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존나스압]답없는 한국축구, 히딩크는 정답을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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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2018 러시아 월드컵 첫 경기부터 졸전을 치른 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많은 축구팬들은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선수들의 말들이 논란이 되기도 하는데요. 특히 이근호 선수가 "한국이 언제부터 16강에 가는 나라였다고"하는 반응은 팬 패이보릿 선수 중 하나였던 이근호 선수를 적폐, 축협의 앞잡이 등으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저도 이근호 선수가 잘못했다 생각합니다. 너무 "불편한 진실"을 말했거든요. 한국은 축구를 못하는 나라에요. 어느 부분을 봐도 축구를 잘 할 수가 없는 구조에요. 길지는 않지만 축구계에서 일해본 경험상 그렇습니다. 더 길게 일한 사람들은 더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팬들은 착각해요. 2002년 월드컵 4강에 빛나는 대한민국, 2010년 첫 원정 16강을 만들었던 훌륭한 팀이니까요. 그리고 그 착각의 시발점은 바로 이 사람입니다.

출처: eurosports

1.
히딩크가 말했다고 알려진 말이 있습니다. 

"한국 축구선수는 기술은 좋지만, 체력과 정신력이 약하다."

이 말은 우리나라 축구의 상식과도 같던 내용을 뒤엎었다면서 더더욱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 말은 결론적으로 틀린 말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그럼 히딩크가 잘못된 진단을 했단 소리냐? 그건 또 아니에요. 히딩크는 맞는 진단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었다고 알려진 기자들이 오역으로 전달했기 때문에 이 말은 반만 맞는 말이 되었습니다. 잘못 해석된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정신력이 약하다." 사실, 히딩크는 Mentality를 이야기했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에 2002년 당시에 나온 기사입니다. Mentality라는 단어에 강조까지 해뒀습니다.

[NOUN] Your mentality is your attitudes and your way of thinking. 영영사전에는 이렇게 나와있어요. 같단 뜻이에요.

이건 측정할 수 없는 정신력이라는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그리고 경기장에서 드러날 수 있는 "이해력"이라고 해석을 해야할 것입니다. 정확한 사전적 의미는 사고 방식이지만요. 

이 Mentality는 어느 수준을 넘어서부턴 극복할 수 없는 결정적인 차이가 되곤 합니다. 경기장을 보는 시야, 흐름을 이해하는 판도, 마지막 순간에서의 판단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또한 그 Mentality를 팀원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그 팀의 축구는 최상의 시너지, 최고의 장면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축구계의 명장면, 같은 Mentality를 공유한 사비와 이니에스타는 명실상부 최고의 미드필더 듀오였다.

2.
남자분들은 공통적으로 군대에서 축구해보신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으레 비슷한 경험을 겪기도 하죠. "옆 소대에 중학교 때까지 축구선수하던 애가 있었는데, 걔가 그렇게 잘하더라? 왜 프로가 안 됐나 몰라." 옆소대에 신병이 적은 축구선수 경력임에도 불구하고, 팀을 캐리하며 중대 대항 축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저도 겪었던 이야기이고, 흔히들 경험하는 이야기입니다. 대부분 한 가지 이유로 인해 이른 시기에 그만 두곤 합니다. 바로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죠. 중학교때까지만 했던 선수가 몇 명이 달라붙어도 이겨내고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그런 상황에서 경쟁을 이기고 프로팀까지 오른 선수들은 어떨까요? 즉, 지금 K리그와 국가대표에 있는 선수들은 한국에서 축구를 제일 잘 하는 선수들이라는겁니다. 공감하던 말던 사실입니다. 인터넷에서 흐르는 이야기처럼 누구의 양아들이니, 누구의 연줄이니, 학연이니 하는 소리는 단언컨대 무시해도 됩니다.(일부 밝혀진 선수들은 경기장에 얼굴조차도 못 내밉니다. 무명으로 흩어질 선수에 불과하죠.) 정말 잘해서 뽑히고 정말 잘해서 경기장에 나오는 겁니다.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던 멤버들도 그랬습니다. 정말 잘하니까 뽑았는데 훈련을 시켜보니 아니라는 겁니다. 히딩크 감독의 말을 빌자면, "축구 기술이 좋은거지 Mentality가 좋은게 절대 아닌"거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신력이 구린게 아닌 사고 방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거죠. 기술 좋은 선수들이 모였는데 오합지졸로 보인다니,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그런데 그게 현실이었습니다.

두 번의 5대0 패배 경기로 오대영 감독이라는 조롱 기억나시나요? 두 경기 이외에도 결과가 굉장히 들쭉날쭉했었죠.


