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장문) 레알이 왜 음바페한테 오버페이 하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한 설명

충분히 이해가는 반응임. 나도 처음엔 그랬으니까. 근데 레알팬사이트에서 사람들이랑 얘기하고 페레즈 의도 추측해보고 하니까 생각이 좀 바뀌더라고.

일단, 페레즈가 지금 음바페한테 크게 지르는건 여러가지 계산이 포함되어 있음. 단순히 우리 스쿼드 보강해야 하니까 얼른 음바페 데려와! 이게 아님.

페레즈는 음바페 영입작업에 계속 공을 들여온 사람이고, 이때를 위해 2옵션 그딴거 다 버리고 지금 이 타이밍만 기다려 온 사람임.

이적시장 일주일도 안남은 이 시점에 음바페에 160m 비드? 이건 굉장히 전략적인 승부수임.

일단 들리는 언론 소식에 파리가 당장 바로 거절하지 못했다느니, 고민하고 있다느니, 더 상향 비드 해주길 원한다느니, 로익탄지는 psg가 이만큼의 금액을 오프닝비드로 가져올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당황스러워 한다는 말도 덧붙였음. 이것만 봐도 psg가 예상치 못한 큰 금액 비드에 혼란스러워 한다는걸 알 수 있음. 일부 언론에서는 이미 psg에서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려서 팔자! 팔지말자!로 논의중이라고도 하고. 이렇게 파리가 섣불리 거절 못하게 하는게 하나.

왜 섣불리 거절 못하냐고? 1년 남은 선수한테 너무 큰 금액이거든.... 생각해봐, 음바페 남긴다고 챔스우승이 100%가 되는건 아님. 그런데 행여나 만약에 챔스우승 못하고 받아낼 수 있던 160m은 땅에 내다버리고 음바페만 공짜로 나가버린다? 개손해지...... 그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냐? 하고 레알이 남은 촉박한 이적기간 동안 얼른 결정해보라고 압박 넣는거임. 그리고 저 금액을 거절해버리면 우리 절대 안팔거라는 의사표시라서 레알은 우린 최선을 다했는데 파리가 안파네~ 하면서 변명할 수 있음.

그리고 파리에 대한 일종의 존중 + 음바페에게 보이는 성의표시가 두번째. 파리한테는 너네 자존심 상할 일 아니고 이정도 금액이면 받고 마지못해 수락하는 척 할 만하지 않냐~ 하는거고, 음바페한테는 지금 너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구단이 우리말고도 있음? 말해보셈! 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거지. 설령 이번에 못와서 자계로 결국 풀리더라도 음바페는 이때의 레알의 노력을 무시하진 않겠지. 사람새기라면..... 일종의 psg와의 구단관계 고려하는 동시에 + 음바페 딴 생각 못하게 막기 + 재계약은 절대 하지말라, 우리가 너 어떻게든 데려간다는 의사표시 + fa로 풀릴 때 붙을 경쟁자들에게서 우위 점하기 등 이것만봐도 이미 다양한 계산이 깔린거임. 게다가 음바페 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할 수만 있다면, 레알은 다음 이적시장에 노릴 타겟을 정해서 온전히 힘을 쏟을 수 있음. 내년까지도 음바페 하나에 휘둘릴 순 없잖아.

그리고 곧 있으면 레알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가 리모델링 끝나고 개장함. 완공식이 대충 셀타비고전이란 얘기가 있는데 이번에 음바페 영입하면 그때 입단식 + 데뷔전 갖게 한다고 들었음. 그러면, 그때 오랜만에 오픈한데다 새롭게 단장까지 마친 베르나베우 완공식 + 관중 일부 입장 + 음바페 입단식 + 데뷔전까지? 마케팅 효과 지리지...... 아마 음바페 이적료의 일부는 마케팅비로 상당히 충당되버릴거임.

그리고 페레즈는 이걸 단순히 선수 하나 영입하는걸로 치부하는게 아님. 갈락티코 때만 봐도 이 사람의 쇼맨쉽은 보통내기가 아님. 선수를 이용한 상업적인 마케팅이라던가 벌어들이는 수익 이런거 다 따져서 효과를 보는 사람임. "가장 비싼 선수가 가장 싼 선수이다" 이 말만봐도 알 수 있음. 괜히 하버드에서 경영학 교재로 가르치는 말이 아니니까...... 페레즈는 음바페를 통해 갈락티코 3기의 시작을 알리고 싶은거임. 예전 안첼로티 1기 사단 출범 때도 베일을 영입하면서 BBC 라인을 완성하고 동시에 갈락티코2기의 완성을 알렸었음. 이번에도 마지막날 전에 음바페가 오면 그때랑 비슷한 흐름. 페레즈의 철학은 진짜 조금도 변하지 않은거임.

다시말해서, 페레즈는 이번 음바페 영입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적료 중 하나로(가급적이면 월드레코드를 원했다고 하는데 코시국이라 힘든상태, 예전에 250m 얘기도 나왔던거 생각하면 코시국 아니었으면 진짜 네이마르 이적료까지 갈아치웠을지도 모르는 양반임) 갈락티코 3기의 첫 선수가 들어온다는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싶은거임. 160m은 그걸위한 퍼포먼스 같은거지. 경사스런 갈락티코3기 첫 선수가 FA로 들어온 선수! 이러면 무게감 떨어지니까.

또, 이번에 메시영입으로 사람들이 파리를 엄청 주목하잖아? 근데 이번에 레알이 음바페한테 오퍼하면서 한방에 그 주목도가 레알쪽으로 쏠려버렸음. 진짜 영악한 사람임 페레즈가...... 메시 때문에 파리가 받던 높은 주목도가 오히려 이 빅딜에 더 큰 관심을 가져오고 있다니깐? 파리가 받는 주목도를 역이용하는 것까지 계산했으면 진짜 소름돋을만큼 무서운 사람임..... 덕분에 이번에 음바페 이적 딜 성공시키면 어째 이적시장을 제일 잘 보내고 주목 많이 받아야 했던건 파리인데 갑자기 레알이 끼어들어서 스포트라이트 뺏어가버린 셈이 되버릴거임.

이렇게 음바페 오퍼 하나에 저런 많은 효과가 있음. 이걸 전부 페레즈가 다 계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오퍼가 가져오는 영향력이 단순히 금전적인 계산을 넘어서서 레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는건 명백함. 진짜 괜히 경영의 신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