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무서웠던 감독님과의 시즌

  • 굿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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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굿프입니다! 
참 다사다난합니다 ㅎㅎ 

그래도 저는 글을 올리는게 좋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떠드는게 여전히 좋네요 

오늘 감독님은 제 이야기에 주로 등장하셨던 
(대학교시절 , 프로 말년 )에 함께하셨던분이 아니라

프로 초년생이라고 해야하죠
이제 막 K리그에서 떨어져나오고 갈팡질팡하고
흔들리고 그랬을떄 저를 지도해주신 감독님입니다
무엇보다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았나싶어요  

예전에 첼시 글을 집필할떄 제가 짧게 이 분의 일화를 언젠가 소개해주고 싶다고 했는데 
뜻깊은날이 언제일까 생각하다가 오늘이 적당할듯 싶어서 오늘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ㅎㅎ 
마찬가지로 반말로 서술하게 되니 양해 부탁드려요 아무래도 제 이야기들이다 보니
존댓말로 쓰다보면 뭔가 자연스럽지가 않게 되더라고요 

사실 후배들이 제 이야기를 궁금할떄마다 반말로 이야기해줘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경험담 쓸떄 그떄 이야기 했던게 도움이 많이 되는듯싶습니다 기억도 정확하고요 ㅎㅎ 
 

흠..나는 솔직히 말하면 축구를 시청할떄 생각이 너무많아 
왜냐면 이것도 병이겠지만 선수가 다치면 그 고통이 어떨지 상상이 가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 보면 어떤 심정인지 알꺼같기도 하고 
우승할떄의 감정 또 패배할때의 감정 대부분 느낄수있어 

마찬가지로 선수와 감독이 포옹하는걸 보면 애제자라고 하잖아 
그떄 그 느낌도 대강 알꺼같고 감독 스타일이 내가 지도받았던 감독님이랑 비슷하면 괜히 생각나고 
선수들중에 예전 동료들하고 스타일이 비슷하면 또 생각이나고 그래 

참 피곤하게 사는거같아 ㅋㅋ 
그냥 축구는 축구인데 나는 이해관계들을 다 생각하고 앉아있으니까 
인상깊은 경기를 끝까지 시청하다보면 예전 생각들도 스쳐가고 

뭔가 여운이 남기도 하고. 요즘은 콘테 감독을 봤을떄 생각나는 감정들이 참 많아 
물론 겉만 닮았을꺼라고 확신해 속은 내가 지도받았던 감독님과는 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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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줄꺼야 

내가 한창 K리그에서 내려와서 적응이 어려웠어 굉장히 
리그 스타일도 달랐고 안좋은 버릇들도 못 고쳤고 
20대떄 이야기니까 뭐..ㅋㅋ 굉장히 혈기왕성하고
뭔가 자존심도 강하고 생각없이 말도 막뱉고 그럴떄야 한창 

내적으로 뭔가 많은 복잡한것들이 얽혀서 있었지 
그떄도 별반 다를게 없었어 대강 리그의 흐름을 파악하고 
아 이제 여기가 이런데구나 싶었다 2년 계약도 받아내고 
여러모로 기분이 굉장히 좋았어 1년 계약은 진짜 피말리거든 사람이 할게 못돼.
2년 계약하자는 계약서의 싸인 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감독님하고 구단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쫌 있었어 
태업 그런건 아니였지만 우리 감독님이
전체적인 통솔을 못한다는 소리가 있었거든 

리더십이나 끌어가는 능력이? 좋은분이셨는데 
아마 구단쪽에서는 유유부단해 보이는게 마음에 안들었나봐
자세한 내부사정은 나도 잘 모르겠어 선수였으니까. 

