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스틸러스 웨이' Football in City (22) - 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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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역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하고, 수 천~수 만 명의 관중을 이 경기에 모객해야 한다. 아무리 주말이더라도 그 정도 인원을 채우려면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며, 당연히 그 지역에서 스포츠단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연고지에 동화되어야 한다. 구단은 그것을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이 글은 도시에 대한 기행문이자 자유인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이다. 축구단의 연고지를 탐색하고 비슷하게나마 로컬 소비자나 손님의 시각으로 축구를 관람하면서 스포츠의 나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창단 50주년

 

 창단 50주년, 여러모로 긴 세월이다. 물론 영국의 축구단에 비해 더 짧은 길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영국의 축구 역사를 감안하면 영국의 축구단이 긴 것은 당연한 이치와 가까울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축구는 다르다. 한국의 프로 리그라는 K리그는 1983년에 출범하였고, 그나마 초반 몇 년은 리그에 소속된 팀이 명목상 연고지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팀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유랑단처럼 순회 경기로 진행되는 이력이 있는 국가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같은 팀이 프로 구단으로 존속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K리그의 탄생보다 더 빨리 창단된 팀이다. K리그의 시작부터 최상위 리그를 함께한 팀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연고지 사람들과 함께 지낸 구단은 더 적을 것이다. 물론 연고의 범위는 당시 정책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났지만 이 구단의 정체성은 포스코라는 철강 회사의 존재로 포항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K리그 구성원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포항제철 축구단부터 포항제철 돌핀스, 포항제철 아톰스, 포항 아톰스를 거쳐 포항 스틸러스까지 모기업의 덕으로 포항이라는 이름을 오랜 기간 지니고 있게 되었다.

 

 그래서 포항 스틸러스의 창단 50주년을 기념하는 경기는 매우 특별했다. 레전드가 경기를 지켜보았다. 창단 50주년을 위한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이 행사에 누가 되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만원 관중으로 성원한 팬들과 승리로 자축한 구단을 보았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날의 풍경을 완전하게 설명할 수 없다. 세차게 비가 내렸다. 만인의 준비에 무색하게 경기를 보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모두를 막지 못했다. 지독한 여건을 맞이하면서도 이 이벤트를 함께하고 싶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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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경기는 주심의 휘슬이 그라운드에서 불리기 전에 이미 시작되었다. 창단 50주년을 위한 경기는 엄청난 행사다. 팬들도 그렇고 포항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 경기에 관심을 많이 줬을 것이다. 예매도 누군가한테는 의미 있는 경기와 다름 없을 것이다. 좋은 자리를 위한 경쟁이 진행되고, 이내 이 경기는 빨리 매진되었다. 평소보다 더 빠른 일자에 이 의미 있는 경기의 예매가 시작되었지만 그럼에도 만들어낸 성과다. 축구는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경기에서 나오지만, 팬들과 관계자들을 포함한 K리그 구성원의 축구 경기는 그 이전부터 펼쳐진다.

 

 이 한 경기가 그냥 한 경기라고 할 수 없다. 50주년 기념 경기를 위해서 SNS나 유튜브 영상을 통한 프로모션에도 힘을 주었다. 레전드를 모시고, 포항시 출신 가수를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책자를 만들고, 기념 굿즈도 제작했다. 그리고 중요하고 또 중요한 경기를 위하여 유니폼을 비롯하여 많은 것들을 창조했다. 이 모든 것들을 처음부터 구성하고 팬들에게 최종적으로 선보이기까지 구단은 유형으로 환산하기 힘든 노고를 쏟았을 것이다. 그리고 매치데이를 위해 많은 이들이 오랜 시간 투자하고, 그 과실을 승리와 즐거움으로 누렸을 것이다.

 

유니폼 입고

 

 유니폼은 그 노고와 과실을 시각화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 50주년을 기념해서 경기를 비롯하여 특별하게 준비된 것들이 많았지만, 유니폼도 빼놓을 수 없다. 시간을 거슬러 태초의 유니폼을 가다듬어 기념 경기의 역사와 함께했다. 단순히 그 한 경기라고 보기 어렵다. 워낙 중요한 경기였기도 하지만, 일부 선수의 파니니 카드를 포함하여 다양한 통로로 그 주황색 유니폼을 여전히 체감할 수 있다. 포항 스틸러스가 시안블루의 어웨이 유니폼을 포함하여 역사에 남을 유니폼을 복각한 사례가 있고, 이 ‘원조’ 유니폼도 그 사례에 해당될 것이다.