그래서 소속팀에서 허구헌날 차출해 훈련을 시키고 시키고 또 시켰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 축구의 훈련 트렌드인 압박 훈련, 강도높은 체력 훈련을 시켰습니다. 200일 가량을요. 그런데 그 훈련만 하느냐?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나서 주는 메시지였습니다. 바로 '이 훈련의 의의와 의미죠.' 체력 훈련을 하는 이유요? 그 체력을 90분 동안 유지하며 시너지를 발휘하기도 하고, 템포를 늦추며 상대의 체력을 고갈시키기도 하려고요. 압박 축구 훈련이요? 압박을 한 후에 전 후 동작을 통한 빠른 역습을 나아가기 위함이죠. 

고된 훈련 끝에 깨달음을 얻는 것. 이것이 훈련을 하는 의미입니다. 훈련을 통해 축구에 대한 이해 주입시키고 또 주입시켰습니다. 이해가 생기자 기술이 빛을 발합니다. 여기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를 깨달은 거죠. 전에는 기술로만 축구했던 선수들이 기술을 조화시키는 법을 알게 된 겁니다. 축구를 이해, 즉, Mentality를 갖춘거죠. 

1년 넘는 훈련은 훌륭한 Mentality 공유를 이뤄냈고, 멋진 장면, 그리고 월드컵때 멋진 경기를 만들었다.

기술을 이미 갖춘 선수들이 이해까지 한다니 금상첨화죠. 지금 다시 봐도 정말 화려하고 멋지면서 잘하는 축구를 구사했던 2002년 선수들입니다. 한국 축구는 세계 축구사에 기리남을 엄청난 기록을 세웠죠. 아시아 축구 최초 4강. 감히 말하건대, 현재 챔피언스리그 3연패에 성공한 레알마드리드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정도의 경기력이었습니다. 

3.
하지만 그건 2002년에 선발되었던 선수들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히딩크 이후, 수많은 외국인 감독들이 와서 국가대표팀을 맡아도 신통치 않았죠. Mentality에 대한 훌륭한 지도력을 갖춘 감독이 아니었을 뿐더러, 그런 감독이라 해도 200일씩 소집하여 가르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피파가 금지시켰거든요. 결국 2002년 선수들만 훌륭한 멘탈리티를 갖췄고, 그 명맥이 끊긴 오늘날에는 결국 "히딩크 정신"은 어딜가도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술 좋은 선수들은 나오고 있어요. 히딩크 축구가 붐을 일으키면서 고된 압박 훈련, 체력 훈련을 거친 선수들까지 나오고 있어요. 정말이에요! 지금 욕에 욕에 욕을 먹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 그런 기술을 갖추고, 경쟁에서 이긴 다음에 프로무대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들이란 겁니다.

근데! 그 기술을 적시적소에 쓸 줄 모르는거에요. 기술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Mentality가 없기 때문이죠. 저기 유럽 팀들은, 기술을 쓰는 법, 즉, Mentality를 갖춘 플레이를 합니다. 그럼 누가 이길까요? 투혼? 투지? 그거 백날 써봤자 이해한 선수 백 번 중 한 두 번 이길까 말까에요. 아래처럼요.

-저는 흔히 말하는 손까가 아닙니다. 첫 시즌엔 움짤처럼 허우적댔던 손흥민은 현재 엄청난 압박 능력을 갖췄습니다. 첫 시즌이어서 적응 문제 뿐만 아니라 엄청난 압박 능력을 구사하는 포체티노의 멘탈리티를 전부 공유받지 못했을 뿐이죠.

"그럼 네 말처럼 Mentality를 갖춘 선수가 못 나오는건 뭔데?" '위대한' 히딩크의 Mentality가 유지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4.
초등학교 축구 경기가 펼쳐지는 운동장입니다. 예전과 다르게 인프라가 참 좋습니다. 그늘이 생기는 스탠드도 있고요, 잔디도 꽤나 관리가 잘 되어있습니다.(물론, 짧은 시간에 수차례 경기를 치름에도 불구하고요.) 감독들은 끊임없이 외칩니다. "쟤 막아!" "OO이 줘!" "라인 올려" "라인 내려" 다양하기도 합니다. 아이들도 참 잘 뜁니다. 빠른 선수는 경기를 혼자서 지배하고 있네요. 그 선수를 필두로 A팀은 B팀을 큰 점수차로 이깁니다. 