말들이 많았어 전년도 시즌 막바지부터
감독님이 나간다 .. 누가 온다더라 이런말들이 많았거든 

어쩄든 그 감독님이랑 우여곡절 끝에 시즌을 끝냈고 
그 감독님 주도아래 단장님하고 함께 계약서에 싸인을 했어 

그리고 휴가를 보냈어 
친구들이랑 아마 겨울에 여행을 갔었어 
리조트라고 해야하나? 어쩄든 한참을 재밌게 놀고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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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동료들한테 연락을 받았어 감독님 대학교 팀으로 가셨다고 
나는 엄청나게 아쉬웠지 왜냐면 나를 되게 아껴줬고 키워준다는 느낌이 강했어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못할때도 지지해줬고  선수들하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선수들 입장에서는 그게 좋았는데 아마 구단측하고 싸워서 나간듯싶어 내 생각엔 

무엇보다 새 감독이 온다는건 정말 부담스러워 
내 모든 평가를 다시 받아야하고 그 사람이 날 싫어하면
난 팀을 옮겨야하니까 난감한거지 전부 초기화가 되는거야 
그 사람 스타일이 아니면? 나는 이 팀에서 떠나야하니까 

나는 휴가를 정말 불편하고 불편하게 보냈어 
새 감독님에 대한 정보를 막 우리끼리 공유하고 그랬거든
구단쪽에 직원들한테 물어보고 그래서 누가 오겠다 싶은거야 
아니나다를까 오신대 나머지 감독님들은 고사하고 
내가 올것같던 그 감독님이 우리팀에 부임하신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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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은 꽤 유명했어 성질머리로는 한국축구에서 

또 뭐가 유명했게? 주먹? 발길질? 아니 

전술이랑 선수 다루는데 그만한 감독이 한국에 없대 
그렇게 들었고 그렇게 평이 나있어 

왜 그런 사람이 하부리그에서 일을 하느냐?
적이 많거든. 한국 축구계에 그 감독님의 적은 굉장히 많아 
워낙 강직하고 본인 가치관이 뚜렷해서 만들어진 적들이 많은거지 

그래서 하부리그 감독을 하고 대학교,고등학교 선수들 기르는게 마음이 편한거야 
우리팀은 능력만으로 그 감독님을 데려온거지 

근데 난 정말 버릇없던게 그걸 의심했지
한낱 신인놈이 얼마나 우습겠어 감독입장에서는 ㅋㅋ
그때 주장형이 우리한테 이야기 해주던게 저 위에 있는 감독님 평이야 
그리고 나는 " 에이 뭐 그정도겠어요? " 이런말을 했는데 

나랑은 사무실에서 만났는데 그게 정말 긴장되더라 
너 내 계획에 없다 이러면 나는 다른팀 찾아야하니까..
아마 기존 선수 한명 한명 사무실에서 만난거같아  

막 우락부락한 이미지 같았는데 막상 보니까 되게 차분하더라고 거기에 놀라고
목소리가 되게 신사적인데 놀라고
나한테 맨 처음에 존댓말 쓰는데 세번 놀랐지 

" 네 들어와요 " 

" 예 감독님 저 XX입니다 " 

" 앉아요. 아유 차 많이 막히지않나? " 

"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 

" 어휴 ㅋㅋㅋ 목소리 낮춰 다른 사람들 일하는데. 
그 전 감독님한테 이야기 들었고 경기 플레이하는것도 몇번 봤고... "


잠깐 뜸들일때 식은땀이 나고 온갖 생각들이 들고
아..나 숙소에 한약...그거 가져가야되는데.. 이런 생각도 들고 ㅋㅋㅋ
짐 싸는데 얼마나 걸리지? 이런 생각들도 들었어 
부모님한테는 뭐라고하냐.. 뭐 그런것들 

" 같이 해보자.  "

결국 그 이야기 이후로 나는 감독님 플랜에 들어간건지 아닌지 
영입이 잘 안돼서 나를 빵꾸 메꿀려고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쩄든 다음 시즌도 같이 할수있게되어서 기분이 굉장히 좋았어 

감독님하고 우리팀의 본격적인 만남은 휴가가 끝난 시점이였어 
원하는 영입이 되고 방출이 된 시점이지 

과장이 아니라는걸 머리로 꺠닫지않았어 나는 
피부로 꺠달았지 " 아 . X됐다 " 이런 느낌? 