 

 이 유니폼도 관계자들이 그 경기를 위해 오랜 시간 투자한 작품에 해당되겠지만, 이는 팬들이 경기 관람에 더 오랜 시간 투자한 이유이기도 하다. 길게 서 있는 줄에서 유니폼을 포함하여 50주년 기념 굿즈를 손에 넣기 위한 의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 유니폼을 입기 위해 유니폼의 입고를 기다렸을 것이고, 포항 스틸러스의 팬샵인 철물점에 입성하기 위해선 최소 1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 시간을 투자할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유니폼의 이력을 같이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 역사적인 유니폼을 착용하고 싶었을 것이다.

 

 유니폼은 팀의 정체성과 함께한다. 팬들은 그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유니폼을 입는다. 이는 경기장 안에서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매치데이를 맞이해 집을 나서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도, 경기장 밖에서 그 유니폼을 착용한다. 이는 어웨이 경기에 나서는 팬들도 마찬가지다. 죽도시장에서 어웨이 팀 팬들은 각자의 유니폼을 입으며 포항 시내를 탐방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대륙 클럽 대항전에서도 그럴 것이다. 비행기에서도, 현지에서도 그 유니폼으로 각자의 정체성을 유니폼으로 갈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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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폼을 입고 생활 속으로 활보하는 것은 이제 K리그 팬들 사이에서 이상한 일로 치부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디자인이나 일부 문구 등의 부분에서 그 자신감을 해제시키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은 유니폼을 입고, 그 거리를 K리그 유니폼으로 점령한다. 의류는 경우에 따라 걸어다니는 광고가 될 수 있다. 그것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는 홍보 수단이다. 유니폼을 보고 단지 팀 구별을 위해 선수가 경기에서 착용하는 옷으로 생각할 수 있고, 수익 창출의 주요 수단이라고 볼 수 있지만, 유니폼은 이제 다양한 주체가 일상 속에서 구단의 정체성과 함께하고 다른 이들에게 전도하는 장치가 되었다.

 

 포항 스틸러스가 창단 50주년을 기념하고 홍보하기 위해 짧은 유튜브 영상을 올린 바 있다. 포항 유니폼을 입은 모델들이 포항의 여러 명소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지내는 모습을 담은 광고였다. ‘시민과 함께한 50주년, 모두의 일상으로'라는 문구가 제목으로 활용되었다. 이 영상을 보고 사람들의 감상평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적어도 포항의 상징을 담은 유니폼을 포항의 랜드마크에서 다루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정말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경기 전에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닌다. 유니폼은 이제 그런 존재가 되었다.

 

포항의 랜드마크

 

 위에서 언급했듯이, 유니폼을 입고 일상의 나날을 즐기는 듯한 사람들을 포항 스틸러스 창단 50주년 기념 경기 홍보 영상에서 볼 수 있다. 유니폼을 일상에 녹이는 시도와 함께 랜드마크를 그 영상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영일대해수욕장, 스페이스워크, 환호공원, 그리고 송도해수욕장은 그 일상의 공간이자 포항의 랜드마크로 언급되었다.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 창단 50주년 기념 매치 홍보 영상에서 마지막으로 언급된 랜드마크는 포항스틸야드였다. 그리고 그 구장과 그곳을 활용하는 축구단의 주역은 포스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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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에서 가장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는 주체 중 하나는 포스코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50주년 기념 경기의 진행 장소이자 축구 유니폼을 입고 포항 시내를 유람했던 이들의 목적지인 포항스틸야드는 포스코라는 회사 부지에 있다. 최초의 축구전용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포항스틸야드와 두 번째 축구전용구장의 지위를 가져간 광양축구전용구장(전라남도 광양 소재)은 모두 포스코가 주도하여 건설된 경기장이다. 포스코가 포항의 축구,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축구를 움직인 영향은 지극히 막대하다.

 

 그런데 포스코를 포항과 연관되어 설명하면서 축구 이야기만 할 수 없다. 포항은 항구 도시로도 명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포항제철소가 경상북도 포항시에 설립되면서 포항의 역사가 극적인 전개를 맞이하였다. 포항제철소가 건설되고 이후에 포항제철에서 사명을 바꾼 포스코가 세계의 철강 시장에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포스코는 대한민국에서 중요한 회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포항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위상은 더 이상 말로 설명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포항은 포스코와 함께 발전하였다.

