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야유, 그게 뭐 어때서?
- 아방뜨
- 406
- 26
- 32
정말 환상적인 경기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대사건이다. 한국이 우루과이를 잡았다. 피파랭킹 55위가 5위를 잡은 것이다.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축구 강국이 중상위권 팀에게 패했다. 2:1이라는 스코어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도 완벽했다. 실점이라는 옥에 티가 있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이 완벽했기 때문인 걸지는 몰라도 비난의 화살은 애꿎은 관중들을 향해 날아갔다. 최근 핫한 소위 '얼빠' 논쟁부터, 여러 커뮤니티를 달군 야유 논쟁까지. 얼빠에 대한 이야기도 조만간 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야유 논쟁에 대해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축구장에서의 야유는 하등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홈 팀 팬들이 원정 팀 팬과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행위, 딱 그 정도다. 야유는 어떠한 신체적 접촉도, 물리적인 행위도 발생하지 않는, 사실 아주 '깔끔'하고도 '심플'한 도발행위이다. 바나나를 던지거나, 물병을 투척하는 것보다는 훨씬 신사적이지 않은가?
도발은 축구 문화의 일부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서로의 선수를 장난 식으로 까내리고, 팬들은 장외에서 서로를 도발한다. 이것의 정도가 심해지면 제재를 가해야겠지만, 어느 정도의 도발은 축구장에서의 놀잇거리가 되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오늘의 야유도 그 범주 안에 충분히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비중이 적은 친선경기에서 그렇게 야유를 했어야 했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몇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친선경기라는 간판을 달고 있어도 프로 대 프로의 대결이고 다수의 팬을 등에 업고 있는 국가대항전이다. 당연히 선수들은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또 프로의 이름을 걸고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 (하물며 비공개 친선경기조차 진지하게 임하는 선수들이다.) 팬들은 그에 화답해 최선의 응원을 펼친 것이다. 친선경기가 비중이 낮다고 깔고 가는 것은 경기에 최선을 임하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운영인력의 노고를 철저히 무시하는 어리석은 발언이다.
흔한_수도더비_소지픔.jpg 사진=에펨네이션
오늘 붉은악마는 이탈리아 수도더비처럼 경기장에 흉기를 반입하지도 않았고, 라리가처럼 바나나나 돼지머리를 던진 것도 아니며, 수많은 PL 응원가처럼 선수를 모욕하는 응원가를 단체로 부르지도 않았다. 그들이 한 것은 그저 우루과이가 공격에 나설 때 부담을 주기 위해 큰 야유를 보낸 것. 그게 다다. 이 정도는 용인 가능한 범위라고 본다.
한국은 멋지게 우루과이를 격파했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논란거리를 던져주었다. 팬의 유입으로 인해 일어난 과도기적 현상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는,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
댓글 26
2군데 공유했는데
하나는 조회수 460에 댓글 17개
나머지 하나는 조회수 1400대에 댓글 70개
띠용
어그로는 확실히 끌린게
공유한글 조회수는 2개 합쳐서 4000이 넘었내
방뜨 블로그도 이걸로 유입 좀 많아졌음 좋겠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셈!