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존나스압, 일침병 주의] 4년만에 축구보는 새끼들은 욕하지 마라.
- 좌니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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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로성 제목 죄송합니다. 제목이 긴 것을 원하지 않아 조금 축약했기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단걸 알면서도 써봤네요. 원래 쓰고 싶었던 제목은 "4년에 한 번 그것도 한국 축구를 월드컵으로 챙겨보는 주제에 그것이 무슨 큰 권력인 마냥, 그리고 그 권력은 남을 욕할 권리를 준다고 생각하는 것 마냥 비난을 쏟아내고 욕하면서 마치 우리나라 축구 발전에 기여했다고 착각하는 한심한 인간들은 한국축구 욕하지 마라"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아니라면 제목만 보고 저를 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Govlist
1.
혹시 그런 사람이라면 상황을 가정해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지금 학생입니다. 단 한 번 반에서 1등을 했었으나 그 이후로 성적이 영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 4년에 한 번 보는 친척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겁니다. "너는 성적이 왜 이따위냐? 공부 때려쳐라. 너같은 새끼한테 들어가는 밥도 아까우니까 처먹지도 말아라. 할려면 똑바로 해 나 실망하지 않게." 좋은 의도로 했겠죠. 하지만 들으면 짜증나지 않나요? 근데 더 짜증나는건 이 사람 용돈도 안 주네요? 또는 그 이후에 좀 잘해도 위로와 격려는 커녕, 왜 전교1등 못하냐고 갈구네요. 뭐하자는거죠? 통칭 "4년만에 축구보는 새끼"들이 바로 저 친척과 같은 사람입니다.
출처: DIY매니아 /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명절스트레스없으시길 바랍니다.
2.
두괄식 결론을 써보자면 이겁니다. 4년동안, 또는 그것을 넘는 기간동안 꾸준히 축구를 봐왔던 사람들은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수준을 파악하고 있으니, 큰 기대도 안 하고 축구를 보고 괜히 분노하는 비율도 현저히 적다는 겁니다. 반면에 4년마다 보는 사람들은 어떨까요? 4년전과 또 비교합니다. 비교 대상이 4년전 또 4년전 국가대표팀입니다. 그리고 비로소 2002년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전에 글에서도 썼지만 그 사람들은 비교대상이 되면 안 되는 겁니다. 200일 넘게 소집 훈련 못해요 절대로. 그런데 실상은? 한국 축구 2002년에 비해서 발전했나요? 유소년 축구 지도 체계를 지난 글에서 비판했지만 인프라는 현저히 좋아졌습니다. 아이들 흙바닥에서 안 뛰잖아요?
출처: 경향신문 / 2002년 국대팀은 비교대상이 되어선 안된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성인 리그는 어떻나요? 관중은 매년 떨어지고 있습니다. K리그 좋아하는 사람임에도 선수들의 수준도 나아지고 있다고 말 못하겠습니다. 숫자만 많아진 프로팀들은 운영 자체가 위태롭습니다. 자세히 꼽지 않아도 엉망입니다. 그럼에도 그 K리그를 매주 봐온 사람들은 매주 평가를 내립니다. "한국축구는 어렵다"라고요. 그렇게 매주 평가를 내려온 사람에 비해서 4년에 한 번 씩 관심을 던져주며 왜 발전은 커녕 퇴보하고 있냐는 식의 평가는 정당하진 않습니다. 발전할 계기가 없는데 어떻게 발전을 하죠?
구글 검색 결과. 관중 수는 매년 떨어지고 있다
3.
다시 한 번 학생의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옆에서 1년만에 본 친척이 똑같이 꾸중을 하는데, 학생의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가까이서 지켜본 바로, 최선을 다했는데도 성적이 나오질 않는다라고 생각한다면 꾸중하는 친척을 말릴거나 싸우며 적극 보호해줄 것입니다. 반면에 학생이 그동안 놀러만 다니고, 본연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꾸중하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너무 심한 욕설은 하지 말아달라고 하겠죠.
K리그 팬들은 이 가족들과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K리그 팬들은 지난 4년 간 많은 선수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온 것을 가까이서 목격했습니다. 좋지 않은 환경임에도 그 환경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그 속에서 돋보인 선수들이 국가대표의 자리에 선 것입니다. 일본 리그, 중국 리그까지 보는 팬들도 있습니다. 그 팬들은 그 리그 속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평가를 매주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대표팀만 보는 사람들은? 그런 매주매주의 평가가 없이 단 한 번의 월드컵, 단 3경기로 평가를 내립니다. 발전없는 새끼들, 2002년에 그렇게 잘했는데 그 위엄은 갖다 팔아먹은 새끼들, 밥먹고 축구만 하는데 저거 하나 못하냐 등등요. 이후에는 엿을 던지거나 이상한 루머를 만들어냅니다. "김민우, 장현수는 연세대 출신이라 연대 출신 김호곤 입김으로 국가대표에 쉽게 뽑힌다"는 등의 근거없는 루머요. 두 선수 같이 뛴 적도 없고, 둘 다 중퇴고, 김호곤은 진짜로 축협에 자리가 없는데요? 그 라인이 남아있다고요? 축협 직원들 대부분 외국대학 출신 엘리트고, 축구인 출신도 연대출신은 찾아보기 힘든데요? 그리고 김호곤 그와중에도 축협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사람인데도요? 대체 그런 창의적인 루머는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드는건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씩씩거리다가 또 다음 4년동안 고개를 돌립니다.
