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전지적 빌바오 시점 3R 리뷰] 아틀레틱빌바오(원) vs 카디스(홈)

[이번 시즌 내내 빌바오 시점 프리뷰 / 리뷰 쓰고 있습니다. 전 경기 리뷰 예정]

2R 아틀레틱 빌바오(홈) vs 발렌시아(원) 리뷰 보러가기 : https://blog.naver.com/sky_colored/222854939932

1R 아틀레틱 빌바오(홈) vs 마요르카(원) 리뷰 보러가기 : https://blog.naver.com/sky_colored/222854368435

 

[LaLiga 3R] Cadiz CF 0:4 AthleticClub de Bilbao

매치소개.jpg

라리가 3R 아틀레틱 빌바오(원정) vs 카디스(홈)

 

라리가 3R 아틀레틱 빌바오와 카디스CF가 8.30(화) 한국시간으로 새벽 3시에 카디스의 홈구장인 에스타디오 누에보 미란디야에서 격돌했습니다. 프리뷰에서 살펴보았듯이 지난 두 시즌 간 상대방의 원정경기에서 두 팀 모두 승리하는 독특한 기록이 있었기에 이번 경기는 양 팀의 경기력적인 측면을 차치하고서라도 원정팀 승리 징크스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갔습니다. 지금부터 3라운드 아틀레틱 빌바오와 카디스의 경기를 톺아보겠습니다.

#1. 경기 총평

경기 총평.jpg

 

#2. 선발라인업

원정팀 빌바오는 2라운드 발렌시아 전의 선발라인업과 단 한 자리만을 교체하는 명단으로 피치 위에 섰습니다.

 

왼쪽 풀백인 유리 베르치체가 오른쪽 발뒤꿈치 부상으로 이탈하고, 백업 자원인 미켈 발렌시아가 역시 부상으로 이미 빠져있는 상황에서 오른발잡이이며 주로 오른쪽 풀백이나 오른쪽 윙 포지션을 보던 이니고 레케 선수를 그 자리에 세웠습니다. 과연 왼쪽 공격 라인을 주도하던 유리 베르치체의 공격력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주목을 끌었습니다.

빌바오 선발라인업.jpg

 

카디스는 4-4-2 전형을 들고 나왔습니다. 독특한 점은 지난 두 경기에서 센터백으로 발을 맞췄던 에르난데스와 추스트 대신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팔리 선수가 센터백 자리에 서면서 팔리-에르난데스 조합으로 수비라인을 구성했습니다. 이로써 카디스의 2선 미드필더 조합은 이번 시즌 세 경기 내내 다른 명단으로 출전하였습니다.

카디스 선발 라인업.jpg

그 점을 방증하듯 이 날 경기의 카메라는 두 선수를 굉장히 잦은 빈도로 클로즈업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주요선수(레케,팔리).jpg

 

#3. 경기 리뷰

언더 스탯 기준 XG값(Expected Goal)은 빌바오 3.19 : 0.24 카디스CF 였습니다.

빌바오의 이냐키 윌리엄스가 실축한 패널티킥 0.75를 제외하면 2.44로 실제 4:0의 스코어는 빌바오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결정력으로 골을 넣어주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xg값.jpg

 

[전반전]

전반전을 시작함과 동시에 카디스가 오른쪽 측면에서의 날카로운 크로스 두 방으로 빌바오의 수비라인을 위협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카디스는 빌바오의 왼쪽 풀백으로 출장한 이니고 레케 선수의 포지션을 공략하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이날 카디스의 평균 히트맵에서도 오른쪽 윙어인 Aleho(11번)와 오른쪽 풀백 Zaldua(2번)가 그나마 높이 전진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카디스가 시도한 9개의 슈팅 중 5개가 이 두 선수에게서 나왔습니다.

3라운드_평균_히트맵(카디스).jpg

 

카디스는 전반전에 롱볼을 측면쪽으로 붙여넣는 전략을 사용했는데 공중볼 경합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간간이 박스 안 쪽으로 밀고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공중볼에서 승리했다 하더라도 세컨볼의 경합에서 지속적으로 실패하여 크게 위협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전반 11분, 16분 카디스의 수비진의 실수가 나오면서 빌바오가 득점과 가까운 장면을 연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오늘 경기에서 카디스 수비라인에서의 실수가 득점으로 연결될 것임을 확실히 암시하는 복선이었습니다.

카디스 롱볼 경합.jpg

 

경기 초반부에는 카디스가 강하게 압박하며 빌바오의 3선 미드필더 베스가에게서 나오는 볼 줄기를 차단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빌바오가 차분하게 대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베스가를 압박하려는 카디스의 노력이 무색하게 빌바오의 센터백 예라이 알바레즈가 공을 몰고 상당히 높은 지점까지 올라가 전진패스를 시도하는 등 빌드업 전개의 물꼬를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날 예라이는 올 시즌 그 어떤 경기보다 더 많은 패스를 하며 카디스의 초반 압박을 풀어내는 데 큰 일조를 했습니다.