 

 포항스틸야드의 본부석 반대편인 E석에 가면 청암존을 볼 수 있다. 이는 고 박태준 회장의 호인 청암에서 가져온 명칭으로 2013년부터 명명된 구역이다. 포항제철의 창업자 박태준 회장이 대한민국 철강 산업에 기여한 역할은 막대하지만, 축구계에도 큰 기여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의 포항 스틸러스라고 할 수 있는 포항제철 축구단을 창단하시고 대한민국 최초의 축구전용경기장인 포항스틸야드를 건설하셨으며, 그 외에도 포항시를 넘어 대한민국 축구 발전에 혁혁한 공적을 세우셨다고 할 수 있다.

 

 이 업적을 모두가 가슴 속에 깊이 새기고 있다. K리그 명예의 전당에서 공헌자 부문으로 헌액되었던 이력은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포항에서 제철소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철강업을 일으켰고 세계 무대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회사가 그 자리에 있다. 그 제철소에서 창립한 축구단도 포항에서 일어나 대한민국 축구에 지대한 업적을 만들었다. 이 팀은 국제 무대에 뛰어들면서도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의 정상에 오르고 클럽 월드컵 등에 출전해 선전하는 성과를 올렸다. 포스코,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는 국제적인 영광을 쟁취했고, 그 결과는 포항에서 창출하였다.

 

 

더 넓고, 더 좁게

 

 유니폼부터 관광지, 그리고 포스코까지 더 넓게 보면 포항을 상징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니폼도 포항에서 판매되고, 관광지는 포항에 있으며,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되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포항 스틸러스의 팬들은 국내 다른 팀이나 해외로 원정을 떠날 때 유니폼을 입고 간다. 포항 스틸러스가 랜드마크를 엮어 홍보한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으며, 포스코의 생산품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급된다. 포항은 그 자리에 있지만 동시에 포항은 매개체를 타고 더 멀리 진출하기도 한다.

 

 특히 포스코가 철강을 필요로 하는 산업의 가치사슬에 포함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포스코라는 기업을 통해 국제적인 레벨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포스코는 포항시민의 일상에 당연하다시피 포함되어 있고, 역의 경우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모순적일 수도 있다. 포스코는 국제적으로 더 넓은 범위를 자랑하지만, 일상적으로 더 좁은 범위로 포항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닮은 포항 스틸러스도 마찬가지다. 국제적으로 좋은 성과를 만들지만, 동시에 포항시민들의 성원 없이 목표를 성취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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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스틸러스는 창단 5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의 역사를 집대성한 책자 <The 50: FROM DREAMERS TO ACHIEVERS>(2023, FAphotos)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 많은 ‘최초’를 꿈꾸었고 그 많은 ‘최초’를 현실로 만들었다. 기적과도 같은 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포스코와 고 박태준 전 회장이 포항제출 축구단을 꿈꾸고, 그 팀을 포항에서 이룰 수 있게 한 추진력 덕분이었다. 그리고 포항시민들이 그 정체성을 가득 담아 축구단에 성원을 보내주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포항에서 미래를 꿈꾸었고, 포항에서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

 

 포항 스틸러스가 지향하는 미래는 그 책자의 에필로그에 있다. 국제적으로 영향을 주는 구단을 지향하고, 동시에 일상에 구단이 자연스럽게 들어간 구조를 마련하는 것에서 나온다. 그 방법론은 그 에필로그를 서술한 분을 포함하여 많은 전문가가 제시하고 있다. 당연히 축구단이기 때문에 축구로서도 해결책을 고안할 수 있다. 동시에 포항 스틸러스가 가진 장점을 살려 세계 축구 시장의 가치사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볼 수 있다. 분명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 뿌리는 연고지인 경상북도 포항시에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빅클럽은 매우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프리시즌에는 집을 나서 다른 곳에서 전지 훈련을 개최하고 경기에 초청되어 참여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각자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구장에서 각자의 국내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해외에서 살고 있는 팬들도 축구의 성지를 그 빅클럽의 집에서 찾고 있다. 성지를 고대하는 만인의 목적지는 그 홈 구장이며, 사람들은 그들의 집을 기억한다. 국제적인 인기가 가진 팀들도 연고지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포함된다.

