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여자도 남자를 모르겠지만 남자가 여자를 정말 모른다는 걸 축구 팬덤에서도 느낀다

오늘 변성환 감독에게 전달된 편지들 중

적어도 한두 개는 여성 동무가 쓴 것으로 보인다

모든 남자들이 그렇다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많은 남자들이 분석 아니면 욕설에 온 시간을 쓰고 있을 때

여자들은 거의 사랑으로 팬질의 시간을 채우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나부터도 마님과 비교하면 그런 차이가 느껴지곤 한다

물론 각자 생각하는 사랑이나 헌신의 방법이 다르다는 건 인정하겠지만

수시로 커피차, 선물, 편지 같은 것 보내는 그런 여성 동무들의 마음을

남성 동무들이 과소평가하거나 비아냥대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꼭 다른 커뮤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서도 가끔 그런 느낌 받았다는 걸 솔직히 말하겠다

여성 동무들이 팀이나 선수에 문제가 있는 줄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다

그 정도 열정 갖고 있는 사람들 상당수는 정상적 인지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 새끼라고 무작정 감싸지도 않고 가끔 욕할 때는 찰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여성 동무들이 갖고 있는 사랑에 대해 종종 경외심이 든다

꼭 이렇게 해야 한다거나 저렇게 하지 말자거나 그런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것만은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당신은 당신이 응원하는 팀을 정말 사랑하는지

누군가에게 잘못된 사랑 운운하는 당신이 혹시 잘못된 사랑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 정도 질문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축구 팬덤에서도 젠더 갈라치는 일은 안 하겠지만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