일부는 "원래 잘 하는데 욕하지마라", "리그에선 잘한다", "이정도면 잘한거다" 등으로 선수들을 비호하는 팬들에게 딱지를 붙입니다. "K리그 보는 새끼들은 선민의식이 있다"고요. 굉장히 쉬운 발상이죠. 어디가 선민의식이에요 이게. K리그 보는 사람들 대부분 자국 리그에 대해 아쉬워합니다. 더 발전해야하는데, 더 커야하는데. 그리고 조금이라도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걸개도 걸고 구단에 항의도 합니다. 물론, 티켓값 꼬박꼬박내고요. 누구도 욕할 자격은 없습니다만 설령 그런 자격이 주어지는거라고 가정하면, 적어도 이 분들이 4년만에 찾아온 손님들에 비해서는 자격이 조금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5.
프로가 돈받고 축구하면서 그것밖에 못하냐고 하시는 분들 K리그 연봉을 보세요. 10억원 대가 최다연봉입니다. 평균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겁니다. (2억원대입니다.) 물론 일반인들에 비하면 많은 연봉이지만, 그건 옳은 비교대상이 아니지 않나요? 진짜 비교 대상인 유럽 월드컵대표 선수들은 0이 최소 하나씩은 더 붙죠. 그런데 유럽만큼 못하냐고 비난합니다. 정당한 비난입니까? 그리고 그럼 중국은 왜 월드컵에 못나가죠? 100억원 연봉의 선수들이 수두룩 빽빽한데.
출처 프로축구연맹.
※ 2017년 K리그-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 9653만 3000원이다.(상주 제외)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260만 파운드, 38억원 가량이다.
이 글 K리그 보라고 쓰는 글이 아닙니다. 재미없어요. 근본부터 대가리까진 새끼가 우민화정책이라고 만든 리그고, 지금도 구단 곳곳엔 정치권에 줄대려고 일하는 불순한 종자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팀의 매력도, 선수의 매력도 없고요. 저도 경기가 있는 기간동안에는 매번 찾아갑니다만,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4년 후면 리그 사라져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요. 그런데, 갑자기 튀어나와서 욕하는 사람들의 꼴은 못 참겠습니다. 욕먹어서 부들부들거리는게 아니고요, 정당하지 않으니까요. 4년만에 축구보는 소비자들도 감싸야한다고요? 그런 사람들이 욕할 권리를 주장합니까? 선민의식이니 뭐니 되도 않는 소리 언급하면서요? 정신차리세요. 당신들은 축구 망해가는지도 모르고 요구만 하고있는겁니다.
출처: 한성뉴스넷
이번엔 K리그 보라고 쓰는 문장입니다. 한국축구 조금이라도 바꾸고, 살리고 싶다면 K리그 보러가세요. 허접한 축구에 돈내는게 아까우시다면 무료입장 가능한 네셔널리그나 동네 학교 축구부라도 보러가세요. 더 가까워요. 응원할게 있음 응원하고, 못난게 있음 소리를 높여보세요, 바꿔달라고. 그래야 바뀌죠. 고인물 빼야죠, 썩게 방치할건가요? 4년에 한 번 욕하는 재미 없애고 싶으신가요?
그럴 의지조차도 없다면 당신들은 이영표가 지적한대로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겁니다. 좋아하지 않지만 4년에 한 번 요상한 애정이 생기는 그런 사람들이라고요. "축구팬"이 아니에요.
또한, "나는 매주 유럽축구를 보는 사람이니 욕할 자격있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유럽축구만 보는데, 무슨 한국축구를 욕합니까? 애가 속이 곯아서 성적은 겨우 현상유지나 하고 있는데, 옆집애 잘한다고 너는 왜 저렇게 못하냐는 사람이 진짜 가족입니까? 그런 사람도 "한국축구팬" 아니에요.
제발 현실을 보세요. -fin.
Epilogue. 이번엔 팬들의 의식 문제를 다뤄봤습니다. 이것 큰 시스템에 비하면 역시 일부에 불과한 이야기입니다만, 분명 한국 축구를 좀먹는 존재입니다. 불편하신 분들 많을거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한때는 4년마다 축구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축구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이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4년마다 축구보는 것으론 꿈을 키워갈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진짜 현실은 무엇인가, 진짜 축구는 무엇인가를 다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중에 피할 수 없는, 그리고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른바 "여론"을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글에서 부족한 부분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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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zzang9091/221305793547
블로그에 쓴거 또 가져옴
ㅅㄱ
댓글 31
적어도 이재성은 알줄알았더니 이재성도 모르는애들 수두룩빽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