 

일상에 편입되는 꿈을 꾼다

 

 이 책자의 프롤로그에서 다시 꿈을 꾸는 포항 스틸러스를 만날 수 있다. 꿈을 꾸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해서 모든 이야기가 끝난다고 볼 수 없다. 포스코도 그렇고, 포항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많은 것을 이룬 자도 꿈을 꿀 수 있다. 목표로 세운 꿈을 달성할수록 고지는 더 높은 곳으로 상향될 수 있다. 그리고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꿈을 다시 성공적으로 실체화하려고 할 것이다. K리그를 출범 시즌부터 참가한 팀으로서 다른 팀이 가지 못했던 50년이라는 지표에 닿은 포항 스틸러스 역시 다시 꿈을 꾸고 있다.

 

 누군가가 생각하는 꿈처럼 국제적으로 포스코에 주목하는 것처럼 포항시민들, 그리고 어쩌면 전 세계 사람들이 포항 스틸러스를 바라볼 수 있는 미래가 오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축구를 좋아하지 않고 심지어 포항 스틸러스의 전설을 모르는 사람들마저 포항 스틸러스를 일상에 편입해야 한다. 창단 50주년 기념 매치 홍보 영상에서 축구단을 호령했던 레전드가 출연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일반 모델들이 포항 유니폼을 입고 포항의 랜드마크를 찾는 내용을 담은 이유는 관계자나 특정 소식통이 아니라면 알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그 에필로그와 이 홍보 영상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상이다.

 

 일상 속에 축구, 포항시민들의 일상 속에 포항 스틸러스라는 축구단이 녹아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경기장에 굳이 가서 축구를 보는 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단지 한번 유희를 찾아 축구장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팬들이 사랑하는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장인 포항 스틸야드에 놀러가는 것이다. 포항 스틸러스의 유니폼, 더 크게 바라보면 포항의 상징과 포스코의 정신을 새긴 유니폼을 구매하고 일상에서 드러내는 꿈도 그토록 바라던 일상일 것이다. 일상의 스몰 토크에서 포항 스틸러스라는 소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경기장은 어쩌면 축구단을 일상으로 맞이하는 과정의 종착지일 수도 있다. 결국 경기장에 일상적으로 가서 빠져드는 것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일 수 있지만, 동시에 더 심층적인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의 창단 50주년 기념 행사를 찾은 레전드들을 처음 접하는 순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더 불확실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창단 50주년 기념 매치를 포항 스틸러스가 승리로 가져가면서 경기장을 찾아온 홈 팬들을 만족시켰지만, 그 경기 결과는 전력 등의 요소로 추측해볼 수 있을 뿐, 불변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낯선 이들과 만나도, 원하는 결과를 맞이하지 못하더라도, 포항 스틸러스가 포항시민들의 일상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역설적이지만 포항 스틸러스는 전력을 더 가다듬어 축구로도 희망찬 내일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축구단이기 때문에 축구를 잘하는 것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와 동시에 축구와 무관하게 세상 속에서 포항 스틸러스가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팬들이 애정을 가득 담아 입는 유니폼 등의 의류가 그 도움을 줄 수 있고 팬들의 창작물도 그 동기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도 각자 그 방법을 당연히 고안하고 있겠지만, 포항 스틸러스 역시 당연히 이를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은 단순히 꿈으로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든 이들이 있었다. 포항 스틸러스도 그렇게 현실로 탄생한 꿈이었고, 그들의 역사는 아무도 만들지 않았던 것을 꿈으로 꾸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었던 과정의 연속이었다. 포항 스틸러스가 청암존을 만들어 기리는 것도, 창단 50주년을 맞아 기라성 같은 레전드를 대거 모실 수 있었던 것은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모순적일 수 있지만, 더 국제적이고, 더 일상적인 팀을 목표로 한다. 포항 스틸러스는 이제 다음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 다녀온 경기

 

2023.05.29

@ 포항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vs 전북 현대 모터스

1 : 0 / 포항 스틸러스 승

관중 수 : 14,377명

 

20230529_162842.jpg

 

NEXT - (23) FC 안양

 

칼럼 'Football in City' 인덱스

https://www.flayus.com/108510837

 

댓글 2

COSMO 작성자 2023.09.27. 23:36
 박준강의오버래핑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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