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사 [위원석이 만난 사람] 양인규 KCL 책임연구원 “인조잔디도 소비자 중심으로”

대한축구협회는 2026년부터 공식 경기가 개최되는 인조잔디의 등급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해 2월 시험인증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 Korea Conformity Laboratory의 약칭)과 인조잔디 경기장 인증제도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인조잔디의 내구 연한이 대략 5~7년인 것을 고려해 3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2026년 1월부터는 인조잔디 구장에서 경기를 하려면 반드시 인조잔디와 해당 경기장에 대한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인증 등급에 따라 1등급 경기장은 국가대표팀이나 K리그 경기를 할 수 있고, 2등급에서는 K3와 K4리그, WK리그 경기가 가능하다. 3등급에서는 초,중,고,대학팀 경기만 할 수 있다. 

- 그동안 국내 인조잔디 시장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우선 현장 확인이 잘되지 않았다. FIFA는 제품 인증을 먼저 해준 뒤 이 제품이 그대로 깔렸는지를 확인하고 경기장에 대한 인증을 결정한다. 내가 예전에 국내 현장을 다니다보니 인증받은 제품이 깔리지 않거나, 깔렸다고 해도 이후 유지 관리가 안되는 문제가 적지 않았다. 

FIFA 시스템은 이중으로 체크를 한다는 것이 강점인데 우리는 그런 점이 부족했다. 더구나 인조잔디는 대부분 세금으로 깔리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깔리고, 그것이 제대로 유지 관리가 되어야만 그것을 사용하는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아지고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FIFA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 FIFA 인증제는 1,2등급으로 이뤄진 반면 대한축구협회 인증제는 3등급으로 구분된다. 1,2등급 인조잔디 경기장의 경우 모두 인증제품을 사용하게 돼있다. 반면 3등급은 초중고대학 경기를 할 수 있는데, ‘인증제품 사용 권장’으로 되어 있다.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면 인증제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드는데. 

인조잔디 인증제를 도입한 초기 단계에서는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했다. 인증에는 제품 인증과 시설(그라운드) 인증이 있다. 제품 인증은 업체가 1,2,3 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라운드 인증의 경우에는 1등급 구장은 1등급 제품이 깔려야 하고, 2등급 구장은 2등급 제품이 깔려야 한다. 

반면 현재로는 3등급 구장에는 인증 제품이 안깔려도 된다. 기존 국내 인조잔디 구장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고, KS 인증을 받은 업체도 60개가 넘는다. 기존 구장의 시설을 한꺼번에 다 갈아엎으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기존 구장들이 대부분 KS 기준으로 깔려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증제 실시 전에 3년간의 유예 기간을 둔 것이다. 2026년 인증제 실시 이후에도 다시 변화를 주고 싶다. 국내 인조잔디 경기장의 품질을 상향 평준화한다는 목표로, 2030년부터는 대한축구협회의 인조잔디 구장 등급을 1등급과 2등급으로만 운영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순차적으로 변화를 주기 위한 로드맵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 등급제 유예기간 중이기는 하지만 현재 1,2등급 인조잔디 제품 생산을 하은 국내 업체는 몇 개나 되나.

현재 1등급 받은 업체가 3개고, 2등급 업체는 2개로 알고 있다. 기존 업체 가운데 상위 기업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편이다. 

- 국내에도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개발한 인조잔디를 포설한 경기장이 있나.

국내 인조잔디는 관급 시스템을 따르고 조달청을 통해 구매해야 하는데, 축구 경기장 인조잔디가 유럽산 제품으로 깔린 곳은 보지 못했다.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이 이탈리아의 리몬타 제품이 시공되어 있고, FIFA 퀄러티(Quality) 등급이다. 북한에서 국제경기가 열릴 때마다 김일성경기장이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FIF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국내 하키장에는 유럽산 인조잔디 제품이 깔려 있다. 우리나라 하키 규정은 국제하키연맹(FIH) 인증 제품 사용을 필수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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