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사 [INSIGHT] 김나래의 야영(野營)

김나래는 2010년대 여자축구 황금기를 연 주역이다. 2010 FIFA U-20 여자월드컵 3위 쾌거에 이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역사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수원시설관리공단(현 수원FC 위민)과 인천현대제철 등 WK리그에서 오래간 활약하다 지난 2021년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었다. 은퇴 후에도 축구를 벗삼아 지내는 일상은 여전하다.

Q 친구들과 캠핑 다니는 게 취미라고.

A 어릴 때부터 가족끼리 마당에서 바비큐를 즐겼다. 가족 모두 그 시간을 좋아했다. 내가 돈을 벌기 시작하고 차도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캠핑을 다녔다. 처음에는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 버너만 챙겼다. 돌아다니다 어디든 괜찮은 자리가 있으면 라면이나 끓여먹자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라면만 먹고 돌아오기 아쉬워졌다. 강원도 바닷가에서 하룻밤을 자 보고 싶었다. 원터치 텐트와 이불도 마련했다. 딱 하루 잘 생각으로 들고 갔는데, 2박 더 연장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그 경험이 너무 좋은 추억이 됐다. 좋은 경험이 계속 다음 캠핑으로 이어진 셈이다. 

좋은 건 또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지지 않나. 캠핑 메이트 모두 운동하는 친구들이었다. 인천현대제철에서 뛰던 당시 곽미진 언니, 손윤희 언니, 서지연과 주로 다녔다. 요즘도 시간이 맞으면 함께 다닌다. 얼마 전에 제주 우도와 비양도에도 다녀왔다!

Q 경쟁 세계에서 지내는 선수 혹은 지도자에게 캠핑을 권할 수 있을까?

A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까 강요할 수는 없다.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찾은 게 캠핑이었다. 실제 활력소가 됐다. 축구에 몰입하고 운동에 몰두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축구에만 매몰되면 다른 게 안 보일 수도 있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렇게 잠깐 다른 생활을 즐기고 운동하니까 오히려 축구를 더 즐길 수 있었다. 

(Q. 좋은 에너지를 다시 축구에 몰두하는 힘으로 전환한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리그가 한창인 시즌이라면 일주일 주기로 ‘리셋’했다. 이번주 경기가 끝나면 4일 정도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그리고 이틀 주어지는 휴식 시간에 캠핑을 다녀왔다.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리셋’ 마인드가 생긴다. 같은 일상이 반복되면 지치기 쉽지만 끊어서 쉬고 오면 새로운 마음가짐이 되는 것이다. 매 경기 그렇게 나만의 의식을 치르면서 1년을 즐겼다. 

Q 추천할 만한 캠핑지가 있다면?

A 최근 자주 가는 곳은 인천 장봉도다. 무척 예쁜 섬이다. 영종도에서 배를 타면 30분 정도 걸린다. 해가 떨어지는 곳이라 노을 지는 시간을 체크하는 게 좋다. 텐트를 치고 보는 석양이 장관이다. 차를 갖고 가기 보다 짐을 최소화해서 가방 들고 가는 게 훨씬 좋다. 

백팩 메고 가기 좋은 곳으로 서울 노을캠핑장(상암 노을공원 내)도 있다. 출퇴근하기에 가까운 곳이라 자주 간다. ‘퇴근박’이라고, 친구들이 이곳으로 퇴근해 하루 묵고 다음날 아침 이곳에서 출근한다. 모여서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다음날 아침 싹 정리하고 헤어진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같은 풍경이랄까? 

울릉도도 빼놓을 수 없다.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친구들과 바닷가 앞에서 텐트 치고 추억을 만들었다. 수영만 하고 놀아도 즐거웠다. 스쿠버다이빙 즐기는 분들을 보니까 새로운 자극도 생겼다. 울릉도 바다에서 일반인에게 허용되는 체험 활동은 소라 잡이인데, 그분들은 수심 깊은 곳으로 들어가 다른 해산물도 잡았다. 그래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배우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자격증을 땄다!

https://www.kfa.or.kr/layer_popup/popup_live.php?act=news_tv_detail&idx=26506&div_code=news&check_url=bGF5ZXI=&lang=K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