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K리그 1R] 해트트릭 말컹에 가려진 숨은 MOM 경남FC 손정현.gif

K리그 개막전에서 13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광풍을 불러일으킨 말컹, 하지만 경남과 상주와의 경기에는 또 하나의 영웅이 있었어요.

 

그 주인공은 바로 골키퍼 손 정 현

 

 

 

 

 

 

 

손정현이 없었다면 말컹이 해트트릭하고도 5:3으로 졌을 경기였습니다.
 

2014년 K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경남에 입단한 손정현은 요즘 경남에서도 보기 드문 로컬 출신의 선수입니다.

근데 통영 지역신문에서는 통영 출신이라 하고 거제 지역신문에서는 거제 토박이라고 하던데 저가 보기엔 통영이나 거제나..

어쨌건 두룡초(통영)-연초중(거제)-거제고(거제) 통영과 거제에 있는 모든 학교를 거쳤으나 둘 다 맞다고 칩시다.

그러고 보니 손정현이 초등학생 때 김종부 감독은 거제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겠군요.

 

사실 당시만 해도 손정현에 대해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그게...손정현이 실력 없는 선수여서는 아닙니다. 광주대 시절 이미 미친 선방으로 팀을 멱살 잡고 캐리하며 우승으로 이끈 선수기도 합니다.

다만 당시 경남은 경험 쩌는 김영광을 임대 영입했고 연대 출신의 박청효라는 기대주가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입져.

 

그런데 손정현의 데뷔전은 생각보다 엄~~~청 빨리 찾아왔습니다.

K리그 클래식 2R에서 울산과 만나게 된 경남은 임대 신분의 김영광을 출전시킬 수 없었고 마침 박청효도 부상으로 뛸 수 없어 손정현이 선발로 뛰게 됩니다. 비록 경기는 3:0으로 패하긴 했으나 좋은 선방도 보이며 "어라? 얘 괜찮네?"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K리그에 데뷔한 손정현은 2년 차 박청효가 부상과 폼 저하로 고생하던 틈을 타 세컨 골리로 도약했고 첫 시즌 리그에서 6경기를 소화합니다.

하지만 마냥 즐거웠던 데뷔시즌은 아닌게 강등이 걸린 승강 PO 1차전에 선발로 나가 3실점을 하고 최종적으로 경남이 2부 리그로 강등 당하는 등 뼈 아픈 경험도 하게 됩니다.

 

하부 리그 강등이라는게 때로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찾아오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이미 2014년 후반기부터 손정현을 본격적으로 밀어주기로 결심했던 경남은 손정현에게 주전 골키퍼 장갑을 맡깁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듯 2015년 손정현은 그야말로 경남의 멱살을 잡고 캐리를 했습니다.

 

당시 손정현의 활약을 엿볼 수 있는 경기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2015년 5월 2일 대구 월드컵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FC와 경남FC의 경기입니다.

 

제가 이 경기를 소개하는 이유는 3가지가 있습니다.

 

1. 올해 중국으로 떠난 조나탄의 PK를 막아냈고

 

2. 슈퍼 조커 노병준의 PK까지 2연속 선방을 보여줬으며

 

3. 저 대구에는 지금 국가대표인 조현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 참고로 저 경기 손정현이 PK 2개나 막았는데 나머지 경남 선수들이 똥을 싸면서 결국 조나탄한테 결승골 먹고 1:0으로 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손정현 얘기를 하면서 조현우를 빼먹을 수 없다고 보는데요, 이는 제가 두 선수 모두 좋아하기도 하지만 당시 K리그 챌린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던 1991년생 동갑의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http://www.football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26

 

대구FC 수문장 조현우(24)는 올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유일한 전 경기 출장 선수다. 정규리그 40경기를 모두 뛰었다. 2위 그룹은 39경기를 소화한 경남FC 손정현

 

조현우는 정규리그 40경기 47실점으로 경남 손정현(39경기 42실점, 30경기 이상 출장 선수 기준)에 이어 경기당 실점률 2위에 올랐다. 무실점 경기도 13차례손정현(16경기) 김영광(12경기)과 함께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두 선수 모두 2015년 뛰어난 활약을 보였고 조현우는 국가대표로 뽑히게 됩니다.

