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사 '미친 개' 경남 박동진이 부산전 앞두고 얌전한 선수된 사연

[스포츠니어스 | 부산=김현회 기자] ‘미친개’ 경남FC 박동진이 이렇게 얌전한 건 처음 보는 일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박동진은 “부산에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서 “작년에 부산으로 임대를 갔을 때 승격을 시켰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개인적인 경기력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부산을 이렇게 상대로 만나니까 미안하다. 오늘 경기장에 올 때도 복잡미묘한 마음이 들었다. 박진섭 감독님과 유경렬 코치님하고도 지난 해에 정이 많이 들었는데 다들 미안하다. 요새 유경렬 코치님이 내가 경남에서 골을 넣으니까 ‘경남에서는 그렇게 잘 넣으면서 부산에서는 왜 못 넣었냐 XX야’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날 박동진은 평소 ‘미친개’라는 별명과는 달리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의기소침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박동진은 “정말 작년에 부산에서 잘하지 못해 부산에 오면 깝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다른 팀이었으면 원래 하던대로 깝치고 돌아다닐 텐데 부산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 물론 경기장에 들어가면 또 하던대로 할 것이다. 하지만 경기 전에는 최대한 부산에 예의를 갖춰야 한다. 부산에서 6개월 임대로 있었지만 경기가 끝나면 부산 팬들에게 인사도 하러 갈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박동진은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웃었다. 그는 “만약에 세리머니를 하면 유경렬 코치님이 달려와서 나를 폭행할 수도 있다”면서 “하면 뒤질 수도 있다. 6개월 뿐이었지만 부산에서는 좋은 기억이 많고 내가 미안한 것도 많아 세리머니는 안 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우주성은 “또 모른다. 이한도가 몇 번 경기 도중에 긁어주면 성깔 나올 거다. 그러면 골 넣고 상대팀 벤치 앞에 가서 세리머니를 할 수도 있다”고 웃었다. 박동진은 말없이 부산 선수단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렇게 미친 개가 얌전한 순간을 본 적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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