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해축백일장] 운수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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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날

 

여기 마드리드에 위치하고 있는 어느 저택 한 채. 이 저택에 살아가고 있는 가정을 책임지고 있던 가장(家長), 사람들은 그를 디에고 시메오네라고 불렀다. 이 집에 사는 사람들도 과거에는 다른 집과 별반 다를 바 없었던 평범한 가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메오네가 손을 댄 442전술이 대박을 터트리게 되면서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게 되었다. 스페인을 넘어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사람이 되었던 시메오네. 하지만 현재 그에게 남은 것은 과거의 성공이 묻어있는 낡고, 허름한 주택 한 채뿐이었다.

작년에도 사정은 똑같았다. 실패하면 실패했지,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442전술은 여전히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고, 그나마 버티고 있었던 유럽 진출도 실패할 뻔했다. 주변 사람들은 무너져 가는 그에게서 점차 멀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술 실패보다 그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자식들의 가출이었다. 항상 우리 집이 좋다고 외쳤던 아들인 파티, 모라타가 돌연 가출을 해버린 것이었다. 자식들의 가출에도 불구하고 시메오네는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그는 무너져가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일을 해야만 했다.

 

202010, 스페인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메오네는 서둘러 집을 나서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었다. 그는 기존의 442전술을 정리하고 새로운 전술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밖에 나가려는 그를 마중하던 아내 사울은 걱정스러워하며 말했다.

여보, 이번 전술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놈의 여편네가! 성공하라고 기도는 드리질 못할망정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어!”

걱정돼서 그러는 거죠. 남아있는 자식들마저 떠날까 봐

그딴 소리 할 거라면 닥쳐! 남편 응원해 주지는 못할망정

여보이번에는 꼭 우승컵을 가져와주세요.”

우승컵이 무슨 애들 장난이라도 되는 줄아나! 예전에 많이 가져다줬으면 됐지. 뭐 이리 욕심이 많아!”

시메오네는 격앙된 목소리로 아내에게 화를 내고서는 집을 나갔다.

사실 누구보다도 우승컵을 원하던 시메오네였다. 하지만 자신감이 없었다. 지난번의 실패로 돈은 없고, 설상가상 자식들도 가출까지 해버렸으니 말이다. 시메오네는 애써 슬픔을 떨쳐내고는 이번 전술은 기필코 성공하리라.’ 생각하며 다짐한다.

 

그의 새로운 전술은 352전술이였다. 과거 그에게 많은 부와 명예를 안겨주었던 442전술은 작년에 전부 정리한 지 오래였다. 그렇게 처음 써보는 352전술로 시작하게 되는 시메오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개막전이었던 그라나다를 상대로 6-1 대승을 거둔 것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대승에 시메오네는 신이 나 어쩔 줄 몰랐다. 그는 계속해서 352전술을 사용했다. 새로운 전술에 당황한 상대 팀들은 시메오네에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달리고는 잠시 쉬면서 계산해본다. 82무라는 엄청난 성적 덕분에 그의 손에는 무수히 많은 승점이 쥐어져 있었다.

시메오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하는 경기마다 상대가 맥을 못추리면서 계속해서 승점을 따냈다. 오랫동안 승점을 헌납했던 바르셀로나에게 승리하기도 했고, 2위와 승점 차가 13점으로 벌어지면서 우승컵에 한 발짝 다가서기 시작했다. 그는 계속해서 승승장구하는 352전술을 바라보며 이번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그렇게 시즌을 시작한지 절반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한창 리그에 집중하던 그는 잠시 휴식을 가지기 위해서 선술집에 들어갔다. 그 안에는 시메오네 밑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후안프란이 있었다.

아이구, 시메오네 감독님. 오랜만이네요.”

이야. 후안프란 오랜만이다. 여기서 얼굴을 다 보네.”

감독님. 소문이 엄청 퍼졌더라고요. 이번에 352전술로 라리가를 정복하고 있다면서요?”

허허, 뭔 소리인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지."

그렇게 술 한 잔으로 마른 목을 축이다 보니 집에 있는 아내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사울. 그동안 나를 위해서 많이 고생했었지. 왼쪽에서도 뛰고, 오른쪽에서도 뛰고, 풀백으로도 뛰고, 센터백으로도 뛰고. 내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울 덕분이기도 했지. 자기 폼이 떨어지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사울도 감독님 마음 다 알고 있을 겁니다. 이번에 우승컵 들어 올려서 집에 가져가시면 되죠.”

그래야지. 나 먼저 일어나보겠네. 이제 집에 가서 가족들하고 기쁨을 나눠야겠네.”

, 감독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우승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시메오네의 352전술도 오래가지 못했다. 시즌 초반을 너무 무리하게 달렸다. 이에 버티지 못한 팀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시메오네를 도와주던 선수들도 부상을 당하면서 구멍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안돼. 어떻게든 이번 시즌은 우승컵을 들어 올려야해.’ 시메오네는 계속해서 다짐하며 집까지 걸어간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하늘은 그의 마음을 몰라봤다. 그의 뒤를 따르던 팀들이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흐르고 어느덧 시즌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시메오네는 어떻게든 버텨보려 애를 썼다. 하지만 352전술은 무너진 지 오래였다. 어떻게든 승점을 가져와야 했던 헤타페, 세비야, 베티스 경기에서 1점 밖에 가져오지 못했던 게 크다. 그는 계속해서 집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이따금식 뒤를 돌아봤다. 뒤에서는 조금씩 따라오고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가 1점 차로 따라온 것이였다.

이런 우라질.”

기쁨, 슬픔, 분노, 증오, 모든 감정을 느꼈던 시메오네가 압축하여 내뱉은 짧은 한마디였다.

 

마침내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저택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의 몸은 이미 성한 곳이 없어서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온 그는 복도에서 주저 쓰러진다. 낡은 주택 안 벽에서 나온 먼지내, 오래전에 가져왔던 우승컵, 가지각색 켜켜이 앉은 유니폼들이 지친 시메오네의 몸을 찔렀다.

마침 복도로 나오던 사울이 그를 발견하고서 서둘러 달려간다. 그러고는 쓰러져있는 그를 일으켜기 위해 몸을 부축하려 한다.

여보, 주야장천 누워만 있으면 어떡합니까? 아내가 이리 부축해도 일어나지를 못해요!” 라고 말하며 시메오네를 일으키려고 끙끙댄다. 그러나 시메오네가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본 사울은 이번에도 우승컵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승점을 13점차나 벌렸는데 왜 우승하지를 못하니, 왜 우승하지를 못해괴상하게도 이번 시즌은! 운수가 좋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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