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전지적 빌바오 시점 2R 리뷰] 아틀레틱빌바오 vs 발렌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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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2R 아틀레틱 빌바오 vs 발렌시아

 

라리가 2R 아틀레틱 빌바오와 발렌시아의 경기가 8월 22일(한국 시간 기준) 00:30에 열렸습니다.

라리가의 중상위권을 대표하는 두 구단 간의 맞대결이기에 피터지고 매우 빡빡한 대결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실제 경기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되짚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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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전 아틀레틱 빌바오 선수 이케르 무니아인의 500경기 출장(지난 1R 마요르카 전) 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이 날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준 수사에타(맨 오른쪽, 507경기 출장) 선수를 오랜만에 보게 되어 정말 너무 너무 기뻤습니다. : 제가 좋아했던 첫 빌바오의 주축 멤버였기에 너무 그리웠어요

기념패는 빌바오의 예술가인 Iñaki Arce가 제작했으며 이케르 무니아인이 500경기 출장 당시 착용했던 주장완장이 함께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1. 경기 Summary

- 두 팀 간의 엄청난 압박 대결

- 압박을 풀어나오고자 하는 두 팀의 다른 접근법

- 윌리엄스형제(Nico, Inaki)의 양날개 권법

- 두 팀의 똥망 결정력(빌바오는 베렝게르 성공 / 발렌시아는 95분 마르코스 안드레의 슛인가 패스인가ㅋㅋ 다행.)

#2. 선발 라인업

빌바오는 지난 1라운드 마요르카 전의 명단에서 한 명만을 교체한 (방송화면 기준) 4-2-3-1 포메이션과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실제 경기에 들어가면 지난 경기처럼 산세트가 무니아인과 같은 라인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4-3-3이 될 지 오늘 경기에서는 베스가와 같은 라인에 있는 4-2-3-1이 될 지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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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라인업에서 특이한 점은 지난 1R 최전방 공격수로 출장했지만 부진했던 Asier Villalibre를 대신해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했었던 Inaki Williams 선수를 (익숙한?) 최전방으로, 오른쪽 윙포워드 자리를 동생 Nico Williams 선수로 채웠습니다.

발렌시아 역시 1R 지로나 전의 선발 명단과 한 자리(센터백 쿠마르트 ↔ 가브리엘 파울리스타)만 교체한 체로 4-3-3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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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기 리뷰

언더 스탯 기준 XG값(Expected Goal)은 빌바오 0.76 : 0.68 발렌시아 였습니다.

이 결과는 두 팀 모두 골을 넣을 수 있는 위협적인 상황을 크게 만들지 못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41분 베렝게르의 중거리슛 골 장면은 심지어 XG값이 0.04에 불과할 정도였습니다.

빌바오의 공격 전개 과정에 비해 떨어지는 최전방의 파괴력은 이번 시즌 내내 골칫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XG.jpg

 

[전반전]

전반전은 발렌시아의 압박에 고전한 빌바오의 빌드업이었습니다.

마요르카가 물러나서 수비했던 1라운드와는 다르게 산세트와 베스가는 높은 지점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 지점에서 공을 받으러 내려와야 했습니다. 그러나 발렌시아는 철저하게 전방부터 이 빌드업 지점을 부수기 위해 커다란 사각형을 형성하고 1:1로 압박했습니다.

빌드업 방해.jpg

빌드업방해2.jpg

 

 

이 때문에 전반전에 발렌시아가 빌바오의 빌드업 방향을 측면으로 제한시키거나 롱볼을 통한 부정확한 전개가 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1라운드의 패스 분석지표와 비교해보면 짧은 패스의 빈도가 현격히 떨어지고 롱볼의 비율이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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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R 패스 분석 왼쪽이 빌바오 / 오른쪽이 발렌시아

1라운드 패스.jpg

1R 패스 분석 왼쪽이 빌바오 / 오른쪽이 마요르카

 

특히 공격을 전개해 주어야 할 베스가의 패스 횟수가 68회(마요르카 전)에서 31회로 줄어들었고 산세트 역시 29회에서 12회로 줄어들었으며 심지어 패스 정확도는 58.3%(ㅡ,.ㅡ)에 그쳤습니다.

베스가 패스.jpg

 

이런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다보니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방법이 무니아인의 드리블과 윌리엄스 형제의 돌파 후 크로스 전개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공격진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이냐키 윌리엄스가 고립되어 계속해서 오른쪽 측면으로 밀려나가고 최전방에는 아무도......아무도 없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전반전 발렌시아는 매우 효과적으로 빌바오의 공격진을 봉쇄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냐키 고립.jpg

 

빌바오의 평균 위치 히트맵을 비교하면 이런 점이 더욱 눈에 띕니다.