훈련 프로그램이 장난이 아닌거야
그건 그 당시에 지금까지 못봤던 프로그램들이였으니까 

무식하게 뛰키는게 아니라 뭔가 목적이 있고 
거기에 뭐가 필요한지 알려줘 나는 되게 신선했어 그 당시에 
물론 죽을만큼 힘들고 죽을만큼 무서웠지만 

감독님이 훈련 알려줄떄는 대강 이렇게 설명해 

" 왼쪽 찍고 다시 중앙으로 와서 공잡고 킥떄린다음에 반대편으로 전력질주 다 알아들었냐?  "

이 당시에 코치진들도 다 바뀌었는데 이런 훈련들도 하니까 
유럽팀들 같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어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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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분은 시작한지 5분만에 박살이 나지 
그냥 너무 무서운거야. 내가 휴가시즌떄 본 감독님이 아닌거지 

" 정신 똑바로 안차려????? 미친새끼들아냐?!   "
" 야야야야야야야 완전 또라이아냐 이거?   "
" 개같은 놈들 정말 지랄같이도 한다 X발!!   "
" 대충대충하니까 니가 그 자리 그대로인거야 "  


우리 진짜 운동강도 힘들게하는데도 불구하고 
다치는 사람이 얼마 없었어 감독님 욕이 귀에 쏙쏙 박혀서 
부상 위험이 있을래야 있을수가 없었어 
집중안해서 다치는 부상들이 진짜 제로였어 제로 

나 같은 경우에 개인 지도를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 
감독님이 직접 해줄때는 손이 막 덜덜덜 떨렸어
무서워가지고.. 어휴 지금도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네 

" 너 이거 못 고치면 게임 못뛰어 그거 알고있어?  "

" 네... 감독님  "

" 니가 이렇게 뛰면 한쪽밖에 못보잖아 기본적인건데  "

" 예 그렇습니다 " 

" 전 감독님이 어떘는지 몰라도 나는 아니야. 집중안하면 다른애 데려오면돼 " 


하루하루 고통속에.. 운동이 무섭고..ㅋㅋㅋ
운동 자체는 즐거웠어 사실 
훈련 프로그램이나 아니면..분위기가 그렇게 살벌하지는 않았는데

감독님이 툭툭 뱉는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진지해지면 정말 싫더라 
나는 소모품이잖아 크게 보자면? 어차피 바꾸면 되는 일이니까
매일 불안감에.. 살았지 

그때 감독님이 아픈 사람 물어봤는데 아무도 없으니까 
" 아프다고 손 드는건 뭐라안할꺼야 근데 참다가 나오면 알아서해라   "  이런 방식이고 
막상 아프다고 하면 직접 달려가서 치료할정도로 걱정이 많았음 
아무래도 본인 훈련 강도가 빡세다보니 이런 걱정들도 한듯싶다 

통제라고 해야할까 권유가 아니라 그냥 그래라! 이거야 
무언가 감독들이 말할떄 대부분 표현들이 이래 두루뭉실하지 
" 외출은 그래도 최대한 자제하고 당류는 너무 많지 먹지않았으면 한다  "

근데 그 감독님은 ㅋㅋㅋㅋㅋ

" 괜히 기어나갔다가 감기 걸리는 새끼는 게임이고 나발이고 물통이나 챙길 준비해라 " 
" 초콜릿 먹고싶으면 먹어. 그리고 게임 안뛰면 돼잖아  " 
" 니들이 나를 생각해주면 나도 니들을 생각해줄게  근데 니들이 날 생각안하고 있잖아?  " 


규정 자체가 엄한건 아니였어 

근데 말 한마디에 우리들이 다 얼어가지고 
그걸 불문율마냥 지켰던거지 ㅋㅋㅋㅋ 
진짜 외출 나가지말라할떄 나간놈이 없었고 
초콜릿 먹고싶으면 먹어 할때 초콜릿 먹은놈이 없었지 

시즌 들어가니까 성격이 확 바뀌는거야 
경기 전/후 성격이 다르고 
훈련떄랑 훈련 안할떄 성격이 달라 

한창 전지훈련가서 주전 경쟁이 심했어
그 감독님 체제에서는 또 다른 사람이 기회를 얻으니까 
45분/45분 이렇게 뛰었는데 

그 당시에는 내가 공격적인 미드필더라서 
실질적인 경쟁자가 그 해 K리그 드래프트없이
바로 그냥 하부리그로 온 친구였어 

진짜 전지훈련 경기 경기마다 사람 피를 말리는거야
어떨떄는 개가 선발이고 어떨떄는 내가 선발이고 
내가 못하면 개가 잘하고 개가 못하면 내가 잘하고 
스트레스 엄청 많이 받거든 게임 못뛰면 기분이 그렇게 더러울수가 없으니까 