예라이 전진.jpg

 

결국 전반 23분 꾸준히 실수를 하던 카디스 포백라인은 드디어 그 대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카디스의 왼쪽에서 아르자멘디아가 골키퍼를 향해 백패스한 것이 센터백 팔리와 골키퍼 레데스마의 사이로 애매하게 흘렀고 이를 놓치지 않은 이냐키 윌리엄스가 골키퍼까지 제쳐내고 어려운 각도에서 매우 훌륭한 결정력으로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첫번째 득점.jpg

 

선제골을 허용한 직후부터 카디스의 수비라인은 급격하게 후퇴하기 시작했고 빌바오는 전진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공격을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지 커멘터리에서도 "no under pressure, do not make uncomfortable"과 같은 표현으로 지나치게 처진 카디스의 라인을 지적했습니다.
 

이날 빌바오는 엄청나게 높은 수비라인과 압박 저지선을 형성하고 카디스를 몰아붙였습니다.

히트맵에서 볼 수 있듯 1라운드 매우 우세했던 마요르카 전과 매우 흡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 경기에서는 산세트의 경기 영향력이 매우 좋았습니다. 수비 시에는 확실히 내려와주고 공격 시에 무니아인보다 더 적극적으로 올라가면서 박스 투 박스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습니다. 상대가 최약체임을 감안해야겠지만 이번 시즌 가장 좋은 퍼포먼스라 할 수 있었습니다. 무니아인은 여전히 프리롤로 폭넓게 돌아다니며 패널티 박스 안으로 스루패스를 계속 찔러넣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히트맵 비교.jpg

패스 기록 비교.jpg

 

카디스 전에서 무려 600회에 가까운 패스를 주고받는 등 여러 지표에서 경기가 빌바오 쪽으로 기울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반 33분 베스가가 침투하는 니코 윌리엄스를 향해 로빙패스를 전달했고 이를 논스톱으로 크로스하는 과정에서 카디스의 왼쪽 풀백 에스피노의 팔에 공이 맞으며 빌바오의 패널티킥이 선언되었습니다.

카디스 핸드볼.jpg

키커는 이냐키 윌리엄스, 패널티킥 전 성공과 실축 방향을 표시해주는 그래픽을 보며 오른쪽 아래로만 차지 말아라... 기도했건만 기가 막히게 그 곳으로 차고 레데스마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버립니다. 하...

패널티킥 장면을 보시면 알겠지만 쳐다보는 방향 왼쪽 디딤발, 스윙 모두 "나 오른쪽으로 찬다" 라고 광고하고 찹니다... 무니아인이나 베렝게르가 차는 건 어려울까?

패널티 실축.jpg

 

이런 상황에서 득점을 해서 도망가지 못하다가 후반전에 오히려 경기력이 떨어지며 무승부나 패배하는 경기를 많이 보아왔던 빌바오 팬들은 아마도 이대로 끝나는 전반전에 일말의 불안감을 가졌을 것입니다.

전반전이 끝난 후 재미있는 그래픽 인포 두 가지가 있어 살펴보았습니다.

양팀 합쳐 전반전 활동량 1위 : 미켈 베스가 - 오늘 같이 압박이 심하지 않은 경기에서는 6번 롤을 매우 훌륭하게 수행할 줄 아는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물론 직전 라운드 발렌시아 전에서는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겠지요.

베스가 활동량.jpg

 

두 번째는 빌바오 센터백 듀오(예라이, 비비안)의 최고 속도입니다.

빌바오의 센터백들은 어려서부터 스프린트, 볼플레잉 디펜더 훈련을 제대로 육성받고 자라나 봅니다.

스피드 있고 몸싸움도 되는 비비안의 성장은 1년 뒤 이니고 마르티네즈가 바르셀로나로 이탈하더라도 그 공백을 잘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게 만듭니다.(우나이 누녜즈도 셀타비고에서 잘 하고 돌아오렴)

예라이 비비안 속도.jpg

 

[후반전]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카디스는 어설펐던 센터백 팔리를 빼고 원래 주전이었던 Chust 선수를 투입하는 등 2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습니다. 전반 초반과 마찬가지로 후반 초반에도 빌바오의 진영에서 강하게 압박하고 공격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인도 매우 높게 끌어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후반 51분 네그레도와 로사노 선수의 원투패스 이후 네그레도가 프리한 상태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습니다.