최전방의 이냐키 윌리엄스는 측면으로 고립, 무니아인의 전방 드리블 증가, 측면 풀백들의 전진성 약화 등이 드러난 전반전이었습니다. 그래도 무니아인의 전진 후 침투패스를 통해 베렝게르의 1:1 찬스를 만들었던 전반 4분의 장면 과 전반 32분 박스 안에 공격숫자가 확보된 상태에서 올렸던 니코 윌리엄스의 크로스 등 간간이 좋은 모습들은 있었습니다.

1라운드 평균 히트맵.jpg

1R 마요르카 전의 평균 위치

 

2라운드 평균 히트맵.jpg

2R 발렌시아 전의 평균 위치, 무니아인이 전방으로 전진하는 횟수가 많았다.

 

반대로 발렌시아는 전반 초반 빌바오의 압박을 매우 잘 풀어냈습니다. 빌바오는 오늘도 최전방부터 압박을 열심히 하기 위해 달려들었는데요. 발렌시아는 빌바오가 공을 가진 수비수를 압박하기 위해 달려오면

1. 투 터치 안에 동료에게 패스한다.

2. 경기장 전체를 매우 크게 활용하고 순식간에 반대 측면으로 전개하여 압박 라인을 벗겨낸다.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 압박 라인을 계속해서 벗겨냈습니다. 현지 커멘터리 역시 "Inviting Press : 일부러 압박을 유도함" 라고 표현하는 멘트도 있었습니다.

이 탓에 빌바오는 공격진과 3선의 간격이 점점 벌어졌고 발렌시아의 빠른 측면 전환 때마다 수비라인이 정리되지 않다거나 산세트, 베스가의 동선이 겹치는 등 슈팅찬스를 내주는 장면이 생겼습니다. 점유율도 발렌시아에 크게 뒤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림16.jpg

 

하지만 전반 25분을 기점으로 발렌시아도 빌바오의 압박을 쉽게 벗겨내지 못하며(빌바오의 양쪽 측면 윙어 니코윌리엄스, 베렝게르가 수비 가담을 정말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롱볼을 시전하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양 측의 공격은 압박 -> 롱볼 -> 턴오버 의 과정을 계속 반복했습니다. (제3자 팬들은 졸리다....하셨을 듯) 오히려 빌바오는 전반 27분 산세트의 압박을 벗겨내는 훌륭한 턴 동작을 통해 공격찬스를 만드는 등, 공격적인 재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전반이 지지부진하게 끝나나 싶었는데 전반 42분 솔레르가 압박 받는 상황에서 로빙패스를 시도했던 것이 이냐키 윌리엄스에게 잘리고 베스가가 침투하는 베렝게르에게 패스, 베렝게르는 박스 왼쪽에서 정말 훌륭한 중거리 슛으로 득점에 성공합니다!

득점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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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9.jpg

 

 

전반 47분 빌바오의 역습 찬스 역시 골에 가까운 장면이었지만 이번에는 베렝게르가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전반전은 점유율을 내주었지만 견고하게 잘 버텨낸 빌바오가 찬스를 잘 살리며 1:0으로 앞서 나갔습니다.

[후반전]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두 가지 문제에 대한 해답을 발베르데 감독이 제시할 수 있을지 눈길이 갔습니다.

첫째, 발렌시아가 공을 점유하고 전개해 오는 과정을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

둘째, 발렌시아의 전방 압박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그만큼 전반전에 고생한 빌바오였습니다.

후반전이 시작됨과 동시에 빌바오는 라인을 끌어올리고 발렌시아의 공격전개를 방해하기 위해 팀 전체가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팀전체 압박.jpg

 

전반전과 비교해보면 베스가와 산세트의 압박 저지선을 한 두 발 앞으로 올린 것이 보이고 그 점에서 발렌시아의 매끄러운 공격전개를 저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전반전 발렌시아가 잘했던 점을 빌바오가 후반전에 잘 해냈습니다. 특히 후반전에는 선수들이 엄청나게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발렌시아가 점점 지치는 데 비해 빌바오는 70분만 뛰고 교체할 것처럼 뛰어다녔습니다.(실제로 6~70분 즈음부터 중원 자원들을 교체해주었지요)

예라이 역습차단.jpg

 

 

이렇게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면 뒷 공간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는데 발렌시아의 측면 전환, 롱볼을 통한 역습 찬스 몇 번을 빌바오의 센터백 예라이가 전후방 가리지 않고 모조리 끊어내 버렸습니다. 이날 골을 넣은 베렝게르가 공식 MOTM이 되었지만 빌바오의 실질적 이날 대장은 예라이였습니다.