심지어 게임 뛸떄도 나한테 소리를 엄청나게 질러요 
진짜 귀청 떨어질때도 있고 막 자기가 나와서 여기로 가라 
저기로 가라 그럴때도 많아

지금 내 전술관에 영향을 이 감독님한테 많이 받았지 
선수비 후역습이였는데 나는 역습의 중간 고리 정도였어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말 안듣고 지시 불이행 하면
곧바로 뺴버려 그게 우리팀 10번이든 7번이든
주장이든 예외없었어 자기 말 안듣고
자기 전술대로 안 이행하면 곧바로 뺴 

확실히 이 감독님만의 전술관이 존재했고 
그 안에서 우리들은 감독님말대로 하기만하면
이겼지 진짜 상대팀마다 전술이 달라졌는데 잘 맞아떨어지면
압도적일정도로 우리가 주도권을 가져갔어 

문제는 우리가 전 경기를 다 그렇게 못했다는거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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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 그 지랄같은 드리블좀 안할수없냐 !!!!!!   "
" 염병한다 염병해 아주 X발 숙소까지 끌고가게???  "
" 뭐해? 뭐하냐고!! 옆으로 땡겨 뭘 쳐다봐!! "  


나 게임뛸때마다 터치라인에서 나한테 우렁차게 소리지르셨다 ㅋㅋㅋ
어우 욕이 진짜 귀에 쏙쏙 박혀서 안들을래야 안들을수가 없었지 
지금은 웃지만 그때는 진짜 내가 이렇게 살아야하나 싶더라 

어느날 경기 끝나고 패딩 챙겨입고 나가서 
상대팀에 있는 내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했어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기도했고 그 날 경기는 많이 안뛰었지만 
그래도 친구들 만났으니 인사는 해야지 하고 인사했지 

그리고 돌아서니까 감독님이 그자리에 딱 서있더라 
한마디 내뱉고 가셨어 
" 너는 고삐리한테 밀렸는데 걱정이 없냐? X발 자존심도 없네 이새끼는 "  
 그냥 망치로 옆통수 후려친 느낌이더라.. 

그 감독님은 주먹으로 빠따로 우리를 자극시키지 않았어 
그냥 말 한마디로 선수가 어떻게 움직일지 다 꿰고있었던거야 
내 머릿속에 들어와있고 내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다 알거같더라 

그리고 나는 어떻게 했냐면 

전지훈련 후반기에 경쟁자 친구를 아예 밀어내버렸어
나도 어떻게 한건지 잘 몰라 그냥 그렇게 됐어 
그 친구보다 더 뛰었고 그 친구보다 더 많은 패스를 했고 
그 친구보다 더 많이 골을 넣었어 연습경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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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날 깔본거같아서 화났고
그래서 미친놈같이 저녁에 웨이트하고 아침에 줄넘기하고 본운동하고 
솔직히 그때 운동하면서 속으로 " 내가 저 인간 콧대 꺾는다 " 이 생각하고 운동했어 

저녁에 티비보자는것도 괜찮다고하고  뭐 이거하자 저거하자
다 괜찮다고 운동한다고 하고 운동했지 본 운동때도 죽어라 매달렸고 

그때 내 안좋았던 습관들이 나도 모르게 고쳐졌어 
그 감독한테 잘보여야지! 이게 아니라 
저 인간 내가 언젠가는 .. 
이런 심정으로 운동에 매달리거든??
미운정이 들어가지고ㅋㅋㅋㅋㅋㅋ 

쓸데없이 드리블 하는 습관이 이때 전폭적으로 고쳐졌지.
나도 모르게 벌어진 일들이야 

시즌 시작되고나서도 뭐 바뀌는건 없었어 
항상 패턴이 똑같아 

훈련할떄 조금 격양되있긴 하지만
뭐 별거 아냐 괜찮지 이정도는 애교지 
적응됀상태이니까 

게임 시작 전에 몸풀때
긴장 풀어주고 좋은말 많이 해줘 

경기 시작전에 락커룸에 들어가서는 
전술에 관한 설명밖에 안해 

" 잘 봐. 괜히 이상한짓 하지말고 
보란치부터 쭉 내려가라고 헛짓거리하지마라 "

" 재네 딱 답나오잖아 붙이겠지 
그럼 멍때리고 쳐 보지말고 뒤로 물러서 준비해 "  


