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대한축구협회, 진정 대한민국의 축구를 위한 협회인가?
- inza9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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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비한 관심도 땅바닥에 쳐박힌 수준입니다. 명확한 사실입니다.
"한국의 축구 행정을 총괄하는 유일한 기구로서,
축구를 대중속에 널리 보급시켜 국민의 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우수 선수 및 지도자 양성, 축구를 통한 국위 선양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따옴표 속 kfa.or.kr, KFA 소개에서 발췌)
게다가, 대부분의 예산이 국가대표와 월드컵을 통한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의 스폰서십을 통해 마련되기 때문에
그것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든, 대한축구협회와 같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든, 공공기관이든
찾으면 알려주세요. 그 쪽에도 왜 자기 이름 걸고 하는 행사를 그렇게나 방치하는지 좀 물어보게요.
대중의 무관심 덕분에 그들이 계속 이럴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이해합니다. 그만큼 신경써봐야 득될 게 없다는 뜻이니까요.
그렇지만 그건 지극히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논리지 축구협회 같은 비영리 단체의 논리가 아닙니다.
(kfa.or.kr, FA컵 대회 규정 제4조 참가자격에 관한 내용)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참가 자격만 참고해보더라도 1라운드부터 4라운드에 이르기까지 프로와 아마를 어울러
1년간 대한민국 내에서 누가 가장 강한 팀인가를 겨루는 토너먼트 대회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대회는
그간 모자란 용품 스폰으로 인해 FA컵 참가만을 위해 패치를 부착할 수 없어
기존 대회 패치 위에 스티커로 FA컵 패치를 부착하고 경기를 치르던 임시변통에서
아예 대한축구협회가 패치를 밴드 형태로 만들어 배포하는 또 다른 임시변통으로
4라운드가 지나고 진정한 토너먼트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는 16강,
그것도 K리그1(당시 K리그 클래식)의 두 구단이 맞대결을 펼침에도 중계권을 가진 STN이 중계를 포기하며
제주유나이티드 구단 측의 페이스북으로 경기를 볼 수 밖에 없었던 작년의 사건에서
32강 K리그1의 울산현대와 K리그2의 수원FC가 만나는 경기는 그나마 구단 자체중계마저 볼 수 없음에 더해
대한축구협회 스스로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무려 "특별판" 중계라며 뒤늦게 영상이 올라오는 올해의 사태로
다시 말하자면, 전혀, 정말 아무것도, 무엇 하나도, 눈꼽만큼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진심입니까? 특별판 중계요?
특별판이라는 말이 축구협회 관계자 머리 속에서 당췌 어떻게 해야 떠오를 수가 있는 겁니까?
저 영상이 울산현대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촬영한 경기 분석 영상이든, 협회에서 직원을 보내서 촬영하도록 지시해 만들어진 영상이든,
저 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저 경기를 충분히 중계할 능력이 있었습니다.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와 KFATV 유튜브 채널만 연결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이게 정말 예산이 매우 많이 집행되는, 하기 어려운, 저 영상을 추후에 "특별판" 중계라며 유튜브 채널에 올려야 할 만큼 힘든 의사 결정일까요?
아니요. 전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사실 작년 여름에 한 번 축구협회 측 인사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딱 제주와 수원의 FA컵 16강 경기가 지난 지 얼마 안되서였죠.
강연이 끝난 뒤에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다른 경기도 아니고 제주와 수원의 경기인데다 16강 경기여서 중계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답은 예산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종종 유튜브로 중계되는 WK리그 경기 및 K3, 지금도 막 몇 영상이 올라오고 있는 풋살 대회처럼
미리 중계로 배정된 예산의 사용처가 정해져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STN 측에서 중계를 포기한다고 협회가 갑작스럽게 중계를 결정하기는 힘들다는 거였죠.
물론 2017년의 경우에는 협회 내부에서도 STN 측 입장을 전해 듣고 협회의 자체 중계 여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는 모양이긴 했습니다만,
결과는 중계는 없었다는 거죠.
그 때는 그 입장을 이해했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변명이긴 했으니까요. 근데 이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영상 촬영도 할 수 있었고, 그걸 나중에 특별판이라며 자기들 공식 채널에 업로드 할 수도 있었는데, 라이브 스트리밍은 못했다.
이게 못한 걸까요? 아니면 그만큼의 노력도 기울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안한 걸까요?
대한축구협회는 현재 K리그1과 K리그2 간의, 그리고 K3리그 어드밴스와 K3리그 베이직 간의 승강제를 바탕으로
추후 현재 국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마추어 축구단을 국내 축구리그의 하위 리그로 편입하여 최대 2024년까지
K리그1부터 2017년 출범한 디비전7리그에 이르는 다이렉트 승강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대한축구협회에게 기존에 존재하는 것부터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고 진행하라고 감히 조언하고 싶습니다.
FA컵이 고작 이런 대회로 계속 남아있다면, 작년에 돌풍을 일으켰던 목포시청축구단이 대중에게 알려지기는 어려운데 잊혀지기는 이렇듯 쉽다면,
진정 추구하고자 하는 생활축구와 지역축구와 7부리그 승강제는 물론 국가대표팀을 제외한 한국 축구는
계속 그들만의 리그일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