클리어 10회, 인터셉트 3회, 슛 블록 2회, 태클 1회, 공중볼 경합 승리 5회 등 어마어마한 수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짝으로 출장한 비비안 역시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후방 커버를 정말 잘 해주었습니다.

빌바오의 후반전 발렌시아 압박 벗겨내기 컨셉은 아래와 같이 이루어졌습니다.

첫째, 센터백 예라이를 적극적으로 빌드업 과정에 참여시킨다.

둘째, 압박이 들어오면 굳이 어렵게 빌드업 하지 않고 최전방으로 킥해서 윌리엄스 형제의 스피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빌바오 역습.jpg

70분 경 라울 가르시아가 들어오면서 최전방에 위치함으로써 양쪽 날개에 위치한 윌리엄스 형제는 더욱 측면을 파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덕분에 발렌시아의 수비라인이 점점 뒤로 내려가면서 후반 막판으로 갈 수록 빌바오의 압박은 주효하고 발렌시아의 압박은 파훼되는 전술적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 골을 더 넣으면 참 쉽게 갈 수 있었을 상황이었지만 그 한 골이 정말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후반 80분 이냐키 윌리엄스의 크로스를 동생 니코 윌리엄스가 발로 갖다대며 2:0을 만들었나 했던 순간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가 선언되었습니다. 너무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빌바오는 60분부터 꾸준히 교체카드를 활용하여 총 5장을 활용했는데 유스에서 올라온 벤세도르, 사라가 모두 미친듯이 뛰면서 활약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습니다. 후반 93분에 보여주는 빌바오의 역동적인 압박은 정말 이 팀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었습니다.

95분.jpg

 

그러나 후반 추가 시간 빌바오는 실점 직전의 위기에 빠집니다.

95분, 공격 전개 과정에서 발렌시아에 의해 차단되고 측면에 있던 마르코스 안드레가 안으로 파고들며

빌바오의 센터백 비비안을 벗겨냈습니다. 뒤에 따라온 베스가가 발을 뻗었는데 사실 이 장면에서 안드레가 넘어졌다면 무조건 PK였을텐데 이걸 이겨내고 슛을 때려냈습니다. 그 슈팅이 골문을 정말 살짝 벗겨내면서 빌바오 선수들조차 골을 먹힌 것 같은 리액션을 했을 정도로 실점과 다름없는 장면을 지나보냈습니다.

실점위기1.jpg

실점위기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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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빌바오 vs 발렌시아의 경기가 1:0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전술적 포인트로 관심있게 본 두 팀의 경기는 앞서 이야기 했던 대로 서로의 비슷한 압박 스타일을 누가 더 잘 풀어낼 수 있는 답안지를 가져오는지가 매우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전반전 발렌시아는 빠른 측면전환을 통해 그 압박을 이겨낼 준비를 매우 잘 해왔고

후반전 빌바오는 측면 자원의 스피드를 활용해 오히려 발렌시아의 최전방-후방 사이의 거리를 멀게 만듦으로써 압박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말 빡빡하고 어려운 경기였기에 따낸 3점의 승점이 너무나도 꿀같은 2라운드 였습니다.

그림41.jpg

 

댓글 7

best 2022.08.22. 14:17
게임서 무니아인 빼오면 욕 오지게 먹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빌바오서 500경기 출장을 했다니 ㄷㄷ
best 2022.08.22. 14:20
잘 읽었습니다~ 승리 축하드려요 :) 예라이 대박이네요 ㄷㄷ
best 2022.08.22. 14:17
게임서 무니아인 빼오면 욕 오지게 먹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빌바오서 500경기 출장을 했다니 ㄷㄷ
댓글
best 2022.08.22. 14:20
 룬
잘 읽었습니다~ 승리 축하드려요 :) 예라이 대박이네요 ㄷㄷ
댓글
강미나 2022.08.22. 14:24
버러지같은 막시발련 & 남페미련 언제 나가냐
댓글
Muniain 2022.08.22. 15:10
 강미나
막판에 마르코스 안드레 돌파랑 무브먼트 지렷는데 그거 들어갔으면 ㄱㅊ앗을텐데
댓글
강미나 2022.08.22. 15:38
 Muniain
그거 넣었어도 사실 나가야됨

그래서 아르투르 멜루 데려올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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