무엇보다 우리가 이 전술에 익숙해져야한다고 
시즌 내내 말했고 나는 그 결과로 그냥 반사적으로
어디로 움직여야할지 알 정도가 되었어 ( 수비형들은 특히 더 심했지 ) 

경기장 안에서가 제일 무서운데 
뭐 온갖 소리들을 다하시지 
소리도 지르고 자기가 다 움직이려고하고 

" 떙겨!!! 떙겨!!!!!!  "

" 봐! 공보라고!! 아이 X발 진짜!!!!!  "

" 유지해 유지해 왼쪽으로!!! 왼쪽!!!! 반대편봐 반대!!!!  "

" 서서 기다려. 기다려 기다리라고 !!!!! 왜 말을 안듣냐!!  " 


벤치에 앉아있으시질 못하시고 끊임없이 말해 
뭔가 불같은 성격이 안에 들어있는거같았어 


11.JPG


경기중에 특히..잘 풀리고 있다가 실점하면 
물통을 그냥 그자리에서 던져버려 ㅋㅋㅋㅋㅋㅋ 땅바닥으로 내리 꽂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 시팔 조깐네!!!! 니미럴꺼!!!!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X발 축구냐? 이게 축구야? 내가 본게 축구라고???  " 

" 우리 팬들이 불쌍하다 존나게 불쌍하지 그럼!!! X발!!  " 

" 어쩔수없으셨어요?? 어이구 그래서 애새끼마냥 .. 좀 있으면 울겠다?  "

" 질질 짤 시간에 왜 골먹었냐 생각 한번 더 해라 "  

" 아니 공을 못차는데 왜 축구선수를 하고 있냐고!?!   " 
 

경기 지고있을때 전반전 끝나고 락커룸에는 남아도는게 없었어
감독님이 다 던지고 부수고 난리도 아니지
나는 쫄아서 몸 최대한 웅크리고 있고 .. 옆에는 뭐가 날라오고 
뭐 소리 지르는게 울리고.. 

항상 생각하는건데 
감독님은 그런 불 같은 성격을 어떻게 컨트롤하는거지 궁금했어
이렇게 하다가도 막상 경기 지나고서 나면 아무일 없던거같거든

특히 편애하는 선수도 없었던것 같고 그렇게 싫어하는 선수도 없었던것 같아 
팀 내 에이스던 신인 선수던 똑같이 대했고 .. ( 욕했고..  ) 

뭔가 머리 다 큰 성인이라 한번쯤은 반항할수도 있겠다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 글쎄 우리팀에 그런 문제는 전혀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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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긴다는 단어 자체가 ... 생각이 안나고 진짜 호랑이 같은 느낌일꺼야 
만약 내가 실제로 호랑이를 산속에서 만나게 된다면
그런 감정을 느끼지않을까 생각해

숙소 복도에서 마주치면 
" 잘하자 " 이 한마디로 내 모든 감정을 뒤바꿀수있는 사람이지 

나에 대해서 다 알고 나에 관해서 뭐든지 꿰고있어 
이럴떄 칭찬하면 애가 어느정도로 반응하겠다 뭐 이런걸 알고있나봐 

감히 말대꾸를 할 생각조차 안들지 
심지어 선수를 구타하는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 감독님에게 덤비겠다는 생각을 할수조차 없었어 
 
그냥 그 경기는 그 경기고 어쩔수없다 이런 생각이였어 
또 선수를 떄렸다던지 그런 문제들도 전혀 없었고 
그래서 더 신기하게 보였지 

이길때는 뭔가 뿌듯해 
아..내가 저 인간을 기쁘게할줄이야 이런 느낌이야 ㅋㅋㅋㅋ 

또 골 넣고 반응도 굉장히 좋아서 ㅋㅋㅋㅋㅋ
나는 한창 재미들렸을떄 우리팀 골넣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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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한테 달려가기전에
감독님 한번 슥 보고갔어 너무 웃기더라 ㅋㅋㅋㅋ
아니 화만내는 양반이 또 골넣으면 기분은 엄청 좋은거같아 
막 손 휘두르고 파티 분위기여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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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끝나고 막 한명씩 안아주고 
나도 예외는 아니였지 
" 으유 ~ 이 개새끼야!!!!!! " 
이러면서 뒷통수 한대 팍 치고 안아주는데 

