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간단히 적어보는 새크라멘토의 MLS 프랜차이즈 포기 스토리..

며칠 전 새크라멘토 MLS 구단 컨트롤링 오너 론 버클이 MLS 프랜차이즈 권한 포기 선언.

2019년 피닉스, 라스 베가스 등 다양한 도시와의 경쟁을 뚫고 MLS의 29번째 구단을 창단할 권리를 얻었으나, 2년도 되지 않아 구단 창단 권리를 포기하게 됨.

새크라멘토 MLS 플랜은 USL 구단 새크라멘토 리퍼블릭 FC를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졌으며, 前 휴렛팩커드 CEO 멕 휘트먼, NBA 새크라멘토 킹스의 주주 케빈 나글 등이 투자에 참여함.

컨트롤링 오너인 론 버클은 얼마 전 마이클 잭슨의 저택 네버랜드를 구매한 것으로 유명해진 인물로, 유통업을 기반으로 뛰어난 수익을 거둔 투자자임.

앞서 언급한 멕 휘트먼, 케빈 나글 등이 MLS 확장 준비 초기에 참여한 것과는 달리 버클은 구단에 비교적 늦게(2019년) 합류하였으나 뛰어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컨트롤링 오너의 자리에 오르게 됨.

새크라멘토 리퍼블릭 FC는 USL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로, USL이 3부급 리그일 때에도 시즌 평균 관중 점유율 100%를 기록하는 곳이었음. 뛰어난 관중 동원력에 매료된 새크라멘토 시는 축구 구단을 중심으로 하여 신도시 개발 계획을 세움.

투자자들은 협조적인 지자체의 태도를 반겼고, MLS 사무국 또한 이를 반김.

MLS 사무국 입장에서 새크라멘토에 MLS 구단이 생기는 것은 동부 컨퍼런스에 비해 부족한 서부 컨퍼런스의 라이벌리를 보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음.

아무튼 이렇게 완벽해보이는 계획이 코로나땜에 망함.

코로나가 한창일 2020년 여름 MLS 사무국은 새크라멘토의 리그 참가를 미룸 (2022 -> 2023).

새크라멘토 뿐만 아니라 28번째 구단 샬럿, 30번쨰 구단 세인트루이스에도 해당되는 조치로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극복할 시간을 준 셈임.

문제는 컨트롤링 오너 론 버클에 있었는데, 위에 잠깐 얘기했듯이 이 아저씨는 유통업 기반의 투자자로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리테일 기업들로 채워져있음.

코시국 속에서 직격탄을 맞은 산업에 투자하고 있던 그는 엄청난 쪽박을 친 것으로 알려짐.

여기에 다양한 경제 활동 규제가 더해지며 더 이상 축구단 투자로 이익을 얻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빤쓰런한거임 ㅇㅇ

MLS 사무국은 재빠르게 공홈에서 새크라멘토를 지워버렸으나, 재기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님.

론 버클을 비롯해 2019년 새롭게 합류한 주주들은 빠져나갔으나 이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하던 주주들은 남아있고, 지자체 또한 MLS 구단 유치에 큰 관심이 있어 새 투자자를 찾는다면 다시 29번째 클럽 지위를 회복할 수도 있음.

새크라멘토의 포기 선언으로 2019년 당시 MLS 클럽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곳들은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짐.

동, 서부 컨퍼런스 간의 구단 수 균형, 2019년 확장에서의 위치를 감안했을 때 유력한 곳은 피닉스와 라스베가스임.

두 곳 모두 새크라멘토에 비해서는 구장 부지 문제, 자본 문제 등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였으나 새크라멘토가 한 발 물러선 지금 상황에서는 MLS 구단 유치에 가장 가까운 곳임.

피닉스 같은 경우는 디플로, 디디에 드록바 같은 유명인들이 주주로 있어 데이비드 베컴의 인터 마이애미와 같은 효과 또한 노려볼 수 있음.

아무튼 MLS 사무국 입장은 새크라멘토 하나 빠져봐야 구단 창단하겠다는 애들이 줄을 서고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 라고 볼 수 있음.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새 라이벌리 구축이 아쉽기는 하겠지만 다른 구단이 들어오더라도 어떻게든 라이벌리를 엮을 놈들임.

다만 프랜차이즈 확보에 있어 MLS보다 힘이 떨어지는 여자축구 리그 NWSL에 있어서는 새크라멘토의 MLS 포기가 엄청난 악재가 될 것으로 보임.

(* 론 버클은 MLS 구단 창단과 함께 NWSL 구단 창단도 약속하였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