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Know What? 옛날 스쿼드 소개 - 16편: 오스발도 바뇰리와 마법의 84-85 엘라스 베로나

 

양옆에 서있는 코치는

왼쪽이 감독 오스발도 바뇰리, 오른쪽이 수석코치 안토니오 레오나르디

 

윗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프레벤 엘카예르-라르센, 루이지 사케티, 클라우디오 가렐라, 세르조 스푸리, 한스 페터 브리겔, 실바노 폰톨란

중앙 왼쪽부터 순서대로

로베르토 트리첼라, 도메니코 볼파티, 쥐세페 갈데리시, 루치아노 마랑곤, 피에트로 판나, 안토니오 디 젠나로

아랫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다리오 도나, 루치아노 브루니, 프랑코 투르케타, 파비오 마랑곤, 마우로 페로니

 

단일 리그 출범 이후(29-30시즌 이후) 현재까지

지방 클럽의 처음이자 마지막 스쿠데토, 84-85 엘라스 베로나

 

이탈리아 세리에 A 역사에서 베로나가 우승하기 전까지

그 주의 수도를 연고로 한 팀만이 우승했었습니다

 

그 이전에 우승했던 클럽들이 대부분

그 지역의 주도인 밀라노, 토리노, 로마, 피렌체, 볼로냐, 나폴리 등이었는데

베로나가 위치한 베네토 주의 주도는 베네치아입니다

 

이 주도가 아닌 도시를 연고로 하는 클럽팀이 처음으로 우승한 게 84-85 베로나였습니다

 

이전부터 쭉 이야기하는 부분이지만, 구단이 강해지려면 구단 보드진이 존나 개념차야됩니다

세리에 B에 처박혀있던 구단을 승격시키고, 승격 3시즌만에 베로나의 스쿠데토라는 동화를 써낸 감독

 

 

저 사진에서 헹가레 받기 직전의 아저씨

 

Osvaldo Bagnoli, 오스발도 바뇰리

( 1935. 7. 3 ~ 현재 )

 

1981-82 승격 시즌 팀에 부임하여 팀을 맡자마자 승격

3시즌 뒤 팀의 스쿠데토를 이끌며 엘라스 베로나의 유일한 리그우승을 경험시켜준 감독입니다

 

이 감독의 전술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감독의 베로나 시절 별명이 Il mago della Bovisa

보비사의 마법사인데, 전술적 능력이 상당한 감독이었다고 합니다

 

전술 기반은 당시 유행하던 조나 미스타였지만,

엘라스 베로나에선 유행중인 정석의 완벽한 조나 미스타를 구현할 선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당시 베로나엔 리베로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해줄 선수가 없었고

창조성이 좋은 미드필더도 없었으며, 

강력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천천히 경기장을 장악해갈 스타일도 구사할 수 없었습니다

창조성은 없지만 수비 기술은 좋은 풀백 루치아노 마랑곤

강력한 대인마크가 강점이지만 그거 하나뿐인 수비수 실바노 폰톨란과 마우로 페로니

대인마크와 활동량 하나는 끝내주지만 리베로로서의 창조성이 아쉬웠던 로베르토 트리첼라

 

이 주축 선수들을 가지고 새로운 형태의 조나 미스타를 구현해냅니다

 

오스발도 바뇰리는 아예 생각을 바꿉니다

기존 조나 미스타가 보여준 모습이 한쪽이 수비하고 한쪽이 올라와서 공격을 돕게 만들며

플레이메이커가 내려와서 공격 조율을 돕는 형태에서 아예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합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우린 그냥 앞으로 뻥뻥 질러서 역습을 한다'

조나 미스타에서 역습을 한다니 정말 새로운 발상이었지만 이 생각이 주효하게 먹혔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괜찮지만 창조성이 부족한 폰톨란과 페로니를 위해 트리첼라를 더욱 수비적인 형태의 리베로로 사용

철저하게 스토퍼 역할을 하며 마우로 페로니와 실바노 폰톨란이 수비에 전념하며

실점을 막는데 주력하고, 리베로인 트리첼라가 전진하여 1차 압박을 가하고

브리겔과 볼파티가 보다 단단하게 중앙에서 볼 탈취에 신경쓰는 형태입니다

 

이제 경기의 변수는 공격에 가담할 만능 한스 페터 브리겔과 공격수 프레벤 엘카예르-라르센

 

바뇰리는 여기도 마찬가지로, 그냥 쓰다간 쉽게 막힐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여기에도 역할을 부여해서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브리겔은 때때로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 볼파티와 협력 플레이를 통해 수비에 신경을 쓰고

반대편의 피에트로 판나가 볼 운반과 킥력이 좋은 것을 활용해서 판나의 킥력을 이용해

수비 국면에서 공격작업을 빠르게 가져가는 방식의 역습을 활용했습니다

 

여기에 스쿠데토 시즌 직전 데려온 한스 페터 브리겔과 프레벤 엘카예르의 역할이 아주 중요해지는데

브리겔은 본포지션 왼쪽 풀백만이 아니라 우측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센터백까지 볼 수 있었던 멀티플레이어였습니다

다양한 역할이 소화 가능한데다 우월한 신체능력까지 지닌 브리겔의 존재 덕분에

수비적인 안정감을 가져갈 수 있었고, 엘카예르와 갈데리시가 측면 스위칭을 하며

상대 수비에게 지속적으로 혼선을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대애충 이런 느낌인데 안토니오 디 젠나로도 사실 그렇게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적절하게 볼운반과 패스는 되는 선수였기에 갈데리시와 엘카예르가 지속적으로 스위칭하는 공간에

볼을 투입해줄 능력이 있는 선수였고, 여기에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브리겔의 공격 가담까지

투박하지만 확실하게 위력적인 방식으로 84-85 시즌 리그 최소실점인 19실점을 기록하였습니다

1985년 5월 19일, 리그 마지막 경기 아벨리노전에서 피에트로 판나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쥐세페 갈데리시, 프레벤 엘카예르가 연속골을 기록하며 스쿠데토를 확정짓게 됩니다

 

바뇰리는 베로나에서만 9년을 보낸 감독이며, 그의 전술에 맞는 최적의 선수를 영입해준 디렉터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사진 속 가운데 인물, 베로나 홈경기 직관와서 가운데 서있는 흰머리 할아버지

 

Emiliano Mascetti, 에밀리아노 마세티

( 1943. 3. 11 ~ 현재 )

 

1980년 베로나에서 은퇴하자마자 바로 스포츠 디렉터로 구단에 투신

1988년까지 베로나의 디렉터로 일하며 한스 페터 브리겔, 프레벤 엘카예르 등을 데려왔고

이전엔 마우로 페로니, 실바노 폰톨란, 루치아노 마랑곤 등을 영입하는 등 능력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바뇰리와 함께 엘라스 베로나의 스쿠데토를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후일 1988년 로마의 구단주 디노 비올라가 로마로 이 디렉터를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내 맘대로 업데이트됩니다

*나도 언제 또 쓸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