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명문주의, 데이터주의] 수프 vs 부천 어제경기 직관기

점잖게 쓴 버전은 http://naver.me/5zC7Z4Xf 요기서 볼 수 있음


할 일은 산더미같이 쌓였고, 나가면 폐에 암스택 쌓일 것이 명백한 상황이었으나 그건 내일의 나, 즉, 하루종일 놀다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의 나한테 전부 전가시키고 나가야겠다 생각했다.


옵션은 두 가지였다. 2시간+알파 거리에 떨어져있는 수원FC의 경기를 보러가거나 1시간 남짓 거리의 괴랜드 경기를 보러가더니였다.


하지만 거리는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건 대외적인 이미지였다. 나는 어떤 사람처럼 보일 것인가, 고급진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가였다. 그러나 이미 개축을 즐기고 조축을 기웃거리는 나란 인간 자체로 탈락이다. 그래서 한 가지의 명확한 기준을 세웠다. 


"빠따와 겹치지 않는 곳으로 가자."


그렇다. 조축을 혼자 직관하면서 어설프게 1등 스포츠를 즐기는 척을 해야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잠실은 빠따 경기가 있고 수원은 없었다. 잠실을 간다면 어떨지 잠시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

(덜컹덜컹 지하철 안)

두산 베어스의 모자를 쓴 소녀(이하 소녀): 아저씨도 야구보러 가요~?

나: 그럼~ 봄도 왔는데 누구나 즐기는 야구를 보러 가야지~

소녀: 근데 왜 혼자 가고 있어요?

나: 친구들과는 경기장 안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소녀: 

.

.


°°°°


실로 소름이 돋는 결과값이었다. 물론 이 시뮬레이션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 전제부터가 글러먹었는데 가뜩이나 더러운 인상에 똥무게 잡느라 잔뜩 찌푸린 나에게 말을 거는 소녀는 없다. 그리고 말을 걸더라도 근처의 모친이나 이모가 아이를 말릴거다. 하지만 결과값이 저렇게 나온 이상 수원으로 향해야한다. 그렇다.


3시 경기라 12시쯤에는 나가려 했으나, 그렇게 성실했으면 이 나이 처먹고 토익을 다시 준비하고 있진 않을거다. 시발 토익 신유형 뭐냐..


1시 넘어서야 기어나갔는데 서울역까지 가는 차가 졸라게 막히더라.



역시나 주말의 거리는 애국시민들로 가득했다. 크으.. 애국심에 지리고 갑니다. 좌좀빨갱이같은 저는 세금 먹는 좆민구단 추꾸로 고통받으러 가는데..하는 반성의 마음이 절로 드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반성은 이내 꼬인 심보로 바뀌었다. 돈 받으면서 시위하다니 불공평하잖아? 누구는 돈내고 조축보러 가는데?? 부디 저 분들 모두 조축 유료관객이 되길 기원하는 나 사패새끼인거 인정? 응 인정.


지하철은 서울역부터 자리가 있었다. 앙 개꿀~하면서 타고 갔으나 이내 내가 등신머저리인걸 깨달았다. 수원선은 용산에서 갈아타 급행을 타는게 진리였던거다. 그것도 모르고 꽉찬 지하철에 탄 사람들을 비웃었던 나였다. 내가 병신인걸 안 순간 합리화는 시작된다. 

"나는 살부대끼는걸 싫어하잖아."

"사람 많은거 개극혐."

"가봤자 얼마 빨리 안 감 ㅋ"

하지만 그래봤자 내가 병신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급행을 탔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나는 미세먼지가 지랄발광을 함에도 축구를 보러 2시간을 기어나가는 놈이니까.


가면서 2017 개축학개론을 본다. 수원역에서 내리라는데 뇌입어 지도는 화서역이 더 가깝다. 급행을 타지 않았기에 화서역에서 내리는데 출구가 개판이다. 1~6번 출구가 짜잘짜잘하게 모여있다. 짧은 순간 1번부터 6번까지 고민을 해봤다. 나는 북패충이기에.

1번 유현, 2번 황현수, 3번 이웅희, 4번 김동우, 5번 공석, 6번 김성준..


그렇담 고민할 것도 없이 선택은 1번이었다. 그냥 마음이 막 동했다. 1번 출구로 나가니 현이 형 가랑이 같은 굴다리가 보였다. 공이 현이 형아 가랑이사이를 지나가듯 굴다리를 지나가니 오우 쒯 버스가 오고 있었다. 내생에 이렇게 열심히 뛰었던 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로 뛰었다. 그리고 탔다. 버스에 앉아서 생각해보니 없는 돈 쪼개서 북패굿즈잔뜩과 시즌권을 사고 엄마한테 돈 더 달라고 했는데 뭘했길래 또 돈이 없냐는 물음에 "나의 전부인 축구를 위해"라는 3류만화급 대답을 하고 내방으로 도망갈때 이것보다 몇천배는 열심히 뛰었다. 그때 존나 맞고 다 환불하고 개축에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 


"후우.. 너네는 이런거 하지 마라.."


경기장 근처부터 애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미래의 개축빠 소년소녀들을 보며 여윽씌 추꾸수도 쓰완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손에 하나하나 들려있는 비닐봉투를 보고 현실을 자각했다.

- 착한 시민구단은 봉사시간 주는 시민구단 뿐이다. -

그래 너넨 여기서 빼먹으렴 아저씨같은 호구나 여기다 돈을 쓰지.



좆민구단 공설운동장답지 않게 뷰가 좋은 편이었다. 


축구보는 백수 특) 뷰는 좋고 안 좋고는 잘 알지만 지새끼 미래 전망이 좋은지 아닌지는 조또 모름.


경기는 뭐 다들 아는 결과고 하니 길게는 안 쓰겠다. 김범용 피케이 내줬지만 잘하는거 같고 중원 클래스는 키야... 황금중원 소유한 팀 빠로서 지리고 갔습니다. 마테우스는 뚝배기 말고 할줄 아는게 뭐죠?


부천은 승격 각인 듯 싶다. 하지만 남패와의 더비는 성사되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북-흡 더비가 펼쳐지는 2019 조축으로 오세요! 그렇다!! 나는 북패의 내년 시즌 상대팀을 점검하러 온 것이다! 수원은 내년에 조축애서 볼거같더라 ㅇㅇ



미세먼지 토핑된 맥주 한잔 마시고


머플러 사고


인증샷 남겨주고 ㅂㅂ


담에 또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이뜸니당~


현재까지 콜렉션 ㅇㅇ


마무리는 어떻게 지어야하나 음... 황새아웃!




P.S. 서동현 선수 가족분들은 부디 큰 일 아니길 바랍니다.

댓글 2

belong 2018.04.01. 22:22
아니 이런 명문 명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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