리 깔고 어?"

"코디 주장. 존 말할때 꺼지십쇼."

 

 

 

코디 주장은 그래도 짬밥이 짬밥인지라 가만 노려본다. 그렇다고 질 내가 아니다. 경기력으로 보여줬는데 지라고 할말 있나? 똥만 퍼지르는 퇴물 새끼가. 그렇다고 뭐 연습을 빡시게 해 뭐해.

 

 

 

"고맙다 다마야... 사이스 너두 얼른 와"

 

"네 형;;"

 

 

네베스는 말없이 눈빛을 건넨다. 아무래도 누누 씹쌔끼 좀 구워 삶고 달랜 뒤에 합류하겠다는 눈치다. 

같은 포르투기라고 하 고생이 많다. 


무티뉴 할배는 이미 조용히 사라진 뒤 오래다 ;

 

 

 

* * *

 

 

 

연습장에 들어서면 여전히 줫같은 안티 새끼들이 있다. 이젠 지들이 뭐라도 된다고 트위터 퍼나르는 ITK새끼들까지 폰들고 지랄 옘병을 하고 있다.


"야 저거 아다마 씹쌔끼 아니냐? 요새 왤케 잘함?"

 

"그게 잘하는거임? 븅신 야 빌리 라이트 모름? 빌리 라이트 발톱의 때만도 못함 저 빠른 쓰레기가 골 좀 넣는다고 뭐가 바뀜?"

 

"하긴 씹 ㅋㅋㅋ LOL"

 

"야 듣겠다. 쉬쉿"


저런 새끼들은 눈으로 봐야만 믿고, 귀롤 듣고 몸으로 느껴야만 아 그러면 안되겠구나 깨우치는 짐승같은 새끼들이다. 보여주겠다고.

 

"야 비나그리 올려"

 

"예 형!"

 


ㅡ뻥!

 


비나그리 븅신은 크로스가 쒯같았는데 요즘 나날히 일취월장해서 봐줄만하게 올리는 정도는 됐다. 네베스랑도 사이가 안좋았는데 내가 밥도 사먹이고 하면서 겨우 구워삶아서 볼 차는 법도 전수시켰다.

 

 

ㅡ쉬이익!!!

 

 

휘감겨 들어오는 볼, 나는 슬쩍 발을 갖다대는 것처럼 밀어 슈팅했다.

 

 


"즐라탄탄식 태권도 슛!"

 


ㅡ처얼썩!!

 

 

ㅡ짝짝짝짝!!!

 

 


"좋아 훌륭해!"

 

 

파트리시오 부주장이 골키퍼 장갑을 낀 엄지를 치켜올리며 웃어보였다.

네베스도 뒤따라 들어오며 박수를 쳤다. 주인공은 나라고 씹쌔끼들아, 하여간 잘생긴 새끼들이 문제야. 스포트라이트를 죄다 뺏겨 버린다. 그래도 뭐 듬직한 부주장에 차기 주장감이니깐.

 

 


"아 늦었다 야 미안미안. 누누 새끼 자꾸 지랄해서" 

 


코디 주장 파벌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모였다.


나는 공을 위로 뻥 차올리며 외쳤다.

 


"우리가 누구!!"

 

"울브스!"

 

 

늦은 밤 연습장에는 눈을 찌르는 스포트 라이트가 쏟아져 내린다. 땀은 비오듯 오고 날벌레도 붙는다. 그래도 우린 존나 축구에 풔킹 크레이지하게 빠져있다.

 

다들 조금이라도 더 잘난 새끼가 되기 위해서, 가족들 밥 먹여 살릴라고, 집살라고, 차 살라고, 뭐 여튼간에 목표를 이룰라고 존나게 볼을 찬다. 서로 지적도 하고 조언도 듣는다. 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내 노력이 컸다 ㅋ 그리고 나도 팀원들 덕을 많이 봤다.

 

그래서 내 목표는 뭐냐고? 

 

그 흐뭇한 미소 짓던 살라 씹쌔끼가 울상짓게 만드는 게 내 목표다. 

 

난 더이상 빠른 쓰레기가 아니다. 빠르고 줜나 풔킹 판타스틱한 축구선수다. 그리고 곧 레전드가 되실 몸이다. 기대해라 씹쌔끼들아.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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