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대표팀을 향한 당신들의 비판과 비난은 합리적입니까
- 순두부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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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과의 월드컵 첫 번째 맞대결에서 1대0으로 패했다. 대한민국이 속한 F조에서 가장 해볼 만한 상대였다는 점에서 이번 패배는 굉장히 아쉬운 결과였다. 이번 결과 때문에 대중들은 또 한 번 한국축구에 분노했다. 물론 비판과 비난까지도 관심의 일부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이 받기엔 너무나 가혹할 정도로 말이다.
신태용의 감독의 성과와 대표팀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
지난 3년간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술적으로나 선수 기용 측면에서나 의문을 들게 했고, 최종예선에서 중국과 카타르에 잇따라 패하며 월드컵 진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 속에 놓이게 되며 급하게 신태용 감독이 선임되었다. 신 감독은 예선 마지막 2경기 남은 상황에서 완전히 새 판을 짜야 했다. 상대도 껄끄러운 우즈베크와 이란이었다. 힘겨운 싸움 끝에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히딩크 선임 논란 등 협회 내부의 문제와 팬들의 비판과 비난으로 러시아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그간의 경기력에 대해 대변을 해보자면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새로운 판을 짜야 하는데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히 많은 선수를 기용해보고, 전술 실험을 해봐야 한다. 물론 6개월 앞두고 실험을 한다는 것이 비정상적이지만 이 모든 것을 신태용 감독의 잘못으로 돌리기엔 너무 가혹하다.
실험적인 명단으로 작년 10월에 치른 러시아,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대패했다. 하지만 이후 치러진 콜롬비아와 세르비아와의 맞대결에서 1승 1무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냈으며 과정 또한 훌륭했다. 콜롬비아전 이후 A매치에서 10경기 5승 3무 2패를 거두었으며, 월드컵에서 통할 전술과 베스트11도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대표팀에게 좋지 못한 소식들이 연달아 들렸다. 월드컵행이 예상되었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이렇게 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김민재의 부상을 시작으로 3주면 회복될 거라던 김진수의 부상이 길어지면서 베스트 포백 라인이 붕괴되었고, 이후에도 염기훈, 권창훈, 이근호, 이창민, 이청용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며 신 감독의 플랜A는 물론이고 플랜B도 짜기 힘들어지며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었다. 이렇게 어려운 대표팀 상황은 안중에도 없고, 대중들은 뭘 하던 소위 까기 바쁘다. 당신들이 인생에 그 월드컵 한 경기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졌기에 선수들에게 상처를 주는가. 언제부터 당신들이 축구광이었나.
당신들이 보여달라는 투지와 열정은 무엇입니까
물론 일부는 이런 어려운 상황을 안다면서 질 땐 지더라도 투지와 열정을 보여달라고 한다. 정말 열정과 투지를 보이면 만족하는 걸까? 세계 무대에서 우리가 도전자의 입장인 것을 월드컵 전에는 알고 있는 것 마냥 "한국은 3패 할 것이다, 대패할 것"이라며 조롱하면서 고작 1대0으로 졌는데도 온갖 비난을 쏟아부은 당신들이 말이다. 열심히 하면 파울을 할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스웨덴전에서도 김민우 선수의 태클로 인해 파울을 범했다. 그 외에 김민우 선수의 실책성 플레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 하나의 실수 때문에 실점을 내주었고, 국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그를 향한 비난이 난무하고 심지어 국민청원을 통해 나라에서 추방하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어떻게든 공을 걷어내려는 '열정'적인 플레이로 나온 결과물인데도 말이다. 열정을 보여라면서 왜 그 열정조차 보이지 못하게 비난하고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가.
다른 선수들에게도 가혹한 것 마찬가지다. 장현수 선수의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실점으로 이어졌고, 박주호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 물론 장현수 선수가 잘한 것은 아니다. 못한 것에 대해 비판을 할 수도 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그런 플레이에 분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분노가 왜 개인의 SNS에 까지 이어져야 하는가. 그렇게 극단적인 욕설과 비난이 아니어도 선수 개인이 통감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되려면
사실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나라가 스웨덴전에서 잘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논란이 된 정말 황당한 사건 때문에 이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그 사건은 조현우 선수 아내에게 SNS 테러를 한 것이다. 스웨덴전 눈부신 선방으로 '갓'현우로 칭송받던 그였기에 그의 아내가 SNS로 테러를 받는다는 것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못 한 것도 아니고, MOM급 활약을 펼쳤는데 왜 그의 가족이 상처를 받아야하는가? 단지 국가대표 선수이기 때문인가? 국가대표이기 이전에 그들도 사람이다. 열심히 하라, 투지 있게 하라면서 왜 그들에게 부담감을 주고, 상처받게 하는가.
비난과 SNS 테러와 같은 행태가 대표팀을 향한 관심인 줄 아는 그들에게 있어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되려면 이러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것 같다. 당연히 축구를 잘해야 하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가지고 90분 내내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열정과 투지가 있어야 하며, 대중들의 비난과 비판, 가족에 대한 욕도 견뎌낼 수 있는 강인한 멘탈을 소유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냉정히 말해 그런 선수는 없다. 세계무대에서 우리는 항상 도전자 입장이었기에 축구를 잘한다고 할 수도 없으며, 네티즌들의 언어폭력에 열정과 투지를 가지기도 힘들다. 또한, 그들도 사람이기에 그런 강인한 멘탈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당신들이 하는 욕설과 비난이 선수들이 실수를 줄이고 축구를 좀 더 잘 할 수 있는 합리적인 비난인지 한 번 생각해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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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