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02년생 2선 플레이어 TOP 5 - 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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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빈

 

정상빈의 유스시절 경기와 고교 3학년 때 R리그로 콜업됐을 때의 경기를 몇 차례 직관했었다.

이때 보여주던 경기력과 프로무대에서 보여준 경기력의 차이가 매우 커서 놀랐다.

 

우선 수원이 3-5-2 포메이션을 주되게 활용했던 게 정상빈에게 좋은 기회로 작용했던 것 같다.

청소년대표팀에서도 그렇고 윙포워드나 공격형미드필더 포지션 보다는 늘 스트라이커로 뛸 때의 퍼포먼스가 더 좋았다.

 

그리고 여러모로 준비가 잘되어 있었던 것 같은 인상이었다.

피지컬적으로, 전술적으로, 심리적으로 준비가 되어있었다.

 

프로레벨의 선수들을 상대로 스피드라는 장점을 특히 잘 살렸고,

프로레벨의 센터백들을 등지고도 버텨내는 모습들이 종종 보였다.

 

스피드라는 장점은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는 무기지만

더 높은 레벨에서는 생각보다 관철시키기 쉽지 않다.

상대는 더 노련하게 간격과 방향을 잡고,

제쳤다고 생각한 순간 빠른 반응으로 몸싸움을 시도한다.

몸싸움 경합을 시도하는 타점과 반응속도가 유스레벨과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제쳤어도 바로 다시 따라오는 게 프로레벨이다.

 

스피드만 놓고보면 K리그 탑티어에 속하는 이동준과 엄원상 역시 대학무대에서 프로에 올라온 첫 해에는

볼을 가진 상태로 스피드를 살려내는 플레이를 충분히 잘 해내지 못했는데

그래서 부산의 조진호 감독과 광주의 박진섭 감독은 이들에게 공간을 침투하는 움직임을 요구,

이동준과 엄원상이 자신의 스피드를 오프더볼 상황에서 우선 활용할 수 있게끔 유도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정상빈이 프로선수들을 상대로

몸싸움 타점을 벗어나 폭발적으로 볼을 치고 달릴 수 있다라는 건

보는 것 이상으로 더 놀라운 의미의 장면일 수 있다.

그만큼 정상빈이 프로레벨에 적응해낸 시간이 짧았다는 것이다.

사실상 적응기간 없이 단숨에 본인의 장점을 드러내 보였다.

 

그리고 신장에 비해 센터백을 등졌을 때 버티는 힘이 괜찮다.

이 부분은 R리그에서도 어느정도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는데

당시 R리그 레벨의 센터백들 상대로는 무난히 버텨내면서 플레이했다.

 

기술적인 면을 보자면

고교와 R리그 시절보다 볼컨트롤의 안정감은 더 좋아보였다.

이는 고교시절 잦은 부상으로 피지컬 컨디션이 떨어졌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프리시즌 동안 피지컬적인 보완을 잘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볼을 컨트롤 하는 부분에서의 안정감은 더 좋아보였다.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정상빈이 보여주는 전술적인 포지셔닝 능력이 눈에 띄었다.

팀의 공격템포를 좀더 빠르게 올려주고, 스스로도 전방을 향해 돌아서서 더 빠르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포지셔닝이 꽤 좋아보였다.

김건희와 같이 투톱에 섰을 때 김건희-정상빈 투톱을 위시한 수원의 역습은 꽤나 보는 맛이 있었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상황에서의 수비가담능력과

수비전환 이후의 압박능력, 그리고 수비포지셔닝능력 또한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스피드라는 정상빈의 무기는 수비상황에서 이런 지능적인 능력과 맞물려 더 높은 퀄리티를 만들어 냈고

전방만이 아니라 중원의 빈 공간을 방어하는 데도 기여했다.

 

국가대표팀의 벤투 감독이 정상빈을 첫 선발했을 때 평가도,

'전술이해도가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심리적인 면에서 정상빈의 대담함과 당돌함은

데뷔전이었던 2021시즌 3월 포항과의 경기에서부터 바로 표출됐다.

특히 역습 일대일 상황에서 권완규를 상대로 권완규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는 슈팅을 시도한 대목은

담의 크기가 꽤나 큰 선수라는 걸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후 경기들이 계속 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경기, 체력적으로 힘든 시간대가 있었는데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스프린트와 수비가담에 최선을 다하는 정상빈의 정신력 또한

고졸 신인답지 않은 훌륭한 점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정상빈의 잠재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으나

유럽진출만은 좀 이른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울버햄튼의 제의는 거절하기 어려운 기회임이 분명했고

스위스의 그라스호퍼로로 곧바로 임대되는 조건도 유럽무대의 적응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임이 분명했지만

유럽에서 뛰기에는 준비가 아직 덜 됐었다는 생각이다.

 

먼저 포지션 문제는 어느 시점에건 당면할 수 있는 문제였다.