사진은 설명하는 상황과 무관합니다. 출처 KFA Photos

경기를 이긴 팀은 좋아하고 진 팀은 아쉬워합니다. 그런데 진 팀 코치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그리고 어떤 훈련을 할까요? 이 경기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훈련을 할까요? 불행히도 그런 부분을 보완하는 훈련이 진행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여러 현장을 다녀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바인데, 대부분의 코치들은 경기는 잊어라, 다만 다른 훈련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는 식의 조언을 하곤 합니다. 그 후 학생들은 빠른 선수를 따라가는 스피드 훈련, 수비 훈련 등을 합니다. 인과관계엔 문제가 없죠.

하지만 저의 견해는 다릅니다. 이 학생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축구를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해요. 멘탈리티 훈련이죠. 빠른 선수에게 팀 전체가 농락당했다면, 그 이유를 알고, 그 다음엔 어떤 방식으로 집중을 하며, 어떤 때 팀워크를 발휘해 압박에 들어가야하는지 파악을 해야합니다. 태클 훈련, 스피드 훈련 백날 해봤자 그 선수보다 빠르고 테크닉 좋은 선수가 있는 팀을 만나면 그 훈련은 무의미해집니다. 그리고 빠르고 테크닉 좋은 선수들은 어딜가나 나옵니다. 그런 선수들에게 당한 후에 따라가는 훈련을 해봤자 이미 결과는 나온 후인데요? 설령 같은 권역이어서 또 만난다해도 저 선수가 더 빨라지지 말라는 보장은 없지 않나요? 

공을 잘 차는 것도 비슷합니다. 상대에서 커팅 능력이 뛰어나서 우리팀 경기 중 패스가 전혀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걸 패스를 잘 못한다 판단하여, 선수들에게 패스 훈련을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경기에서도 비슷하게 풀리지 않습니다. 역시 이해를 시킨게 아니라, 패스 능력만 들입다 훈련했기 때문이죠. 패스 커팅을 잘하는 선수를 속이는 창의성, 커팅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순간 돌파, 이것을 어느 시기에 하면 통한다는 판단력을 가르쳤으면 모습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 

독일 유학 시절, 학교 수업이 금방 끝나는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날엔 동네 축구장으로 갔습니다. 지역 유스팀이 옆 지역 1부리그 구단 유스팀과 경기를 펼치네요. 지역팀, 0대12로 졌습니다. 끝나자 코치로 보이는 사람은 위로를 하면서도 끝임없이 지도를 합니다. 독일어로 말해서 100% 알아들을 수는 없었으나, 지속적으로 고개를 들어 주변 상황을 파악하라는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수비할 때, 어떤 상황에선 도와주는 플레이를 해야하는지 반문하기도 합니다. 선수들은 코치와 의사소통을 하며 한 수 배웁니다. 며칠 후에 또 같은 팀과 대결한 지역팀은 2대9로 집니다. 무려 2골을 넣고 3골이나 덜 실점했죠. 똑같이 코치는 선수들을 불러모으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발전하는 겁니다.  

얘네는 설명하는 상황과 매우 관련이 있습니다. 얘네 축구 경기 봤거든요. 출처 SC Matting 축구단 홈페이지

이 팀 선수들이 독일 국가대표가 된다거나 한단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지도가 별볼일없는 축구팀 유스들에게도 이루어지는 문화라면 다른 훌륭한 인프라의 유스팀에서는 당연하게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독일의 수많은 팀들은 Mentality를 가르치는거죠. 그리고 공유하고 실전 상황에서 발휘하도록 하는거죠. 축구를 누구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축구를 이해합니다. 어린이들부터요.

출처: USA Today

세계 축구를 쥐고 흔들었던 티키타카 축구. 그 시발점은 사진 속 인물 요한 크루이프라고 봐야겠죠. 요한 크루이프는 절대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는게 정설입니다. 하지만 생각이 빠르고 그 생각을 팀원들과 공유하며 환상적인 축구를 구사했습니다. 감독이 되어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줬습니다. 유소년부터 같은 정신을 공유받은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하나인 펩 과르디올라에게요. 

출처: 인디펜덴테

5.
다시 한국으로 돌아옵시다. 가르치지 않습니다. Mentality를요. 유소년 축구 코치들도 사실 그런 가르침을 받지 않았어요. 그들 잘못이 아니에요. 혹여나 가르치는 축구를 하려는 코치가 있어도 금방 그 철학을 바꿀겁니다. 성적이 나지 않으니까요. 당장 성적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주로 찾죠, 바로, 빠르고 테크닉 좋은 선수를 찾기. 그리고 그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한국 유소년 레벨에서 좋은 코치는 선수를 잘 보는 코치입니다.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름을 알렸던 선수들이 2002년 이후로 즐비했는데 지금 그 선수들 어딨죠? 국가대표던가요? 아뇨, 그렇게 유명했던 선수들 군대에서 소대 대항 축구대회 부수기 하고 있을겁니다. 기술만 좋으니까요. 