그만큼 기분좋은게 없었어 소속감이랄까
아니면 인정받는 기분? 그런게 많이 들었어 

칭찬 한번 받으면 정말 일주일동안 기분이 좋고 
막상 욕먹으면 어차피 맨날 먹던건데 뭐? 이런식으로 
내 감정이 흘러가다보니까 ㅋㅋㅋㅋㅋㅋ 
사람이 미운정이 진짜 있더라.. 그런걸 느꼈지 

시즌 맨 마지막 경기에서는 감독님이 욕을 안쓰고 
그냥 선수단 , 코치진 , 직원들 한번씩 안아주고 악수해주면서

그동안 지랄같은 성질머리 보느라 고생했다고 하는데
우는 친구들도 있었고 그중에 나도 포함이였지...
그땐 여렸거든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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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울면서 흐킄흐킄 이러면서 말도 막 못하고 
감독님은 나한테 니가 제일 많이 힘들었겠다고 하는데
내 입장에서는 알아준게 너무 고마웠는지 그대로 막 펑펑 울었고 
진짜 좋은성적으로 시즌 마무리를 해서 감정이 북받쳤지 ㅋㅋㅋ

그 뒤로 내 별명은 물탱크....... 

시즌 지나면서 많이 정들었던게 사실이야 
근데 내 입장에서는 연장 계약을 안해주는게 
상당히 불안하게 작용했고 어쩄든 새 팀을 찾는수밖에 없었지 

나중에 감독님이 구단에 요청해서 내 계약을 해달라고 했었대 
그래서 나한테 내민게 6개월 단기 계약이였고 
많이 실망했지 구단한테.. 그래도 2년동안 많이 기여했다고 느꼈는데
이런 계약서를 내밀었으니까....진짜 허탈했어 

나는 당연히 1년 계약을 원하는 팀으로 이동했지만
감독님하고 인연이 완전히 끝난건 아니야 
이적하고 나서 내 경기들 보고 잘했다고 문자 보내주는 경우도 많았고 
그때 당시에도 가기전에 같이 식사도 했었고 
요 근래에 문자도 많이 보내드리고 1년에 한번씩은 보러 가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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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할때도 전화도 했고..여러모로 기억에 많이 남는 감독님이야 
괜히 콘테 감독하고 뭔가 경기장에서 행동들이 비슷해서 그런지
이번 글에 쓰게되었어. 저 무서운 감독들도 저런 면들이 있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좋을듯싶어 나는 참 그 감독님 밑에서 배운게 많아 짧은 시간이였지만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끌어낸 감독님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비록 짧은 시간이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지도자분들중에 한명이야 
무엇보다 스승이라는게 별게 아니구나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거구나 싶어 
지금 당장 이해할수없는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이해되는구나 그런걸 배웠어 

또 나로서는 그 감독님이 축구계에 환멸을 느끼고 
지도자 생활을 그만둔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중에 하나야.. '

제 이전글들은
http://gouf1212.tistory.com/ 
여기에 있습니다 ㅎㅎ 

댓글 17

굿프 작성자 2016.12.19. 00:46
 운동하는열부
ㅋㅋㅋㅋ 그럼 좀 슬플텐데 말이에요 ㅠ 
댓글
굿프 작성자 2016.12.19. 00:46
 Viceversa
!!!
댓글
광교동제라드 2016.12.19. 00:47
중간에 사진하나 나만 주영인건가여? 두번째거안보이는..
댓글
굿프 작성자 2016.12.19. 00:48
 광교동제라드
수정했네요 ㅎㅎ 
댓글
굿프 작성자 2016.12.19. 00:48
 스위스
크으 
댓글
LogiB 2016.12.19. 00:50
물탱크 님 칼럼 또 잘봤습니다 중간에 너무 웃겨서 킥킥대면서 봤네요 ㅋㅋㅋ
댓글
갓상호 2016.12.19. 00:51
펨코때부터 계속 눈팅하고 세종시티랑 칼럼글들 다 열심히 봤었는데 잘봤다는 글도 못남겼었네여
정말 재밌게 보고있어여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댓글
유댕이나르샤 2016.12.19. 01:01
오우 굿의조성님!
넘나 잘봤네요ㅎㅎ
그 감독님은 정말 퍼거슨같은분이시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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