현대축구의 흐름과 정상빈이 가진 재능의 장단점을 고려했을 때

9번이나 10번의 역할을 유럽 수준에서 펼쳐보이기에는 정상빈의 특성과 다소 거리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

결국 윙포워드 포지션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청소년대표팀 시절에도, 고교무대에서도

윙포워드 역할이 주어졌을 때 플레이의 임팩트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일대일돌파, 사이드에서의 볼키핑, 플레이메이킹, 좁은 공간에서의 연계플레이, 크로스, 윙포워드로서의 공격패턴 등

전방에 섰을 때와 달리 공격무기가 확실치 않았다.

 

그리고 현재는 유럽의 중소리그보다 K리그가

경기를 조율하고, 3~4명이 한 단위로 묶여 공격을 만들어 가는 부분에서 그 특징이 더 도드라지는데

이는 정상빈이 수원에서는 주변 동료들과 서로 더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걸 의미한다.

 

빅리그 몇 몇 팀도 마찬가지지만

유럽은 조율과 플레이메이킹보다 전환의 템포를 강조하는 흐름이기 때문에

윙포워드에게 단독으로 볼을 운반하고, 혼자 사이드를 점유하며, 개인기술과 피지컬로 상대 수비진영을 타개해 나올 수 있는 능력을 좀더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이번 카타드월드컵에 나선 우리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는데

황희찬, 나상호는 국대급 윙포워드 중 그런 부분에서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라스호퍼에서의 정상빈은 윙포워드 포지션에서 주로 기회를 얻고 있지만

수원에서만큼 동료들과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플레이 상황이 주어지지 않는다.

간간히 사이드에서 볼을 받았지만 일대일 면에서 그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주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그라스호퍼의 다른 선수들은 정상빈 보다는 다른 선수를 선택해서 볼을 전개하고 공격하려는 경향이 역력했는데

정상빈이 기량적인 면에서 아직은 동료들의 신뢰를 충분히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인상이었다.

 

현재 정상빈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선수로는

프라이부르크의 정우영을 떠올려 볼 수 있겠다.

 

대건고 3학년, 청소년대표팀 시절 주로 윙포워드로 뛰었던 정우영.

바이에른 뮌헨 입단 당시 뮌헨 내부적으로도 정우영이 윙포워드로 성장하길 원했고

뮌헨 B팀에서 이 포지션에서 리그 탑급 활약을 펼치기도 했지만

프라이부르크 이적 후 1부인 분데스 1.에서는 사이드에서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정우영은 높은 전술이해도와 기동력, 스피드를 바탕으로 다른 경쟁력을 어필하고자 했고,

현재는 전방압박의 스페셜리스트로 인정받아 프라이부르크나 국가대표팀에서 모두 쉐도우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출장기회를 얻고 있다.

 

이를 고려해 봤을 때 잠시 현재의 모습으로 국가대표팀의 미래 상황을 그려 보자면,

국가대표팀에서 엄지성이 이재성, 양현준이 나상호와 황희찬의 위치를 노릴 수 있는 선수들이라면

정상빈은 정우영이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걸 유추해 볼 수도 있겠다.

 

분명한 건 정우영이나 정상빈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을 확대하고 유럽무대에 안착하기 위해

윙포워드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빈의 이른 유럽진출이 아쉬웠던 또 하나의 이유는

정상빈의 부상이력 때문이다.

 

정상빈은 고교시절에도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고,

프로무대에 올라와서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라스호퍼에서도 부상 때문에 경쟁은 더 어려웠을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몸이 좀더 만들어 졌을 때, 한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노하우가 조금은 더 축적이 됐을 때

나가는 게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

겸사겸사 병역의무도 빨리 해결하는 게 더 좋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약하자면, 윙포워드로서의 경쟁력과 피지컬적 준비가 더 확보되었을 때 유럽에 도전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정상빈의 도전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정상빈이 잘 버티고, 발전해서 유럽무대에 정착하기를 바래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상빈의 유럽 도전이 여의치 않아 보이기는 했지만

이제 두 번째 시즌이고, 팀동료들과의 유대관계도 점점 긴밀해 지는 모습이기도 했다.

 

경기장에서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부을 정도로 의지가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역할적인 면에서, 그리고 생소한 경기스타일과 주전경쟁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경쟁력 있는 선수로 거듭날 지 기대해 보면 좋을 듯 하다.

댓글 3

best Hunt_K 2022.12.21. 17:06
현재는 유럽의 중소리그보다 K리그가
경기를 조율하고, 3~4명이 한 단위로 묶여 공격을 만들어 가는 부분에서 그 특징이 더 도드라지는데

이거 공감
best Hunt_K 2022.12.21. 17:06
현재는 유럽의 중소리그보다 K리그가
경기를 조율하고, 3~4명이 한 단위로 묶여 공격을 만들어 가는 부분에서 그 특징이 더 도드라지는데

이거 공감
댓글
김태환악개 2022.12.21. 17:08
상빈아 잘 안풓리면 다시 돌아왔다가 가도 된단다
댓글
염기훈 2022.12.21. 17:50
난 놈이라 결국 해낼거라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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