Mentality를 갖춘 선수에게 상대가 안 됩니다. 똑똑한 수비에 테크닉과 스피드는 지워지니까요. 국제 무대에선 더더욱 그렇죠. 한국 연령별 대표팀, 아시아 무대를 제외하고 근래에 성과를 낸 적이 있던가요? 오히려 84년 U-20 월드컵 4강 이후 줄어드는 추세죠. 

반면, 유렵 축구의 지도 방식과 연령별 축구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태까지 설명했는데 굳이 더 필요한가요?

참고.

KFA 지도자 자격증 코스 교육 기간입니다.

독일의 C코스 축구 지도자 자격증 코스입니다. 첫 단계죠. 다른거 볼 필요 없이 빨간 밑줄만 보세요. 수업 시수가 120입니다. 

코스를 하나하나 따져봐도 다릅니다. 독일은 아이들의 특성에 대해 많은 시수를 들여 진지하게 배우거든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지도하는 법부터 여가시간에 즐기는 스포츠에 대한 특성까지. 한국은요? 음.. 제가 아는 한에선 그렇진 않습니다. 솔직히 개정된 내용은 모르지만 관련된 내용이 있다 하더라도 5일 내로 끝날 부분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적폐라고 불리는, 축피아로서 축구 발전에 해가 되는 대한축구협회의 정책 방향은 의외로 굉장히 맞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훌륭한 정책들 많이 냅니다. 최근에 시작한 유소년 지도자를 많이 육성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방법이 그리 맞지가 않습니다. 독일도 저렇게 철저하게 시간을 투자하도록 하는데, 그래도 좋은 감독이 안나오기도 하는데! 한국의 방법이 맞는걸까요? 판단해보시죠.

사진 출처: zimbio.com

독일 출신 안 좋은 감독의 예

결론.
그럼 우수한 지도자를 델고 왔어야지, 히딩크를 선임했어야지라는 결론이 아닙니다. "히딩크와 관련되어서 축구계에 영향력을 내보려하는 누군가가 농락한거다," "사실 히딩크는 감독직에서 은퇴한거다"라는 사실을 차치해두고 히딩크를 감독으로 다시 데려온다고 가정합시다. 그럼 한국 축구가 바뀌나요? 작년 10월에 델고 왔으면 월드컵에서 스웨덴 때려잡고 멕시코 덤벼라 하고 있었을까요? 피파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선수들 개조시켰으면 달라졌을까요? 아니란겁니다. 이번 월드컵때 조금 나아졌을 수도 있죠. 하지만 다음 월드컵 땐? 그 다음 월드컵 땐? 그때도 히딩크 불러올까요? 이 분 연세가 지금...?

제목에서처럼 히딩크는 이미 정답을 이야기했습니다. 정답은 Mentality입니다. 축구를 이해하고, 그 이해를 공유하고, 어떤 방식으로 생각해야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방식이요. 이걸 가르쳐야합니다. 이게 있어야 더 축구를 길게 보고 넓게 볼 수 있습니다. 유소년 레벨부터 이런 학습이 되어야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저변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불행히도 지금 수많은 한국 선수들과 한국 감독들은 이걸 가르치고 공유하는 프로세스를 모릅니다. 모르는 걸 탓할 수는 없어요.

지도 방식 바뀌어야합니다. 지도자를 지도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많은 과제가 선행되어야하지만 바뀌어야합니다. 현재 기술 위주의 지도로는 축구기술자가 나올 뿐입니다. (기술자라는 이름으로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을 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축구는 기술이 아니거든요. 날이 갈 수록 분석하고 계산하는 학문이 되어갑니다. 수학도 수학자를 키워야하지, 덧셈 뺄셈 빨리하는 수학기술자를 낳아봐야 발전이 없어요.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게 중요합니다. 유소년 레벨에선 더더욱요. 축구에 대한 진정한 이해도,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의사소통을 통해 풀어놓는 방식을 갖춘 지도자를 낳아야합니다.  -fin.

Epilogue. 이 글은 한국 축구가 잘 할 수 없는 이유 중 한 부분만 집중해서 본 것입니다. 개인적인 견해도 많고, 초등학교 축구부와 독일 유스팀 이야기는 사실을 바탕으로 아주 이해하기 쉽게 각색한 부분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 축구가 잘 할 수 없는 이유를 지속적으로 연재해보려 합니다. 제가 축구계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며 느낀 부분을 통해서요.