전성기 네그레도 였다면 그대로 꽂아넣었을 만한 위험천만한 후반 초반 상황이었습니다.

 

저 슈팅이 들어갔다면 전반전 경기를 잘 풀어내고도 1:0에 그친 빌바오는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을 것입니다.

51분 위험한 장면.jpg

 

설상가상으로 후반 54분에 이냐키 윌리엄스는 후반 초반 당했던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구루세타로 교체 투입됩니다. 6년 간 모든 경기에 출장했던 철강왕 이냐키 윌리엄스가 다음 경기에 나올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사실 빌바오 2순위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비야리브레였습니다만 1라운드 마요르카 전에서 지나치게 떨어진 폼을 보여준 탓에 오늘 최전방 교체는 구루세타가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아모레비에타에서 뛰며 라리가 13골을 넣었던 구루세타는 다시 빌바오로 복귀하게 되었는데 과연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라고 하는 순간 구루세타의 엄청난 박스 바깥 슈팅이 터졌습니다.

카디스의 전진하던 볼을 이니고 레케가 커트하고 구루세타에게 전달한 공이 뒤꿈치에 맞으며 흘렀습니다.

이 공을 사이에 두고 무니아인과 구루세타가 겹쳤으나 구루세타가 이 공을 잡고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습니다.

골키퍼가 서서 쳐다볼 수 밖에 없는 정말 대단한 슛이었습니다. XG값이 0.07에 불과할 정도의 슈퍼슈팅..

두번째 골.jpg

 

빌바오의 골침묵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스트라이커는 대체 언제 나올까 고민하던 팬들 입장에서 구루세타의 이 슈팅은 청량음료같은 시원한 느낌마저 줄 정도였습니다. 구루세타가 제발 이 가뭄을 해결해주기를..

후반전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카디스는 점점 거친 경기를 펼쳤습니다. 후반전에 투입된 카디스의 마빌 선수가 먼 거리에서 때렸던 두 번의 슈팅 정도를 제외하면 슈팅조차 없을만큼 카디스는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64분 빌바오의 산세트가 베스가의 전진패스를 훌륭한 턴 동작으로 받으면서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데 마르코스의 간섭이득이 인정되어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 나타나듯 산세트는 특유의 부드러운 턴 동작을 오늘 경기에서 2~3차례 보여주었는데 순간적인 센스와 유연함이 발군인 선수라는 것을 이 장면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산세트 오프사이드.jpg

 

이제 경기의 주도권은 확연히 빌바오로 넘어갔습니다.

후반 77분,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훌륭한 공격으로 베렝게르가 팀의 세 번째 득점이자 자신의 두 경기 연속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산세트가 자신에게 오는 볼을 특유의 턴 동작으로 퍼스트 터치 한 뒤 넓게 열려있던 오른쪽 공간을 향해 패스했습니다. 이 패스를 받은 데 마르코스가 낮은 크로스로 침투하는 니코 윌리엄스에게 전달했고 니코는 발 뒤꿈치로 센스있게 돌려놓으며 뒤에서 달려오던 베렝게르가 쉽게 마무리했습니다. 경기는 이제 사실상 끝났습니다.

세번째득점.jpg

 

빌바오는 교체카드 5장을 모두 활용하며 대승하는 경기에 교체 자원들을 투입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여유까지 부릴 수 있었습니다.

네 번째 득점 장면은 후반전 교체 투입 된 선수들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었습니다.

 

간격이 벌어진 카디스 라인 사이로 라울 가르시아가 드리블하며 올라가다가 우측에서 침투하는 혼 모르시요에게 패스를 전달했습니다. 모르시요는 왼발로 박스 반대편 낮은 패스를 전달했고 달려들어오던 구루세타가 자신의 시즌 두 번째 골을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네 번째 득점.jpg

 

이렇게 후반전도 원사이드한 경기력으로 라리가 3라운드 빌바오와 카디스의 경기는 4:0 빌바오의 완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정말 고무적이었던 것은 바로 구루세타의 득점력이었습니다. 이냐키 윌리엄스가 부상당하지 않았더라면 구루세타의 이런 능력을 눈으로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굉장한 슈팅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빌바오는 이 경기에서 니코 윌리엄스, 모르시요, 아이토르 파레데스, 비비안, 산세트와 같은 유스 자원들이 출전하며 미래를 위한 세대교체가 착착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빌바오의 유스 시스템은 정말 화수분같은 느낌이 드네요.

 

공식 경기 MOTM은 이냐키 윌리엄스였습니다. 어려운 경기가 될 뻔한 상황에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좋은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어 낸 공로를 인정받은 듯 합니다.

MOTM.jpg

 

빌바오는 이 경기 승리를 통해 얻은 것이 정말 많은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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