 

손정현도 좋은 활약을 보였으나 당시 경남 팀 컬러가 상당히 수비적이라 실점이 적었던 부분도 있고 조현우보다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현우도 2015시즌이 본격적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시즌이기도 하지만 당시 이미 3년 차에 지난 2시즌 동안 20경기 이상 출장하며 경험을 쌓은 선수기도 하기에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PK를 2개나 내주고 그걸 손정현이 막았는데 또 골을 먹어서 지고 존나 웃긴 일 아닌가요? 이게 수비축구를 하는 팀이 맞을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

 

어쨌든 뛰어난 성적을 낸 손정현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곧바로 군대로 갑니다.

당시 지역신문에 따르면 구단에서는 입대를 만류했다고 하나 본인의 선택으로 경찰 축구단에 지원, 무난하게 합격을 합니다.

 

그때 저는 2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상위 리그 팀으로 이적할거라 생각했는데 군대 가서 일단 지켰다" "내년에는 누굴 믿고 축구를 봐야하나?"

물론 다행히도 2016년 메시아께서 강림하사 모든 일이 잘 풀렸습니다.

 

메시아.jpg

 

하지만 경찰 축구단에서 생각보다 좋지 않은 폼을 보여주며 벤치로 밀려나고 2시즌 동안 12경기 출장에 그칩니다.

한때 경쟁자이던 조현우가 훨훨 날아다니는걸 보면 당시 손정현의 상황은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손정현은 군필 조현우는 미필

 

그렇게 군 복무를 마치고 경남에 돌아온 손정현은 완전히 뒤바뀐 팀에서 새롭게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정말 180도 달라진 팀이었습니다. 군대 가기 전에는 리그 꼴찌를 다투던 팀이었는데 뜬금없이 우승해서 1부 리그로 올라와있으니 얼마나 놀랐겠어요?

 

애초 예상대로라면 이번 시즌 손정현은 팀 내 3~4번째 순서의 골키퍼였지만 1옵션 골리 이범수의 부상 재활이 길어지며 2~3번째로 한 단계 올라가게 됩니다. 그렇게 겨우내 땀을 흘렸고 마침 또 2~3옵션을 두고 다투던 골리 김형록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작은 부상을 입고 이탈하며 손정현은 2옵션을 거의 확정 지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선발로 뙇, 선방을 뙇, 승리를 뙇.

 

해설자도 경남팬들도 전혀 예상치 못한 선발이었는데요, 추측하기로는 아마 여기엔 김종부 감독이 계획 중인 더블 스쿼드 선수 운용이 작용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시즌 상당히 타이트한 일정을 대비하기 위해 김종부 감독은 겨울 동안 지난 시즌 주전과 로테이션, 그리고 올해 영입한 선수 등등 서로 간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밸런스 있는 더블 스쿼드를 꾸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연습경기 영상을 토대로 그중 하나를 유추해본다면 지난 시즌 주전 라인이던 박지수 이반 이준희가 팀 A를 맡고 좌우 측면 수비수는 로테이션 멤버를, 올해 영입된 여성해 김현훈 손정현(복귀)이 팀 B를 맡고 좌우 측면 수비수는 작년 주전 멤버를 기용하며 팀을 2개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나온 백4라인과 손정현이 팀 B입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이고 실제 김종부 감독이 시즌 초 3~4경기는 여러 선수를 기용하며 베스트 11을 찾겠다고 했으니 단순한 선수 기용 실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와 현재 벤치에 있는 기존 경남 골리들과 비교를 했을 때 팀 A, B를 떠나서 손정현은 주전 경쟁에서 이미 승리를 했다. 앞으로 이 폼을 유지하는 것만 남았다. 이런 생각이 들구요 박지수 이반이랑 같이 뛰는거 아니면 손정현은 올해도 개고생을 하겠구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칩니다.

 

 

아오 ㅅㅍ

 


 

 

 

 

 

 

 

 

 

 

 

 

 

댓글 10

belong 2018.03.05. 12:47

승강 플레이오프 때 김영광 대신 손정현이 1경기 나오지 않았었나?
그래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모두 의문을 표시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댓글
킹종부 작성자 2018.03.05. 12:47
 belong
ㅇㅇ 1차전 그래서 3골 먹었징
댓글
번시드2 2018.03.05. 13:02
손정현 이범수 이준희 골리 라인  나름 든든함
댓글
킹종부 작성자 2018.03.05. 13:14
 이젠정말자살뿐이야
타이밍을 못 잡어
아무래도 기다리는 플레이에 익숙해서
댓글
골드다 2018.03.05. 16:45
상대방이 슛을 하자 마자 반응을 제대로 하네 저렇게 될 수가 있나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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