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엉뚱하게 포장된 유상철의 업적? 유상철은 슈퍼컵과 A3 챔피언스컵에서 울산의 우승을 이끈 적이 없다
- Nariel
- 401
- 7
- 26
이번에 울산와 요코하마의 유상철 기념행사 때 울산 HD 구단측이 배치한 팜플렛
유상철이 울산에서 뛸 때 K리그 2회, 슈퍼컵 1회, A3 챔피언스컵 1회 등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142경기에서 37골 9도움을 기록했다고 적혀있다. 그리고 저 팜플렛 외에도 수많은 언론 기사에서 해당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유상철이 은퇴한 시점은 2006년 3월이었다. 당시 부상을 앓고 있던 유상철은 3월 4일에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을 방문해 김정남 감독에게 은퇴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그 날은 울산이 전북을 꺾고 K리그 슈퍼컵을 제패했던 날이었다. 당연히 유상철은 대회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고 슈퍼컵 우승을 이끌지도 못했다. 물론, 팀 로스터에 등록되어 있어서 커리어에서 트로피가 인정될 여지야 있겠지만, 유상철이 슈퍼컵 경기에 출전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중일 프로축구 교류전이었던 A3 챔피언스컵에도 유상철은 출전한 적이 없다. 울산이 우승한 A3 챔피언스컵은 2006년 8월에 열렸고 유상철은 이미 그라운드를 떠난 뒤였다. 2006 K리그에선 은퇴 경기에 잠깐 출전해서 1경기의 기록을 남기긴 했지만 A3 챔피언스컵은 유상철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당시 대회 규정을 확인할 수 없어서 대회 로스터에 유상철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반적인 시선에서 볼 때 유상철이 해당 대회를 우승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설사, 우승 커리어를 인정한다 치더라도 '우승을 이끈' 것으로는 인정할 수 없다. 대회 개막 5개월 전에 은퇴한 선수가 어떻게 우승을 견인한단 말인가.
또한, 유상철의 기록이 142경기라는 건 잘못된 정보이다. 저 기록은 프로축구연맹이 기록을 개편하기 전에 발표된 것이고(위의 표에 있는 각주는 개편 전 기록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다) 올해 정정한 기록에 따르면 유상철은 K리그와 리그컵을 합쳐 144경기 38골 9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FA컵과 ACL 등 다른 공식대회의 기록을 합치면 150경기까지 늘어나며 1996/97 아시안 컵 위너스 컵 8강 2차전의 출전 기록이 확인되면 151경기까지 늘어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런 기록들은 모두 배제되었고 엉뚱한 기록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다.
울산과 요코하마의 맞대결이 열린 2024년 4월 17일 수요일은 축구팬들이 유상철을 추억하는 아름다운 날이었으나, 동시에 유상철의 업적이 잘못 포장되어 전달된 날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