 

글 출처: http://naver.me/5FOqmV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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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길게 글써본거 공유함. 공개로 바꾼지 3시간 정도 밖에 안 됐는데 조회수가 평소 6배라서 두렵다... 히딩크로 어그로 끈게 먹혔는지.. 암튼 태클 환영

 

 

댓글 13

좌니캐시 작성자 2018.06.22. 23:41
 아방뜨
알아서 하셈 페북 안해서 어떻게 하는건지 모름
댓글
Haul 2018.06.23. 00:13
최근 본 분석글중 가장 논리적이고 수긍가는 분석글이네요. 유스팀에 멘탈리티를 심어줄 수 있는 감독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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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먹이 2018.06.23. 00:35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느끼신 부분을 토대로한 분석이 굉장히 흥미롭네요. 현상으로 나타나는 우리 대표 팀의 전술적인 문제를 꼬집는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쉽게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근본적인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는 문제들을 꼬집어주신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글 잘봤구요. 개인적으로 본인들만의 뚜렷한 개성이 사라지고 획일화 된 플레이 스타일의 선수들이 생겨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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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니캐시 작성자 2018.06.23. 01:04
 곰먹이
K리그 팬이지만 그 문제는 K리그 시스템의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지금 K리그 팀 간의 양극화는 극명하죠. 정확히는 전북과 전북이 아닌 팀이 있다고 해도 무방하죠. 

전북이 아닌 팀들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현상 유지"요. 상위권은 아챔 진출 정도, 하위권은 1부 잔류. 다른 목표를 달성할 여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오는 축구는 뻔해요. 지지 않는 축구죠. 수비를 거칠고 단단하게 한 다음에 공격은 소극적으로. 

아무리 개성이 있는 선수였어도 프로팀에 온 순간 개성이 희미해집니다. 

이정도는 간략하긴한데 핵심적인 설명이고요, 나중에 기회되면 K리그 내용까지 전반적으로 다뤄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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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ano 2018.06.23. 08:47
경영에 있어 인적자원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데 한달도 교육 안시키는거 보면 아직 멀었음
기업도 요즘 신입사원 교육에 투자하고 공무원도 임용전에 몇달에 걸쳐 교육시키는게 괜히 시키는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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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다 2018.06.23. 17:25

글 개좋다. 단시간에 감독으로 스탭진으로 뭘할려면 비엘사같이 진심으로 미친 개가 와야 가능한거지.. 그외는 그냥 축협 욕 대신 먹어주는 꼭두각시가 필요할뿐.. 선임되는 감독은 꼭두각시짓 하면서 보상으로 축협라인 탈려는 감독만 계속 선임되겠지..

 

요한크라이프 이야기 잘했는데 요한크루이프가 노력 안하는 천재이니 뭐니 해도 이미 축구에 대해서 모든걸 깨우쳐서 노력할게 없었다고 보는게 맞지.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스포츠는 애들 쳐패는거 하나 없앨려고 하는데도 아직 다 못 없앴으니.. 국대를 쳐패는 감독도 아직까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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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타 2018.06.23. 17:48
와닿는다 우리나라는 모든부분이 교육이 잘못됐어 스스로 노력해서 나아지고 잘할수있는 방법을 가르쳐야하는데 그냥 잘해라 이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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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니캐시 작성자 2018.06.23. 19:34
 젠슨버튼
엄청 오래 다녀온건 아니고 1년갔다가 다시 반년한건데 좀 과장했네 ㅋㅋ
댓글
쏭낑깡 2018.06.23. 23:49
mentality. 축구도 축구지만 축구 외에서도 분명 적용되는 말인거 같습니다. 이해하고 공유하고 판단한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댓글
colatak 2018.06.24. 13:46
라마시아랑 크루이프이즘에 대한 글을 봤었는데 비슷한 논지의 얘기를 하더라
단순히 전술주고 거기에 역할 맞춰서 뛰게 하는게 아니라
피치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 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그리고 팀 전체가 그걸 알고 그걸 공유하는 그게 라마시아의 과정이자 목표고 크루이프이즘의 핵심이라 카던데
그래서 크루이프이즘은 단순한 전술전략이라기보다는 선수의 기초행동양식과 마인드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진짜 유럽축구를 따라가려면 기반부터 유럽식으로 진화시키던지 아니면 그냥 유럽으로 내보내던지 해야 할 거 같음
좋은글 ㄳ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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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us 2018.06.24. 14:40
히딩크가 본선 했으면 좀 나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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